필라델피아 드렉셀 마을(내가 살던) '후레쉬'라는 마트 가는 길 가 아파트 앞 꽃밭을 찍은 사진이다.
필라델피아에서 잠시 살 때 다니던 성공회 신부님 내외분이 오셨다.(성공회는 신부님이 부인이 계신다.)
서울 시내에서 만나 점심을 먹고 신부님은 성공회 본당으로 가시고 사모님과 둘이
서울 시내 한 바퀴를 도는 투어버스를 탔다.
광화문에서 타고 가다 사모님이 들려보고 싶다는 남대문시장에서 내렸다.
난전도 구경하고 옷 상가에 들어가서 사모님 바지도 사고 국화빵도 사 먹고
북적거리는 사람들틈을 헤집고 다니는 것이 즐거웠다.
한 시간쯤 돌아다니다가 다시 버스를 탔다.
시간이 이르면 남산이나 인사동에 내려서 구경 하면 좋을텐데 너무 늦어
그냥 버스안에서 시내구경을 하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대신 버스를 타고 가면서 그동안 하고싶은 얘기를 나누느라고 시간 가는 줄은 몰랐다.
필라에 살 때 얘기, 그동안 보지 못한 사이에 일어났던 얘기들, (주로 내 얘기였다.)
거의 두 시간 정도 지나고 출발했던 장소에 도착했다.
지하철 2호선 시청역에서 사모님과 헤어지고 나는 일산행 버스를 타기 위해
삼성프라자쪽으로 걸어갔다.
한참을 걷다가 보니 남대문 쪽이 아닌 서소문쪽으로 가고 있다.
허탈한 마음으로 다시 되돌아 시청앞까지 와서 이번에는 제대로 찾아갔다.
조금 기다리니 마두역 가는 버스가 온다.
우리집 방향은 아니지만, 다리도 아프고 머리도 아프고, 그냥 올라 탔다.
마침 자리도 있어서 털썩 앉아 꾸벅꾸벅 졸다보니 마두역에 다 왔다.
내려서 얼른 택시를 잡아타고 집에 오자마자 그대로 침대에 뻗었다.
그런데 몸은 늘어지는데 머리속에서는 생각이 들쑥날쑥 복잡하다.
필라에서 지내던 일들, 귀국해서 그동안 일어났던 일 등등,
잠을 푹 자고 싶어서 약 하나 먹고 잘 먹지 않는 포도주 반 잔 넘게 마셨다.
그리고 눈을 꾹 감고 잠을 청했다.
얼마를 잤는지...일어나보니 네시는 넘은 것같다.
화장실에 다녀 와 다시 잠들었다 깨보니 창문이 훤하다.
시계는 8시 40분을 가르키고,
잘 잤다!!! 포도주 덕을 봤나보다.
지금도 딸네집에서 오자마자 포도주를 한 잔 따라 놓고 한모금씩 마시면서 이 글을 쓰고 있다.
저 포도주를 다 먹으면 오늘밤도 잠을 잘 자겠지.....
첫댓글 포도주가 피부미용및 알코올성분으로 혈액순환의 원활로 숙면을 도와준다니 하루 한잔정도는 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