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 일본과 우리의 관계를 설명하는데 이보다 더 좋은 표현은 없는 것 같다. 가깝다는 것은 지리적인 위치일테고, 멀다는 것은 과거사에 기인한 마음의 거리일 것이다. 초등학교 때 나는 공산당만큼이나 일본을 싫어했다.
무슨 수업이었는지 기억할 수 없지만, 일본에 지진이 많다는 얘기를 듣고 고소하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 그때 지진과 함께 들은 얘기가 일본의 다다미방이었다. 그들은 우리나라처럼 한 장으로 된 방구들이 아니라 여러 조각의 다다미로 조립해서 바닥을 깔고 지진이 나면 그 다다미를 뜯어 몸을 숨긴다는 얘기였다.
취재차 일본을 몇 차례 오가며 그들에게 들은 다다미 자랑은 우리가 온돌에 대해 갖고 있는 자긍심에 버금가는 것이었다. 이들의 다다미는 짚을 엮어서 만든 이를테면 조립식 방구들이다. 지진이 일어났을 때 식구들이 하나씩 뜯어서 들기에 편리하고 재료가 어디서나 구할 수 있는 짚이다 보니 못쓰게 되면 그 조각만 바꾸면 된다.
여기서 낭비를 싫어하는 그들의 기질도 엿볼 수 있다. 또한 섬나라의 습한 기후에서 짚은 끈끈함을 최소화 할 수 있고, 특히 푹신푹신해서 지진 때 사람이 몸을 숨긴 다다미 위로 가재도구들이 떨어지면 그 충격을 감소시켜주는 쿠션 기능을 한다.
함께 일본의 자연환경으로 떠오르는 것은 온천과 닥터 지바고의 설원과 비견되는 북해도의 눈풍경이다. 아름다운 설원에서 외치는‘오갱끼 데스까~’의 신드롬을 일으킨 영화 ‘러브 레터’로 이미 우리에게도 잘 알려져 있는 곳이다. 하지만 이 아름다운 겨울은 막상 일본인들에게는 해결해야 할 난관이었다.
겨울의 강풍과 눈보라로 도로와 길이 얼어 교통안전에 문제가 있을 뿐 아니라 세워둔 차가 얼어 도로에 달라붙어 버리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그래서 오랜 연구 끝에 저렴하면서 효과적인 방법을 개발했다고 한다.
풍부한 온천과 바람, 그리고 겨울에도 기온보다 높은 해수열을 이용해 도로를 녹이는 것이다. 센다히현에 있는 미야기현 국도는 뜨거운 온천물을 파이프를 이용해 도로 밑으로 흐르게 해 도로의 동결을 막고 있다. 마치 현재 우리가 뜨거운 물을 이용해 방을 데우는 것과 같다.
이밖에도 바람이 심한 후쿠시마현에서는 풍력발전으로 최대 출력 400W에 이르는 전원을 이용하여 도로를 데우고, 눈사태를 대비해 만든 터널의 환기와 조명까지도 해결하고 있다. 바다와 가까운 아오모리현은 기온보다 높고 열용량이 방대한 뜨거운 해수를 히트 펌프를 통해 시내주차장까지 연결시켜 도로결빙으로 인한 불편을 해소하고 있다. 기본 설치를 하고 나면 나머지는 모두 자연에서 얻는 것이니 가장 저렴하다는 것이 그들의 생각이다.
갑자기 엉뚱한 얘기지만 출장을 다니다 보니 각 나라의 문화적 특성을 화장실에서 느낄 때가 많다. 일본의 어느 화장실에 들어가니 양변기에 등받이처럼 달린 작은 물탱크의 뚜껑이 작은 세면기처럼 오목하게 파여 있고 그 위로 작은 수도관 같은 파이프가 달려있었다. 물 내리는 버튼을 누르자 이 파이프에서 물이 나오고 세면기를 지나 변기의 물탱크로 흘러 들어간다. 어차피 씻는 손, 여기서 씻고 그 물로 변기 물을 쓰자는 것이다. 과연 절약으로 손꼽히는 민족답다.
다다미를 만들었던 그 옛날부터 얼어버린 방대한 도로도 녹여버리는 지금까지 일본인들의 문화와 과학을 만들어낸 것은 절약과 저비용고효율의 합리적 과학정신이라는 것을 너무도 확연하게 느낄 수 있었다.
첫댓글 이 것만이 아닙니다. 영국인이 지은 현재 어린이가 꼭 읽어야 되는 권장도서 "난 토마토 절대 안먹어"에 나오는 산이 원래는 후지산이라고 합니다. 유럽인들은 후지산을 신비의 산으로 여기고 있으며 한번 꼭 가보고자 하는 곳이라고 합니다
이것은 일본이 자신의 문화를 알리는데 아끼지 않는 투자가 만들어낸 것이기도 합니다
우리글로 번역되어진 그책엔 '백두산'으로 나왔는데 번역 작가의 어떤 의도 였겠죠.....전 왜 그렇게 해야만 했을까 하는 의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