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간단한 수술을위해 이틀 입원했었다. 명절 연휴를 수술일로 맞춘 탓에 내가 입원하는 날 4인실 병실의 환자들은 멍절 지내려 퇴원을 하더라. 혼자 있어야하나 걱정이 될 쯤 체구도 작고 허리도 굽었고 얼굴도 구리빛의 전헝적인 시골 할머니 한분이 침대에 앉혀진 채로 들어오셨다.
들어설 때부터 앵앵거리는 엄살 섞인 알아듣기 힘든 토종 경상도 사투리로 쉴새없이 앓으셨다.
간호사ㅡ할머니 소변보셔야해요. 할머니ㅡ내 다리가 안 움직인다.못걷는다. 간호사ㅡ소변통 드릴게요.침대에서 보세요. ㅡㅡ잠시 후 간호사ㅡ할머니 소변 안보셨네요. 소변보셔야하는데.. 할머니ㅡ몰라 내 아프다.(별로 안 아파보이셨다.) 간호사ㅡ할머니 소변줄 삽입해야해요 할머니ㅡ그기 뭐꼬? 간호사ㅡ누워보세요.(커튼을치고 뭔가를 한다) 할머니ㅡ아이구 아야~~~아악~~~ 우당탕.. 간호사ㅡ할머니 이러시면 안되요.
그후 난리가 난듯 애기처럼 앙탈을 부리며 아들을 찾는다. 결국 아들과 전화통화. 할머니는 간호사들이 죽이려든다고 아들에게 일러바치고... 간호사와 아들이 통화후.. 다시 아들과 통화한 할머니.ㅡ침대에서 멀쩡히 일어나셔서 화장실 가신다.ㅋㅋ 잘 걸으신다.
그 후 3분간격으로 앓으시며 간호사를 호출한다. 원래 머리만 뉘이면 잠드는 나는 그 소동을 보고 웃다가 잤다.간간히 귀여운 어리광으로 아들을 찾는 소리가 들렸지만 그냥잤다.
새벽에 일어나 보니 할머니 자리가 침대 째 없어졌다. 간호사들이 있는 카운터? 앞에 할머니의 침대가 있었고 이불 뒤집어 쓰고 새근새근 잠든 할머니 머리카락이 보인다.
첫댓글 엄살도 어릿광스럽게 하시니
웃음이 나오지요
에고...
늘그마 듁어야지
우얀 주책인교~ㅋㅋ
특히 병원에 가면 엄살을 좀 떨어야 합니다.
그래야 의사던 간호사던 한번이라도 더 들여다 봅니다.
아픈거 참고 끙끙 거리고 있으면 안 아픈줄 알고 들여다 보지도 않습니다..
예전에 여기 媤父 입원중에,
옆지기 子婦만 보면 식음 전폐.
나중에 별나라 가시니, 이 자부만 슬피 웁디다.
(어리광 부리면서도 정이 든 듯...)
긴 명절에 불현듯 그리운 우리 시아버지.
맛있는 술안주 많이 드세요~~
ㅎㅎ 병원마다 진상환자 다 있죠
저도 20여년전에 큰수술후 병원신세 2주정도 있었는데 별의별 환자 다 봤었거든요
암튼 병원과는 안친한게 좋은데 지금도 일년이면 정기적으로 검진다니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