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19일) 글에서 말씀드렸듯이 저는 19일 저녁부터 오늘 아침 9시까지 당직(숙직)근무를 하였습니다.
물론, 카페에 따라 이 글을 올린 시간이 당직근무가 아직 안 끝난 곳도 있겠어요.
어쨌거나, 모두가 퇴근해 비어있는 청사를 지키고, 관내에 사건사고가 발생하지 않았나
신경 쓰면서 우리 구민 여러분들이 편안하게 생활하시길 바라며 철야하면서 고생하는
당직근무인데...
한달에 한번 정도하는 것이니 충실히 근무에 임해야죠.
요즘 기관마다 당직근무를 별도로 안하고 “세콤”같은 경비용역업체에 맡겨 두는 곳이
느는 추세라지만,
민원을 직접 상대해야하는 시청, 구청, 군청 같은 행정기관에서는 어림도 없어요.
밤늦게 신고 되는 민원불편사항이나 재해재난에 대비하려면, 당직자가 있어야 하거든요.
저야 뭐, 야근을 밥 먹듯(?) 해야 하는 교도관 출신이기에, 가끔 하는 숙직을 별로 어려워하지 않지만, 신규인 젊은 직원들은 무척 힘들어해요.
그래서 가능하면 저는 당직실에서 뜬 눈으로 밀린 업무를 하거나, 보고 싶은 책을 읽어보면서 시간을 보냅니다.
물론, 이렇게 글을 써서 인터넷에 올려 드리기도 하구요.
덕분에 오늘은 다른 날보단 이른 시간에 님들과 만날 수 있어 좋네요. (하하하)
오늘 하루도 즐겁게 보내야죠.
자, 그럼 이제부터는 어제 못한 이야기(16일과 17일 소식)를 하겠습니다.
저는 16일 유성호텔에서의 결혼식에 참석해 신랑신부를 축하해 주고, 식당에서 피로연 음식을 먹고는, 운동 삼아 천천히 걸어서 가까이에 있는 유성성당으로 향했어요.
유성성당은 제 부모님이 생존해 계실 때 다녔던 가톨릭교회입니다.
유성시외버스터미널 건너편에 있지요.
1979년 봄에 서울에서 대전(유성)으로 이사와 저희 가정이 살았던 곳.
남의 집 셋방살이라 가정형편이 무척 어려웠지만,
대부분의 우리나라 부모님들이 그러시듯이 교육열이 높으신 제 부모님이 자식들을 대학공부 시키고자 애쓰셨거든요.
제가 충남대 화학과 4학년을 무사히 졸업했고, 제 동생이 경북 구미에 있는 금오공대를 마칠 수 있었던 것은,
당신들은 어려워도, 내 자식들은 잘 되길 바라셨던 제 부친 김요셉과 모친 박아가다 두분의
은덕입니다.
제 부모님이 지금은 하늘나라에서 저희를 위해 기원하고 계시겠죠.
제 아버님이 세상을 떠나시던 날(1989년2월18일) 저는 근무지인 대전교도소에서 맡은 근무를 하느라, 미처 임종을 지키지 못했었어요.
제 아버님의 장례미사를 바로 이 유성성당에서 드렸었기에, 잊지 못할 곳이죠.
제 어머니는 2003년 4월25일 개신교에서 운영하는 사회복지시설(치매전문요양원)에서 탈출하는 사고로 인해 결국 깊은 산속 시냇가에서 처참한 모습으로 생을 마치셨구요.
그래서, 저는 두 분 모두의 마지막 순간(= 臨終)을 지켜 드리지 못한 불효자입니다. (ㅠㅠㅠ)
한해가 저물어가는 년말이나 두분이 돌아가신 때가 되면, 더욱 더 생각이 많이 납니다.
저와 같이 근무하는 직원 중에는 80세ㆍ90세 이상 연세 드신 부모님을 봉양 잘하는
분이 있는데, 부럽기도 하고 존경스러워요.
돌아계신 후에 기억하고 제사와 기도해 드리는 것도 좋지만, 살아계실 때 최선을 다하는 게
더 좋다죠.
저는 그날 유성성당에서 부모님과 조상님들의 영혼을 위해 하느님께 기도 드렸어요.
성당입구 공터에 있는 성모상을 멋지게 장식해 놓으셨던데...
지난 봄에 당시 직원들과 계룡산 등산을 하고나서 밤늦게 들러 보았던 때보다는 훨씬 멋져
보이는 성당이었죠.
유성성당 안에서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드리고는, 바로 나와 140번 시내버스를 타고 집으로
갔죠.
이날 오후 4시반부터 있는 본당(만년동성당)에서의 “성인영세식”에 가야했거든요.
지난 봄에 17년 만에 처음 가봤던 유성성당이었는데, 올해가 가기 전에 9개월만에 다시
가본 거였는데, 언제 미사시간에 맞춰가서 하느님의 성찬에도 참례해야죠.
집에 잠깐 들러 준비물을 챙기고는 본당으로 갔어요.
제 준비물이야 “디카”와 “기도서, 성가책, 성경”이었죠.
성탄을 앞두고 새로이 주님의 자녀로 거듭 나신 스물여덟분의 영세자 형제자매님들의 모습을 제 디카로 촬영했어요.
문득, 고향 동두천성당에서 제가 영세 받았던 1972년12월24일.
제 초등학교 6학년 시절을 생각했죠.
저를 신앙의 길로 이끌어 주신, “안상인 요셉신부님 영육간에 건강하옵소서~!!!”
언제 서울 흑석동성당에 함 찾아가 뵙겠다고 마음 먹고 있어도 실천이 어려워요.
간만에 서울에 가도 제 할 일 만하고는 다시 대전으로 돌아오기만 바쁘니... (ㅠㅠㅠ)
저는 17일 대림제3주일(자선주일) 교중미사에 가서도 제병제주 형제자매님 사진과 특강을 하시는 이용호 신부님 사진을 찍었어요.
본당의 공식 찍사로 바쁘게(?) 다니는 저인데,
제가 찍은 사진을 홈페이지 사진방에 올려 드리고 있으니, 님들도 함 방문해 주세요.
교중미사 드리고는 사무실에 출근하여 비상근무를 하였고,
저녁에 보컬그룹 “플렛”형제자매님들의 공연을 감상한 건 벌써 말씀드렸구요.
오늘은 12월20일 입니다.
또다시 돌아온 월급날인데, 저는 급여 명세서만 받아볼 뿐...
실속은 통장관리 하는 짝지가 다 차지하죠.
그래도, 알량한 월급으로 생활 잘해 주는 아녜스가 고마워요.
아참, 오늘 오후로 예정 되었던 불자님들과의 인터넷카페모임이 갑자기 연기되었어요.
참석희망자가 6명으로 별로 없어 그랬다는데, 아쉽네요.
저는 그동안 두 번 그분들과 만났었어요.
가톨릭 평신도인 저와 불교(조계종) 주지스님과 불자님들과의 만남.
요즘 말로 “쌩뚱” 맞을 수 있겠지만,
종교의 차이를 떠나 서로 배려하고 존중하는 모습이 좋습니다.
다음에 더 많은 분들과 좋은 만남을 바래야죠.
우리 님들 오늘도 행복하소서~!!!
샬롬~!!!
(추신)
제가 내일(21일)은 하루 종일 행사가 있어서 멀리 다녀와야 해요.
그래서, 부득불 내일 제 글이 없을 거니 이해 바랍니다.
잘 다녀와서 소감문을 들려 드려야죠.
첫댓글 서운하네요
네~~조심히 잘 다녀오세요~~~~샬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