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자동차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은 소식이 날아든 것은 2월 18일이었다. 플로리다의 마르알라고에서 기자들에게 둘러싸인 트럼프 씨는 평소 자신만만한 어조로 "수입 자동차에 대한 관세는 25% 안팎이 될 것이다. 4월 2일부터 시작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발언이 일본 내에 파문을 일으켰음은 물론이다. 필자의 주위에서도, 특히 제조업에 종사하는 관계자들로부터, 「앞으로 어떻게 될까」라고 불안의 소리가 차례차례로 들렸다. 현행 2.5%에서 단숨에 10배로 치솟는 관세는 자동차 산업에 그야말로 죽느냐의 고비라고 할 수 있다.
필자는 지난달 여러 중소기업 경영자들과 모임을 가졌는데 미국 수출이 매출의 30%를 차지하는 기업 경영자들은 "트럼프 관세가 정말 걸리면 우리 가격 경쟁력이 날아간다"며 한숨을 내쉬는 듯한 목소리를 들었다. 한편 최근에는 흥미로운 변화도 보인다. 예전 같으면 '어떻게 관세를 피할 것인가'가 화제의 중심이었지만, 최근에는 관세가 오는 전제에서 '어떻게 견디느냐'는 식으로 폭풍이 불가피하다는 것을 깨달은 뱃사람들이 배를 보강할 방법을 고민하기 시작한 듯한 분위기도 나오고 있다.
그렇다면 트럼프는 얼마나 진심인가. 트럼프 씨의 의도를 살피기 위해 그의 발언과 주변 움직임을 따라보면 관세 도입에 대한 진정성이 엿보인다. 2월 18일의 발언에서는, 미국으로의 자동차 수입이 국내 산업을 압박하고 있다는 지론을 반복해, 선거 공약이었던 무역 적자 삭감책을 추진하는 자세를 선명하게 했다. 측근인 라토닉 상무장관도 조사는 4월 1일까지 마무리될 것이며 4월 발효될 수도 있다고 구체적인 일정을 밝혔다. 이어 백악관 고위 관계자가 일본이나 한국은 미국을 부당하게 이용하고 있다고 지목해 비관세 장벽까지 제재 대상에 포함시킬 방침임을 시사했다
다만 트럼프다운 유연함도 엿보이는 일화가 있다. 지난 3월 5일 캐롤라인 레빗 대변인이 갑자기 "자동차 관세 적용을 한 달 면제한다"고 발표한 것이다. 배경에는, 제너럴·모터스 등 미 자동차 대기업 3사로부터의 강한 요청이 있었던 것 같다. 트럼프 씨가 관세를 '협상의 무기'로 사용해 적용 범위나 세율을 조정할 가능성은 버릴 수 없다. 앞서 언급한 모임에 참석한 또 다른 경영자는 "트럼프 씨가 결국 딜을 좋아하니까 마지막에는 떨어뜨릴 곳을 찾는 것 아니냐"고 낙관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그러나 만약 25% 관세가 현실이 된다면 일본에 대한 타격은 가늠하기 어렵다. 미국 상무부 데이터에 따르면 2024년 일본의 승용차 수입액은 399억 달러로 멕시코에 이어 2위다. 전체 수출액의 약 30%가 자동차 관련이다. 관세로 수출비용이 치솟으면 일본차의 가격경쟁력은 떨어지고 어떤 추산으로는 마쓰다의 이익이 57% 줄어들고 도요타와 닛산도 큰 폭의 이익감소에 빠질 것으로 알려졌다. GDP를 0.3%포인트 떨어뜨릴 가능성도 있다고 하니 경제 전체로의 파급이 걱정된다.
이 와중에 일본 기업들이 가만히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도요타의 움직임이 상징적이다. 지난해 일본에서 미국으로 53만 대를 수출한 도요타지만 멕시코와 캐나다에도 생산거점을 갖고 있다. 관세 발동에 대비해 인디애나주의 공장에서 생산능력을 증강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혼다도 캐나다에서의 생산 비율을 높이고 멕시코 의존을 줄이는 전략으로 전환 중이다. 반면 닛산은 멕시코 생산 위주지만 미국으로의 공장 이전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소문이 나 있다. 마쓰다는 미국 수출 의존도가 높아 이익 감소가 우려되는 가운데 현지 파트너와 협업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스바루에 이르러서는, 미국 판매의 절반을 일본으로부터의 수출에 의지하고 있지만, 펜실베니아주의 공장에서의 생산 증강을 급피치로 진행하고 있다.
필자 주위에서도 최근 화두는 '어떻게 저항력을 키울 것인가'에 더해 트럼프의 2기가 끝난 뒤의 비전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앞으로 4년밖에 남지 않아, 만일 25% 관세가 도입되어도, 그 앞을 내다본 장기적인 전략이 빠뜨릴 수 없다. 「현지 생산을 늘리는 것은 물론, 신기술에의 투자로 경쟁력을 유지할 수 밖에 없다」, 「단기적인 비용 증가는 아프지만, 공급망을 재검토하는 좋은 기회일지도 모른다」라고 긍정적으로 보는 소리가 이전보다 많이 들린다. 트럼프 관세 25%의 향후는 아직 불투명하다. 4월 2일에 정말 발동될 것인가, 어느 나라가 대상이 될 것인가, 세율은 조정될 것인가. 답은 트럼프의 가슴 세 치에 달려 있다. 그러나 일본 기업들이 이 폭풍을 마냥 두려워하는 게 아니라 배를 보강하고 새로운 항로를 찾기 시작하는 모습에 어딘가 믿음직함을 느낀다.
◆ 와다·다이주 / 외교·안보 연구자 주식회사 Strategic Intelligence 대표이사 CEO, 일반 사단법인 일본 카운터 인텔리전스 협회 이사, 세이와 대학 강사등을 겸무. 연구 분야로는 국제정치학, 안보론, 국제테러리즘론, 경제안보 등. 대학 연구자인 한편, 실무가로서 해외에 진출하는 기업 전용으로 지정학·경제 안전 보장 리스크의 컨설팅 업무(정보 제공, 조언, 세미나 등)를 실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