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르던 남도 투어를 감행합니다. 중부 지방에 집중이 된다니 회심의 미소를 머금으며 얼른 수도권 이탈을 계획하고, 새벽 5시반에
아침밥이고 모고 고양이세수만 하고 집을 박차고 나옵니다.
을마나 급했으면 사진도 흔들려서...;;기수를 남으로 돌려 그린힐까지 달립니다. 먹구름은 잔뜩 꼈으나, 비는 않오고 좋다!!!
라고 블투로 서로 싱글거릴때쯤 하늘에서 묘상한 기운이 내리더니 이건 뭐 숨쉴틈도 않주고 빗물이 내리꽂습니다.
반월에서 비봉쯤을 갈때 일입니다. 세울틈도 없이 달리면서 시거잭 탈거, 휴대폰 뒷주머니 은엄폐로 간신히 빗물공격은 면합니다.
자연스레 갈등이 생깁니다. 이대로 계속인것이라면 복귀가 정답인데...어찌해야하나;;; 저믿고 따라온 동서한테도 미안하기도
하고 출발부터 만감이 교차합니다. 여튼 그린힐까지 달려보고 복귀 결정하기로하고 1차 우천투어 시작됩니다.
다행히 그린힐 못미쳐 비가 그치고 삽교부터는 바닥도 말랐습니다^^* 오예~~!!! 풀스로틀해서 아산을 거쳐 천안,세종시로 진격!!
역시 비가 안옵니다. 대전쯤간길에 문득 후배생각에 전화했는데, 군산으로 낚시간다고 어서 합류하라고 꼬시더군요- _-;;홀릴뻔;;
안부 인사나누고 가던길가는데, 통통한 토끼님도 여기 어딘가 사실텐데라는 생각도 들며 아쉬움을 뒤로 하고 무주로 향합니다.
일요일치고 궂은 날씨가 이어져서인지 차량이 거의 없어 쉽게쉽게 내려갔습니다.
라제통문에서 사진이라도 담을까싶어 정차했더니 주차요원인지 모르겠지만 포졸?복장을 하신 어르신이 자꾸 주차장으로 밀어넣을려고 하더군요.
저:"사진 한방만 찍고 갈께요."
그분:"어이~그러셔 많이 찍고가요~그 오도바이는 주차장으로 받쳐놓고~"
저:"차선 안막게 금방찍고 갈께요"
그분:" 거긴 서있어도 안되니까.얼른 주차장으로 빼요!!!!"
정말 단호하시던구요..;;좀 섭섭한 마음에 그냥 출발합니다...동서는 왜 그런가싶어 저만 멀뚱- _-;;;미안해집니다.
무주 구천동쯤에는 차량이 많더군요.; 덕유산 굽이굽이 코너를 타고 거창으로...
위사진이 거창 어디쯤인데...여기서부터 동서가 힘들어합니다. 기온은 30도가 넘게오르고 장거리투어도 처음인지라 체력부담에..
역시 혼자때보다 이동속도도 느리다보니 당초계획시간보다 더 늦어집니다. 10시에는 함양을 지날꺼라 생각했는데
11시가 넘어서 거창을 지나니 마음이 급해지고...편의점에서 빵쪼가리 하나로 떼우고 강행했어야했죠.
안되겠다싶어 제가 서로 바이크 스왑해서 라이딩합니다. 그나마 포지션이 편해서인지 잘따라와주더군요.
그렇게 지리산언저리를 돌고돌아 하동으로 진입합니다. 금강이었는지 섬진강이었는지 모르겠으나,
피서객들하고 길에서 뒤엉켜서 접촉사고가 날뻔도 합니다. 역시 사람많은데서는 더 긴장을 해야겠구나 싶습니다.
그렇게 우여곡절끝에 남해대교앞까지 옵니다.
이때가 13시 반쯤...출발한지 9시간쯤후네요. 원래는 다리위에서 사진을 찍어야는데, 유격훈련받고 널부러진 그런 체력상태라
저기까지 가는 것조차도 힘에 부치더군요; 갈증이 너무 심해 포카리 한캔과 에너지드링크 한캔씩 단숨에 들이키고 동서와
서로를 말없이 응시합니다.-_-..........-_-.........
이제 돌아올 수 없는 길을 왔고 다음 목적지의 이야기를 합니다.
금오산! 올라가자 여까지 왔으니까 거기 가보자!!
해서 입구를 찾아 연실 검색했으나, 찾기가 쉽지 않네요. 곰이다님께 긴급 SOS로 입구의 위치를 문의해봅니다.
어느 사찰입구쪽으로해서 옆길이 나있다라고 그곳을 중점으로 찾아보라 정보를 줍니다.
구글 지도를 찾아 검색을 해보니 금성사라는 사찰옆에 희미한 한줄기 길이 보입니다.
올커니!!네 녀석이구만!!출발을 서두르던 찰나..
동서가 유독히 헬멧이 덥다고 죽을것같다길래 헬멧을 둘러봤더니...
이런 덕트를 닫고 주행했습니다.여기까지 쭈욱...ㅠ.ㅠ;;;;
이 찜통에 덕트를 닫고 풀페로....서로 미친듯이 웃기만했지만 사실 웃을만큼 유쾌하진 못했죠.만신창이가 됐으니;
좌우지간 입구를 찾았으니 서둘러 이동합니다.
곰이다님의 말씀대로 경사가 상당했습니다. 거의 눕는다고해도 과언은 아니겠네요. 그렇게 7km이상을 해집고 올라가니
정상!!!!!!!!!^^*
저도 동서도 바이크도 너무너무 뿌듯하고 감격스러웠던 순간입니다.
금오산의 원래 명칭은 소오산이라고 적혀져 있네요. 상당히 높은 산입니다.
남는건 사진이랬죠. 그늘이 없어서 정말 죽을 것 같았는데, 인상쓸 순없어 사진찍는 순간에만 억지 웃음으로...;
아랫쪽에 정자가 있는데, 그곳엔 가족단위로 와서 벌써 판벌이느라 점령했더군요.
다른 사람들은 덥다덥다하면서 둘러보기도 전에 그냥 내려가는;;... 좀 아쉽더군요.
순창으로 이동해 아침겸 점심겸 이른저녁을 먹자고하며 하산합니다...-_-;;
내려가는길에 램마운트로 휴대폰에 동영상을 담았는데, 두고두고 추억될꺼같네요. 정말 재밌었습니다^^
그렇게 구례쪽으로 이동해 섬진강변을 따라 올라옵니다. 차들이 점차 많아지고, 정체도 간간히 이어집니다.
온몸은 굳어가고 졸음도 밀려오고...배도 고프고...이때가 제일 고비라기보단 고통스러웠네요. 담배도 단내가 나서 더는 안물리고;
중침을 여러번해서 추월을하고...좀 반성해야할것같은 코스입니다.
구례화엄사 TG쯤오니 차들이 확 줄더군요. 이제 좀 살만하구나싶어 냅다 풀스로틀합니다.
그것도 잠시 양구롸님이 글이 문득 스쳐갑니다. 전주쪽에 비 엄청 쏟아붓는다고...
아니나 다를까 남원 초입을 멀리서 보자니 먹구름이 잔뜩입니다.
순창이고 모고 일단 남원진입해서 비피하고 추어탕이라도 먹자. 그럼 비 좀 그치고 쉴겸 좋겠네~!!^^
라는 생각은 저희 생각이고요. 바로 쏟아붓더군요....절망...실의...좌절...;;;
이대로는 못달린다싶어 간이 버스정류장에서 담배를 물고 하얌없이 기다립니다. 전화기도 젖어가지고 사진도 못찍었습니다.
아니;;사진따위가 뭐냐 내가 죽겠는데라는 생각마져 들더군요.
전쟁나간 용사마냥 집에다 전화해서 죽네사네 엄살을 떨어보고요;;그렇게 20여분이 지났는데..죽으란 법은 없습니다.
남원시내쪽으로 서광이 비추네요!!!!!!!!!!+_+ 기왕맞은거 좀 더 맞고 시내로 가자고 달립니다.
위 사진이 그날 첫끼니였습니다;;; 저때가 4신가 5신가?;;; 감히 말하지만 세계에서 제일 맛있는 추어탕이었다고 기억납니다.
평소 음식남기던 제가 왜그렇게 나쁜놈으로 여겨지던지 별의 별 생각을 다들게한 밥상이었네요.
밥 3공기를 폭풍흡입하고 맥주 한병을 서로 나눠마시고 담배 한모금 내쉬면서 신선노름을 해봅니다.
제일 행복했던 기억이네요~ㅎㅎ;;
그렇게 시간은 6시가 넘어 해는 곧 넘어가고, 저도 동서도 너무 지쳤네요. 사고로 이어질까 싶은데 저는 내일 가족과 휴가...
동서는 출근을 해야해서 쉬고갈만큼의 여유도 안되는 상황..
일단 다시 에너지 드링크를 한캔씩 꾸역꾸역마시고 바이크 스왑합니다.
무작정 달리기는 힘드니, 완주,공주,천안,발안 이렇게 4곳에서 쉬는 걸로 하고 다시 떠납니다.
그렇게 20여분을 달렸나...또다시 악몽이 찾아옵니다.
완주를 얼마 안남기고 미친듯이 쏟아붓네요. 이제는 더는 멈출 수 없다싶어 그냥 달리기로합니다.
속옷까지 이미 다 젖었을터 더는 잃을 것도 없네요. 반대편 대형차의 시원한 쓰나미를 맞아가며
삼례쯤오니 그때부터 다시 비가 그칩니다.
만신창이 그 자체...정말 지금도 아찔한데 논산에서 공주구간은 잘기억이 안나네요. 졸면서 올라온건데. 지금 생각해도
아찔합니다.
그렇게 천안을 거쳐 평택에서 발안으로 올라와 그린힐휴게소 건너편 느런휴게소에 안착합니다.
밤 9시가 조금 넘었네요.
거의 다왔다싶어 의자에 널부러집니다. 담배를 줄기차게 흡입하며, 돌아온 길을 서로 이야기하며 껄껄댑니다.
누구도 않알아주는데 왜 서로가 마냥 자랑스러운 그런 기분있잖아요?^^;
부츠에는 그때까지 물이 꽉차서 출렁이네요. ㅋㅋ;;
부천 집 도착. 투어 시간 총 17시간, 적산 거리 873km
장거리,헝그리,혹서기,우천투어였습니다. 저도 동서도 한동안은 바이크 잊고 살 것만 같습니다.
이런저런 생각도 많이 들고 당일이었지만 멀리 오래 다녀온듯한 아주 뜻깊은 투어였고요.
네이키드의 한계는 주행풍인데, 이번에 속수무책으로 얻어맞은 기분이었습니다.
낭만지누님 말씀대로 500마일투어 쉽지 않네요. 근데 다음엔 또 가고 싶네요.
이상 횟집이의 좌충우돌 남도 투어후기였습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첫댓글 이곳 페이져 카페님들은 왜들 멀리멀리가시는지...이해가 안가는군요...추울때와비올때는 바이크 안타는거라 옛 선조님들이 말했습니다.!!!!!
아오.....배아파..ㅠㅠ
그러면서 넌 왜 500마일투어 따라 왔는데...부연동 투어...ㅋㅋ
선조들은 바이크 안타보셔서 모르실꺼에요..헤헤^^;
다음엔 꼭 같이 가요.형님^^
헤헤헤^^;;ㅋㅋㅋ
장거리에 빠져들면 쉽게 헤어나지 못하는데...ㅎㅎ
고통의 희열을 맛봤으니...어쩔^^
장거리 홀릭=기변 이란 공식인가요??뭔가 모르게 내안에서 움찔움찔거려요 ㅋㅇㅋ;
한끼에 세끼분량의 식사를 하셨군요. 무척이나 효율적이네요..ㅋ 수고하셨습니다~
기름값은 밥값에서 쥐어짜야한다고 배웠습니다^^;
요게 당일치기 투어인가요?;;무섭;;
하룻강아지 범무서운 줄 모르다는게...딱 저를 두고 하는 이야기같더라구요^^;
페이저카페 회원이라면 요정돈는 기본 입니다..ㅋ
다음 투어때는 두환형님도 꼭~^^*
고저 .... 비좀 ...맞아 봐야 ~~ 폐져 회원 되는건가요 ??? ㅋㅋㅋㅋㅋㅋ
눅눅해서 오는 내내 서서탔네요ㅠㅠ;;
부러울 뿐입니다...ㅠㅠ 주말마다 달렸을건데.........휴가는 날아가고 ㅠㅠ
에고;; 저도 모처럼 기회였는데 서풍님도 시간봐서 꼭 계획한번해보셔요^^
일단 사고없이 안전하게 다녀와서 다행이구요..
몇장되지않는 사진들보며 그저 부럽네요..^^;;
ㅎㅎ 암튼 잘보고 갑니다~
계획적으로 오밀조밀 다녀와야는데 출발만하면 계획대로 안되네요^^; 잘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바이크는 출,퇴근이랑 동네 슈퍼 갈때 타는거 아니에요?
사실은 남해군에 수금하러 다녀왔....아..아닙니다;;
체력이 대단하십니당. 부럽기도 하고요. 난 왜케힘든지.ㅎ
속된말로 체력을 쥐어짜면서 투어를 즐겼네요……
엉덩이가 얼얼합니다^^;;
요즘같은 날씨라면 새벽출발해서 샌드위치와 과일만 챙겨서 650마일 투어도 해볼만 합니다. 새벽 4시 시작 오후 4시 종료......ㅋㅋ 사진 잘 봤습니다.
주행풍 별로 신경않썼었는데 체력떨어지니 롱스크린이 왜그리도 그립던지요...역시 장거리는 투어러가 지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