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와 꽃을 좋아하여 하나 둘 사서 베란다에 두었는데,
꽃은 한 계절만 보면 대부분 시들어 버리지만,
나무는 특별한 관리를 하지 않았지만 무성하게 잘도 자랐다.
그런데 키가 너무 커버리니 가뜩이나 좁은 베란다를
많이 차지하여 빨래 널기에도 불편하였다.
문득 저 키큰 벤자민은 다른사람에게 기증하는게 좋을 것 같았다.
깔끔한 분위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사양할 것이고
아파트 꽃밭에 심으면 좋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어,
아침에 관리실에 가서 사진을 보여주며 문의하였다.
평소에 마당에서 만나면 인사를 하는 사이인 소장님과
늘 자질구레한 나의 부탁을 들어주는 양주임님.
경비 아저씨 세분이 오셔서 오랫동안 정들었던 나무를 들고 가셨다.
그동안 나무가 서있던 공간에 수북히 쌓인 낙엽을 치우고
나선 김에 시들은 꽃화분도 정리하고 나니 마음이 환해졌다.
내가 끼고 있는다고 좋은 것이 아니라는 걸 새삼 체감했다.
17년전 마산에서 이사오면서 대부분의 화분은 이웃에게 나눠주고
특별한 기념일날 들어온 나무들은 차마 버리지 못하여 서울로 끌고 왔는데,
이제 내가 들 수 없을 정도로 커 버리니 역량에서 벗어났는것 같았다.
나무의 크기에 비하여 화분 크기가 작으니 제대로 숨을 쉴 수 없는지
반짝반짝 윤이나던 나뭇잎들도 누릇누릇 색이 바래는 것 같았다.
나무가 한결 넓은 공간에서 더욱 무성하게 자라기를 바라면서....
나이들수록 버리기를 잘 하라고 하였지만, 빈곤한 환경에서 자란 탓인지
음식은 물론, 작아진 옷, 낡은 신발 등 무엇 하나 제대로 버리지를 못한다.
오늘 나무와 우묵히 겉자란 화분들을 정리하고 나니 내마음도 정리한 듯.
이사를 할 때 버리고 온 LP판. 책 등이 때로는 아깝다는 생각도 들지만,
내가 저 세상으로 간 뒤 처리를 고심할 자녀들을 생각하니
이제 정말 버리는 습관을 들여야겠다.
나무가 자리하였던 창으로 한결 시원한 바람이 많이 들어오는 듯하여,
기회가 되면 하나씩 버려야겠다고 생각하는데 잘 될지 모르겠다.
베란다로 나가 눈맞춤을 하니 매미 소리도 한결 시원스럽게 들린다.
누릇누릇 변색한 밴자민 나무.
나선 김에 죽어버린 꽃화분도 정리하고....
첫댓글 주변 물건을 정리 정돈하는 건
쉬우면서도 어려운 일이기도 하죠
누가 앨범까지 버렸다는 걸 들었을 때
좀 서운하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나의 자취가 떠났을 때는 한낱 번거로운
물건이 아닐까 보고유
주변을 비우고 정리하면
마음도 개운해 지는 게 맞습니다
네. 이제 정리하면서 살아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