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2025년 전망 인뎁스 보고서 - 하나증권 2차전지 김현수, 홍지원]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
자료링크 : https://bit.ly/3AK21vO
▶️ 현상을 촉발시키는 직접적인 사건보다 중요한 것은 그 기저에 놓여 있는 구조적 요인들이다. 직접 요인을 야기한 근본 원인을 봐야한다. 트럼프 당선인과 유럽 의회 과반을 차지한 우파 정당들은 미국과 유럽에서 Green Backlash(친환경 정책에 대한 반대 혹은 속도조절)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이로 인해, 전기차 보조금 및 환경 규제 정책의 변화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러한 선거 결과 및 정책 변화를 야기한 구조적 원인들을 봐야한다. 본질은 '돈' 문제다. 저물가, 저금리로 실질 무위험이자율이 마이너스까지 하락했던 2010년대 중반과 달리, 2020년대 중반을 살아가는 이들은, 고물가, 고금리, 전쟁으로 인해 먹고사는 문제, 실존적 문제가 더욱 중요해졌다.
▶️ 이에 따라 기후변화에 대한 여론 민감도가 크게 하락했고, 이를 감지한 정치인들은 Greenlash 목소리를 키워 '표'로 연결시켰다. 민주당 해리스 부통령 역시 전기차 의무화 정책에 대해서는 한발 뺀 바 있으며, 애초에 배기가스 규제를 완화시켰던 것은 지난 3월의 바이든 행정부였다. 가파른 물가 상승으로 인해 좌우를 막론하고 친환경 정책 속도 조절에 대한 필요성을 감지하고 있다. 물가가 각국의 선거 결과를 좌우하는 상황에서 'Greenflation'을 희생제물로 삼아 Greenlash 정책을 추진하는 흐름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이것은 비단 전기차뿐만이 아니라 에너지 산업 전반에 걸쳐 나타날 것으로 판단한다. 급격한 에너지 전환은 비현실적이며 질서있는 전환(Orderly transition)을 준비해야 한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하지 않는 것들이 있다. 공급망 재구축, 에너지 전환과 전동화, 자율주행 및 SDV로의 전환이다. 1) 공급망 재구축 : 글로벌 제조업 내 중국의 비중이 지난 20년사이 8%에서 32%까지 상승하고, 미국과 유럽의 오프쇼어링이 지속되면서 공급망 불안정성이 크게 증가했다. 미중 무역분쟁, 팬데믹, 수에즈 운하 좌초, 유럽의 전쟁을 거치며 글로벌 공급망 관리자들은, '비용 절감'이 최우선 순위였던 2000년대~2010년대와 달리 회복탄련성과 안정성을 최우선순위로 삼고 있으며, '비용이 증가하는 조정'을 감내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특히 중국 의존도가 높은 배터리 공급망은 China De-risking 및 De-coupling 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이다.
▶️ 2) 에너지 전환과 전동화 : Greenlash는 다시 산업혁명 시대로 돌아가자는 것이 아니다. 급격한 에너지 전환보다는 점진적 전환을 추구하는 흐름이다. 즉, 전환 그 자체는 구조적이다. 특히 ESS 산업은 재생에너지 발전량 증가 및 이에 따른 전력 계통 불안정성 증대로 인해 정책 지원 없이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는 단계에 들어섰다. 전기차 산업 역시 배기가스 규제가 기존 대비 완화될 뿐이지 매년 강화되는 기조는 그대로다. 이에 대응하기 위한 자동차 기업들의 전동화는 지속 추진될 것이다.
▶️ 3) 자율주행 및 SDV : 자동차 산업은 제조업 기반의 2,500조원 시장을 넘어, MaaS(Mobility as a Service)로의 확장을 꿈꾸고 있다. 소프트웨어로 자동차가 규정되고, 자율주행 레벨이 상승하면서 막대한 부가가치가 창출될 것이다. 전화기가 움직이는 컴퓨터로 변화되었듯이, 자동차 역시 'Computer on wheels' 이 되며 새로운 시장으로 성장할 것이다. 그리고 이를 구현하기 위한 전기에너지는 자동차가 전동화될 때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최근 가속화되고 있는 자동차 산업 내 자율주행 연합 및 투자 확대는, 미래 전기차 배터리 수요 증가의 예표다.
▶️ 친환경 정책 동력은 속도조절에 들어서며 다소 변화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상기한 3가지 구조적 흐름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이 과정에서 주가 측면에서의 기회는 꾸준히 발생할 것이다. 다만 배터리 대형주들의 현 주가 수준은 여전히 상당한 성장성을 반영하고 있음을 염두에 둬야한다. 성장성 확고하나 가격 부담이 여전하다. 최근 1년 동안 주가가 크게 하락했음에도 여전히 12M Fwd P/E 는 역대 최고치다. 주가 하락폭보다 실적 감소폭이 더 컸다는 의미다. 현재 가격은 2022-2023년 2차전지 버블시기의 가격보다도 비싸다. 물론, 2025년은 올해보다 실적이 회복되는 구간이므로 추가적인 주가 하락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 다만, 가격 고려할 때, 상승 탄력 역시 제한적이라고 판단한다. 배터리 산업에 대해 Neutral 관점을 유지한다. 다만, 상기한 구조적 흐름, 즉 공급망 재구축 및 자율주행 레벨 상승 과정에서 적절한 포지셔닝 구축하고 있어 실적 추정치 상향 조정 가능성 있는 기업들은 트레이딩 기회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관련 기업 :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엘앤에프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