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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연명의 음주 시 陶淵明 飮酒詩 20 수
서문
余閑居寡歡 兼比夜已長 偶有名酒 無夕不飮
여한거과환 겸비야기장. 우유명주 무석불음.
내가 조용히 살다보니 달리 즐거운 일도 없고 게다가 요즘 밤도 길어 졌는데 우연히 귀한 술이 생겨 저녁마다 마시게 되었다.
顧影獨盡 忽焉復醉 旣醉之後 輒題數句自娛
고영독진 홀언부취 기취지후 궤제수구자오.
등불에 비췬 내 그림자를 벗삼아 혼자서 다 비우고 금방 취해 버렸다. 취하고 나면 시 몇 구절을 지어 혼자서 흐뭇해 했다.
紙墨遂多。辭無詮次 聊命故人書之 以爲歡笑爾.
지무수다 사무전차 료명고인서지 이위환소이.
이렇게 짓다 보니 여러 수(首)가 되었는데 잘 정리하지는 못했다. 그래서 그냥 연명 때문에 인서하였다. 그것은 기쁘게 웃는너가 되었다.
▶ 飮酒 1
衰榮無定在 쇠영무정재 영고 성쇠는 정해진게 없으며,
彼此更共之 피차갱공지 피차간에 다시 돌게 마련이거늘,
邵生瓜田中 소생과전중 소생이가 오이 밭에 있구나,
寧似東陵時 녕사동릉시 동릉 후였다고 누가 알겠는가.
寒署有代射 한서유대사 춥고 더운 세월 바뀌는 계절같이,
人道每如玆 인도매여자 인간의 삶도 그와 같으리라.
達人解其會 달인해기회 깊은 재주를 터득하고 도통한 사람에게,
逝將不復疑 서장불부의 두 번 다시는 이끌리지 않으리라.
忽與一樽酒 홀여일준주 홀연히 한 동이 술이 생기었으니,
日夕歡相持 일석환상지 저녁이면 기꺼이 술 마시며 즐기리라.
■ 註釋
邵生/ 소생은 邵平이다. 秦나라 사람으로 東陵候였다고 전한다. 瓜田中/ 소평이 오이 밭에 있는 모습의 뜻. 寧似/ 어찌 닮았겠느냐. 東陵時/ 東陵候를 지냈을 때. 有代謝/ 서로 바뀐다. 每如玆/ 늘 그와 같다. 達人/ 人道에 통달한 사람. 解其會/ 解는 이해한다. 會는 모든 법칙이나 도리가 모인 곳. 逝/ 발어조사로 아무 뜻도 없다. 不復疑/ 다시는 망설이지 않으리라. 歡相持/ 술과 더불어 즐기노라.
▶ 飮酒 2
積善云有報 적선운유보 착하게 살면 복 받는 다 했는데
夷叔在西山 이숙재서산 백이와 숙제는 수양산에서 굶었네
善惡苟不應 선악구불응 선과 악이 닦은 대로 되지 않으니
何事立空言 하사입공언 어찌 일이 빈 말 만을 세웠는가
九十行帶索 구십행대삭 구십노인 허리띠 줄이며 살았거늘
飢寒況當年 기한황당연 젊은 내가 기한을 못 참겠는가 ?
不賴固窮節 불뢰고궁절 청빈해곤궁의 절개 아니고서야
百世當誰傳 백세당수전 백세에 누가 전해 주겠는가 ?
■ 註釋
西山/ 수양산. 사마천은 史記에 "하늘을 언제나 善한 사람을 편든다고 했는데, 그렇다면 백이, 숙제는 善人이 아니란 말인가? 덕을 쌓고 지조있게 행동했는데 그렇게 굶어 죽다니. 하늘이 착한 사람에게 보답한다 던 말을 무슨 뜻이란 말인가 ? 고 적었다. 九十行帶索/ 榮啓期를 가리키는 말이다. 그는 사슴 가죽을 몸에 걸치고 새끼띠를 매고 泰山 모퉁이에서 거문고를 타며 즐기고 있었다. 마침 수레를 타고 지나가던 공자가 물었다. "선생은 어찌 그리 즐거워 하시오?" 이에 노인이 대답했다. "즐겁고 말고! 우선 하늘이 낳은 만물 중 가장 위대한 인간으로 태어났으니 즐겁고, 둘째로는 사람 중에서도 높은 자리에 설 남자로 태어났으니 즐겁고, 셋째로는 이 세상에 태어나면 어려서 죽는 수가 있는데 나는 이렇듯 나이 구십살까지 살 수 있었으니 즐거웁지 않겠는가? 가난은 선비의 상태(常態)이고 죽음은 인생의 종착이다. 常에 처하여 종착을 기다리고 있으니 이 또한 즐거웁지 않으랴!" 飢寒/ 도연명도 영계기같이 늘 굶주림과 추위에 떠는 가난뱅이었다. 況當年/ 그러나 도연명은 구십세가 아닌 한창 나이, 즉 장년이었다. 그러니 장년기에 어찌 가난을 겁내고 두려워하겠느냐는 뜻이다. 當年은 丁年과 같다. 不賴/ 원래가 가난하게 마련인 군자의 절개를 지키지 않는 다면의 뜻.
▶ 飮酒 3
道喪向千載 도상향천재 道가 사라진지 어느덧 천년이구나
人人惜其情 인인석기정 사람들은 서로가 情 주기를 꺼린다
有酒不肯飮 유주불긍음 술이 있어도 함께 마시려 하지 않고
但顧世間名 단고세간명 오직 세속의 명리만 즐겨 찾네
所以貴我身 소이귀아신 그리하여 내몸 귀하게 하는구나
豈不在一生 기부재일생 어찌 한 평생에 존재가 없거늘
一生不能幾 일생부능기 한 평생 기회 일 수도 없는데
潚如流電驚 숙여유전경 빠르기로 한 순간의 번갯불 같아
鼎鼎百年內 정정백년내 길어야 백년도 못 사는 인생
持此欲何成 지차욕하성 이렇게 애쓴 욕심 무엇 이루었나
▶ 飮酒 4
栖栖失群鳥 서서실군조 분주한것이 무리새를 잃었구나
日暮猶獨飛 일모유독비 저녁이 인데도 여전히 혼자 나네
徘徊無定止 배회무정지 배회하는게 둥지를 찾지 못했나
夜夜聲轉悲 야야성전비 밤인데도 굴리어 구슬픈 소리네
厲響思淸遠 여향사청원 그 소리가 맑고 멀게 생각되네
去來何依依 거래하의의 오가는 데에 오락가락 어디인가
因値孤生松 인치고생송 이유댓가 홀로 자란 소나무인가
歛翮遙來歸 염핵요래귀 먼 길 날아와 날개 접고 쉬노라
勁風無榮木 경풍무영목 굳센 바람에 영화 나무가 없네
此蔭獨不衰 차음독불쇠 이 음덕은 쇠하지 않고 혼자네
託身旣得所 탁신기득소 몸 의지하니 이미 얻은곳이네
千載不相違 천재불상위 천년토록 서로 벗어나지 않으리라
▶ 飮酒 5
結廬在人境 결려재인경 오두막짖어 사람에게 달리사니
而無車馬喧 이무거마훤 그래서 차 마로 시끄럽지 않구나
問君何能爾 문군하능이 그대에 묻노니 왜 그럴 수 있는가
心遠地自偏 심원지자편 마음이 멀어지니 땅은 더욱 멀구나
采菊東籬下 채국동리하 동쪽 울타리 아래 국화를 꺽어들고
悠然見南山 유연견남산 편하게 남산을 바라 본다
山氣日夕佳 산기일석가 산 기운은 해 질녂이 더욱 아름답고
飛鳥相與還 비조상여환 떠돌던 새들도 무리 지어 집으로 돌아오네
此間有眞意 차간유진의 여기에 자연의 참다운 뜻이 있으니
欲辯已忘言 욕변이망언 차마, 말하려 하다가 입을 다문다.
■ 註釋
結廬/ 농막을 짓는다. 廬는 농막 초가집. 在人境/ 사람들이 사는 고장에, 즉 깊은 산중에 농막을 짓고 은퇴하는 것이 아니고, 인간들 틈에 끼여 살면서 孤高하게 脫俗 한다는 뜻. 無車馬喧/ 정치나 벼슬 살이에서 벗어 났으므로 고관이나 관리가 수레를 타고 시꺼럽게 찾아 오는 일이 없다. 車馬는 관리가 타는 수레. 問君/ 직역으로는 그대에게 묻는 다는 뜻. 즉, 自問自答. 何能爾/ 어떻게 그렇게 할 수가 있느냐 ? 爾는 然과 같다. 心遠地自偏/ 나의 마음이 속세에서 멀리 떨어져 한가하니까 즉, 몸은 세속에 있으나 마음이 한가 하다는 뜻. 悠然見南山/ 인간세상의 야심이나 욕심이 없이 바라본다. 南山은 廬山이다. 도연명이 그 아래 살았다. 相與還/ 서로 짝을 지어 돌아 온다. 已忘言/ 말로는 표현 할 도리가 없다는 뜻.
▶ 飮酒 6
行止千萬端 행지천만단 사람의 행동은 사람마다 다르므로
誰止非與是 수지비여시 누가 잘 잘못 가리겠는가 ?
是非苟相形 시비구상형 저마다 멋대로 옳고 그름 정해 놓고
雷同共譽毁 뇌동공예훼 잘했다 못했다 부축이고 또는 헐뜯는다
三季多此事 삼계다차사 은,하,주 삼대 이후 더욱 더 하니
達士似不爾 달사사불이 도통한 선비만이 사람 두고 편가르지 않는다
咄咄俗中愚 돌돌속중우 참으로 가련한 세상의 어리석은 사람들이여
且當從黃綺 차당종황기 나는 모두 버리고 상사의 사호를 따르고저 한다
황기/ 진시황의 무도한 정치를 피해 낙양근처에 있는 상산으로 은퇴한 다음의 네 사람을 商山四皓라 한다. 1. 東園公/ 2. 角理先生/ 3, 夏黃公/ 4. 綺里季
▶ 飮酒 7
秋菊有佳色 추국유가색 가을국화 아름다운 색이 있네
裛露掇其英 읍노철기영 내린 이슬에 그 영광을 따서
汎此忘憂物 범차망우물 이를 띄워 마시니 근심 다잊네
遠我遺世情 원아유세정 나는 멀리서 세상 정 남는구나
一觴雖獨進 일상수독진 잔 하나로 혼자만 마시나
杯盡壺自傾 배진호자경 빈 잔에 술병이 스스로 기우네
日入群動息 일입군동식 날 저물어 만물이 쉬는 때
歸鳥趨林鳴 귀조추림명 돌아온 새 숲에 울음 쫒는구나
嘯傲東軒下 소오동헌하 휘파람 소리에 동헌 아래네
聊復得此生 요부득차생 이보다 더 즐거운 시간이 어디 있는가 ?
▶ 飮酒 8
靑松在東園 청송재동원 푸른 솔은 동원에 있는데
衆草沒其姿 중초몰기자 풀에 묻혀 그 자태가 없네
凝霜殄異類 응상진이류 앉은 서리에 풀들이 시드니
卓然見高枝 탁연견고지 확연히 높은 키로 보이는 구나
連林人不覺 연림인불각 이은 숲에 모르는 사람이구나
獨樹衆乃奇 독수중내기 홀로 수풀 무리에 기이하구나
提壺掛寒柯 제호괘한가 술 병을 차거운 솔가지에 걸고
遠望時復爲 원망시부위 멀리서 바라보니 다시 되는 때네
吾生夢幻間 오생몽환간 내 삶은 허상 사이에 꿈이거늘
何事紲塵羈 하사설진귀 왜 일들에 먼지속을 헤매이느냐
▶ 飮酒 9
淸晨聞叩門 청신문고문 이른 아침 문 두드리는 소리가 나네
倒裳往自開 도상왕자개 서둘러 옷 입고 가 대문을 여니
問子爲誰歟 문자위수여 누구신지 묻는 내 앞에
田父有好懷 전부유호회 농부가 착하게도 생겼다
壺漿遠見侯 호장원견후 멀리서 술 들고 인사 왔다며
疑我與時乖 의아여시괴 세상과 떨어져 산다 나를 나무란다
襤縷茅詹下 남루모첨하 누추하게 초가집에 산다하여
未足爲高栖 미족위고서 아직 고상 청허한바 없다네
一世皆相同 일세개상동 한 세상 모두 서로 같드시
願君汨其泥 원군골기니 그대도 뒤섞여 살라 하네
深感父老言 심감부로언 깊은 마음에 노부가 말하네
稟氣寡所諧 품기과소해 타고난 성품이 어우림이 적으니
紆轡誠可學 우비성가학 험한 일이야 배울 정성이나
違己詎非迷 위기거비미 자기 어긋남은 미혹이 아닌가
且共歡此飮 차공환차음 그 공감에 이술 마셔 기쁘네
吾駕不可回 오가불가회 내 멍애는 돌릴 수가 없구나.
▶ 飮酒10
在昔曾遠游 재석증원유 오래 전에 군대를 따라 멀리 갔는데
直至東海隅 직지동해우 바로 동해까지 갔노라
道路逈且長 도로형차장 종군의 길은 험하고 위험했다
風波阻中塗 풍파조중도 비 바람이 심해 고생도 했다
此行誰使然 차행수사연 누구를 위해 그 고생을 했나 ?
以爲飢所驅 이위기소구 생각하니 가난에 못 이긴 듯 하다
傾身營一飽 경신영일포 하지만, 노력하면 배는 채울 수 있고
少許便有餘 소허변유여 젊은 나이면 먹고도 남을 것이지만
恐此非名計 공차비명계 그 길이 명예로운 계책이 아니니
息駕歸閒居 식가귀한거 가는 길 돌아서 전원으로 왔노라
▶ 飮酒 11
顔生稱爲仁 안생칭위인 안연은 주변 사람들로 부터 존경받았고
榮公言有道 영공언유도 영계기는 도통했다고 이름이 높았으나
屢空不獲年 누공불획년 늘 삶에 허덕이다 일찍 죽었고
長肌至於老 장기지어노 늙어서도 굶주림에 시달리며 살았다
雖留身後名 수류신후명 비록 죽은 후에 이름을 남기기는 하였으나
一生亦枯槁 일생역고고 평생 굶주리며 누차하게 살았으니
死去何所知 사거하소지 죽은 후에는 어찌 알겠는가
稱心固爲好 칭심고위호 살면서 마음 편하면 되는 일
客養千金軀 객양천금구 천금이나 보배로 육신을 꾸며도
臨化消其寶 임화소기보 죽으면 모두 사라져 없어지리라
裸葬何必惡 나장하필악 맨 몸으로 흙 속에 묻이는 것도 나쁘지 않다
人當解意表 인당해의표 사람들아 속 깊은 참 뜻을 알아라
이 시문에서 客養千金軀 , 臨化消其寶는 구태여 설명이 불필요한 일상의 참으로 기가 막힌 구절이다
▶ 飮酒 12
長公曾一仕 장공증일사 장공은 일찌기 한번에 출사했는데
壯節忽失時 장절홀실시 젊은 나이에 갑자기 때를 잃었네
杜門不復出 두문불부출 두문 해 다시 나오지 못했네
終身與世辭 종신여세사 평생토록 속세와 멀어졌네
仲理歸大澤 중리귀대택 중리도 대택에 돌아오고
高風始在玆 고풍시재자 고풍에 비로소 이를 품었네
一往便當已 일왕변당이 한번 가면 당연히 끝을 봐야지
何爲復狐疑 하위부호의 무엇되어 하는 듯 마는 듯 하나
去去當奚道 거거당해도 당장 물러나 어디로 가야지
世俗久相欺 세속구상기 세속은 언제나 서로 속이네
擺落悠悠談 파락유유담 열어 떨쳐 유유히 말하고
請從余所之 청종여소지 청에 따르며 내 뜻대로 살려네
■ 註釋
長公/ 前漢의 長摯의 字가 장공이다. 張釋之의 아들로 벼슬은 大夫였다. 그러나 세상과 맞지 않아 물러난 후 종신토록 나가지 않았다. 仲理/ 後漢의 학자 楊倫, 字가 仲理이다. 군문학연이라는 벼슬을 지냈으나 뜻에 맞지 않아 벼슬을 버리고 大澤에서 글을 가르쳤다. 제자가 천여명이 넘었다고 한다. 그 후에도 세 번이나 불리웠으나 끝까지 나가지 않았다. 大澤/ 넓은 沼澤지방, 江湖와 같은 의미로 쓰인다. 玆/ 그 곳, 또는 이에. 狐疑/ 결단성 없이 우물쭈물하다. 當奚道/ 마땅히 어디로 가야 하지만. 奚는 何와 같다. 道는 길로 간다는 뜻. 擺落/ 털어 없애다. 悠悠談/ 한가로운 사람들의 헛소리. 즉 자신이 농사를 지어 먹지 않고 허튼 소리나 하며 무위도식하는 위정자나 공리공담 철학자 같은 상류층과 함께 어울려 한담을 나누지 않겠다는 뜻.
▶ 飮酒 13
有客常同止 유객상동지 두 사람이 한 집에 살고 있지만
取舍邈異境 취사막이경 생각은 서로 다르다
一士長獨醉 일사장독취 한 사람은 늘 취해 있고
一夫終年醒 일부종년성 다른 사람은 맨 정신이니
醒醉還相笑 성취환상소 두 사람이 취하고 멀쩡함을 서로 비웃으며
發言各不領 발언각불령 서로 말도 통하지 않는구나
規規一何愚 규규일하우 그러나 고지식하게 깨어있는 자는 어리석고
兀傲差若穎 올오차약영 오히려 큰 소리치는 주정뱅이가 현명하다
寄言감中客 기언감중객 술 취한 사람에게 한 마디 하겠노라
日沒燭當秉 일몰촉당병 날 저물면 촛불 켜고 밤새워 마시라고
▶ 飮酒 14
故人賞我趣 고인상아취 옛 친구들 나를 반기며
설壺相與至 설호상여지 술병 들고 몰려 왔서
班荊坐松下 반형좌송하 소나무 아래에 자리 펴고
數斟已復醉 수짐이부취 연거푸 마신 술이 이내 취하네
父老雜亂言 부노잡난언 취기가 오르자 친구들 소란스럽고
觴酌失行次 상작실행차 술 따르는 순서도 뒤죽박죽이라
不覺知有我 불각지유아 취하여 내가 누군지조차 잊었는데,
安知物爲貴 안지물위귀 명리<부귀,명예> 귀한 줄을 어찌 알겠는가 ?
悠悠迷所留 유유미소유 한가로이 마시고 어울리니
酒中有深味 주중유심미 술 속에 깊은 생각 있음을 그대는 아는가 ?
▶ 飮酒 음주 -15
貧居乏人工 빈거핍인공 가난한 생활이라 사람 품 모자라서
灌木荒余宅 관목황여택 뜨락의 나무들이 거칠게 자랐네.
班班有翔鳥 반반유상조 오직 새들만이 날아올 뿐.
寂寂無行跡 적적무행적 사람 발자국 없이 적적하여라.
宇宙一何悠 우주일하유 우주는 참으로 크고 영원하거늘
人生少至百 인생소지백 사람 사는 건 백 년도 못 가며
歲月相催逼 세월상최핍 세월이 서로 독촉하고 밀어대듯
빈邊早已白 빈변조이백 어느덧 귀밑머리가 희여졌거늘
若不委窮達 약불위궁달 만약 곤궁과 영달을 도외시 않는다면
素抱深可惜 소포심가석 평생 지닌 정절 앞에 깊이 뉘우치리.
▶ 飮酒 16
少年罕人事 소년한인사 어려서부터 세상과 어울리지 못하고
遊好在六經 유호재육경 육경을 읽으며 친구를 삼았더니
行行向不惑 행행향불혹 세월 흘러 나이 사십 바라보니
淹留遂無成 엄류수무성 내가 이룬 일이 없구나
竟抱固窮節 경포고궁절 오직, 비굴하지 않은 굳은 절개만을 품은 채
飢寒飽所更 기한포소경 추위와 굶주림만 지겹도록 겪었구나
弊廬交悲風 폐려교비풍 초라한 오두막엔 차가운 바람만 드나들고
荒草沒前庭 황초몰전정 잡초는 집 주변을 황폐하게 만들었구나
披褐守長夜 피갈수장야 낡은 옷 걸치고 지새우는 긴긴 밤
晨鷄不肯鳴 신계불긍명 닭마저 새벽을 알리지 않는다
孟公不在玆 맹공부재자 선비를 알아주는 맹공도 없으니
終以예吾情 종이예오정 끝내 내 가슴이 답답하다.
▶ 飮酒17
幽蘭生前庭 유란생전정 그윽한 난 꽂이 뜰 앞에 피었다
含薰待淸風 함훈대청풍 향기 품고 맑은 바람 기다리는 난
淸風脫然至 청풍탈연지 마침, 맑은 바람 불어오니
見別簫艾中 견별소애중 비로서 쑥 풀과 다른 줄 알겠구나
行行失故路 행행실고로 가다가 옛 길을 잃었으니
任道或能通 임도혹능통 도에 따라야 마음도 통하리라
覺悟當念還 각오당염환 깨달으면 당연히 돌아가야지
鳥盡廢良弓 조진폐양궁 새 다 잡아서 좋은 활을 버리나
▶ 飮酒18
子雲性嗜酒 자운성기주 자운은 술을 즐겨하는 성격이네
家貧無由得 가빈무유득 집이 가난해 마실 수가 없었고
時賴好事人 시뢰호사인 가끔 의뢰에 사람일이좋았네
載醪祛所惑 재료거소혹 탁주 실어 미혹하여 흩으네
觴來爲之盡 상래위지진 잔 오면 다 마시게 되고
是諮無不塞 시자무불색 물어 없는것에 막힘이 없네
有時不肯言 유시불긍언 어떤때는 말하지 않았는데
豈不在伐國 기불재벌국 어찌 나라 침범이 없겠는가
仁者用其心 인자용기심 어진것은 그 마음에서 사용하고
何賞失顯默 하상실현묵 왜 상주어 드러나고 침묵을 잃는가.
▶ 飮酒19
疇昔苦長飢 주석고장기 전에는 늘 배고픔에 시달려서
投耒去學仕 투뢰거학사 쟁기 버리고 벼슬살이에 나섯다
將養不得節 장양부득절 그러나 가족들 부양 하기가 어려웠고
凍餒固纏己 동뇌고전기 늘 추위와 배고픔에 시달렸다
是時向立年 시시향입년 그때가 내 나이 삼십이였으니
志意多所恥 지의다소치 내 의지와 마음이 부끄러워라
遂盡介然分 수진개연분 하지만 나의 성품을 지키려고
拂衣歸田里 불의귀전리 벼슬 버리고 전원으로 돌아 왔다
冉冉星氣流 염염성기류 하늘의 별 위치 따라 세월도 흘러
亭亭復一記 정정부일기 십이년이 지나갔네
世路廓悠悠 세로곽유유 세상살이는 길이 넓고도 멀어
楊朱所以止 양주소이지 양주같이 길 몰라 망설이네
雖無揮金事 수무휘금사 흥청망청 쓸 돈은 없으나
濁酒聊可恃 탁주요가시 탁주 마시며 내 마음을 위로해야지.
▶ 飮酒 20
羲農去我久 희농거아구 복희 신농은 내게서 오래전 갔고
擧世少復眞 거세소복진 세상 받들어 회복할 진실이 적다
汲汲魯中叟 급급노중수 불안해한 노 나라 공자께서
彌縫使其淳 미봉사기순 너 만나 그 순박함을 사용하나
鳳鳥雖不至 봉조수부지 봉황이 비록 날지는 못했노라
禮樂暫得新 예낙잠득신 예악이 잠시 나마 새로이 얻고
洙泗輟微響 수사철미향 유학 의 글 읽는 소리 미미하고
漂流逮狂秦 표류체광진 표류에 미친 진이 잡았네
詩書復何罪 시서복하죄 시경 서경 회복이 또 무슨 죄인가
一朝成灰塵 일조성회진 하루 아침에 재를 만들었구나
區區諸老翁 구구제노옹 구구한 여러 늙은 학자들아
爲事誠殷勤 위사성은근 일에서 정성이 예의를 가르쳤으나
如何絶世下 여하절세하 왜 세상 아래로 끈어졌는가
六籍無一親 육적무일친 육경 흔적에 친함이 없네
終日馳車走 종일치거주 하루종일 수레 몰고 다녀보나
不見所問津 부견소문진 보이는 곳 마다 길 묻는 것이 없네
若復不快飮 야복불쾌음 만약 회복에 쾌히 마시지 않으면
空負頭上巾 공부두상건 거짖지는 것에 머리에 수건이라
但恨多謬誤 단한다류오 다만 한됨에 그르친 잘못 많네
君當恕醉人 군당서취인 그대는 당연히 취한 사람 용서하시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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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음주시 20수는 도연명의 너무나도 유명한 대표적인 시이다. 쉽고 담담한 표현이면서 그의 정신세계를 알 수 있는 문장이다. 특이한 꾸밈없이 담담하게 자연의 정경과 자신의 일상을 그리고 있는 이 시는 도연명을 아는 사람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한 글이다. 田園의 日常을 담담하게 표현한 이 詩는 도연명의田園시 중에서도 그 진수를 맛볼 수 있는 詩로 많은 사람들이 애송하는 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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