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례에서 6시 45분 버스가 있어서 그것을 타고 가기로 했다. 이
버스는 곡성을 거쳐 광주로 가는데 시간은 1시간 30분쯤 걸린다고 했다. 이른 시간이어서 그런지 승객도 많지 않고 도로에 차도 별로 없었다.
1시간 조금 더 걸려 광주 U스퀘어 터미널에 도착했다.
광주에서 아침 식사를 하기로 했는데 마땅한 곳이 없고 이른 시간이라
터미널에 있는 식당가에 들어가서 콩나물국밥을 시켰다. 밥은 무한리필인데 콩나물국이 맛이 별로인데다가 에어컨이 고장났는지 실내가 후텁지근하여 밥
먹기가 힘들었다. 그래서 대충 때우고 나와서 염주체육관으로 향했다.
염주체육관에서 9시에 광주산타MTB 회원들을 만나기로 했다. 이
동호회를 알게 된 것은 출발 전날 내가 광주에서 싱글 탈 만한 코스가 있는지 검색하다가 우연히 이 동호회를 알게 되었고 이 동호회에서 일요일에
싱글 코스를 탄다는 공지를 보고 그곳에 적힌 전화번호에 연락을 하여 만나기로 한 것이다. 터미널에서 염주체육관까지는 거리가 약간 멀었다. 월드컵
경기장 표지판을 보고 갔는데(월드컵 경기장이 염주체육관인줄 알았음) 가다보니 염주체육관 표지가 나와서 그곳에 갔다. 회장님과 회원분 몇 분이
나와 있었다. 간단한 인사 소개를 하고 출발을 했다.
<염주 실내 체육관>
오늘 라이딩 코스는 그 팀에서 3종 코스라고 이름 붙인 곳이었는데 풍암
지구 안에 있는 낮은 언덕같은 야산 3개를 도는 것이었다. MTB를 즐기기에는 낮은 야산이 훨씬 더 재미있기에 기대를 했다. 코스 자체의
난이도는 아마존과 비슷한 편인데 이 팀은 이곳을 레이싱 모드로 달렸다. 앞에서 안내를 하는 두 회원이 특히 잘 탔다. 그 회원들은 거의 매일
이곳에서 라이딩을 한다고 했다. 역시! 뭐든지 잘 하려면 꾸준히 하면 된다는 진리를 새삼 깨달았다. 우리는 초행인데다가 객지에서 다치면 안 되기
때문에 약간 조심을 하며 달렸다. 무정차로 달릴 수 있는 코스였다. 뒤에 따라오는 다른 회원들이 있어서 쉬기도 하고 이야기도 나누고 하면서
재미있게 라이딩을 했다.
1시간 반 정도 라이딩을 마치고 점심을 먹으러 갔다. 식당에서 추천
메뉴인 암뽕순댓국을 먹었는데 맛있고 좋았다.
식사를 마치고 동호회원들과 이별의 인사를 나누고 광주터미널로 다시
돌아왔다. 오후에 어디를 탈까 생각해 보았다. 금성산 코스는 아시안게임을 했던 곳이라 좋다고는 했지만 임도라서 매력이 떨어지고 소쇄원과 담양
메타세콰이어길을 갈까 하고 생각도 했지만 이곳은 차량으로 가는 것이 더 좋을 것 같아 장성 축령산 편백나무 숲을 가기로 했다. 광주에서
장성까지는 약 30분 정도 걸렸다. 장성에서 사과와 자두를 사고 물을 보충한 뒤 2시경에 출발을 했다.
<장성 축령산 편백나무 숲 라이딩>
장성에서 축령산 추암 마을까지 약 10여 킬로미터 되는 길을
달려갔다. 땡볕 아래에서 게다가 또 맞바람을 안고 달리려니 힘이 들었지만 힘차게 달려갔다. 추암 마을을 지나 경사가 꽤 급한 길을 꾸준히
올라가니 임도같은 흙길이 나와서 꾸준히 올라갔다. 주변은 편백나무가 하늘을 향해 쭉쭉 뻗어있는 멋진 경치였다. 사람들이 꽤 많이 와서 산책을
하고 있었다. 임도 정상 부근에 도착해서 잠시 쉬는데 옆에 축령산 정상을 올라가는 등산로가 보인다. 초입이 싱글길로서 딱 제격이다. 노면도
좋고~
금성님과 둘이 정상에 올라가보기로 했다. 초입에서 타고 들어가니
50미터도 못 가서 경사가 센 계단이 나왔다. 위를 보니 그런 길이 죽 이어져 있을 것 같았다. 그냥 돌아설까 하다가 시간도 남아서 올라가기로
했다. 조금 올라갔더니 밧줄이 있는 경사였다.
정상에 올라갈 때까지 그런 상태였다. 계단이거나 아니면 밧줄이 있는
바윗길이었다. 이런 길을 600미터나 올라가야 했다. 중간에 약간 쉬면서 정상에 올라갔다. 정상에 정자가 있었는데 그곳에 너댓명이 바람을 쐬며
이야기를 나누다가 내려가고 우리 둘만 남았다. 주변에 사람이 아무도 없기에 쫄바지만 입고 앉아서 풍욕을 즐겼다. 장성에서 사온 사과와 자두도
먹고 바람을 쐬다가 하산하기로 했다.
하산길은 금곡 영화마을 있는 곳으로 잡았다. 그곳은 군데군데 내려야
하는 곳도 있었지만 대체로 탈 만한 길이어서 타고 내려왔다. 바닥에 습기가 많아서 나무뿌리나 바위 있는 곳은 조심해서 내려왔다. 내려오는 길은
역시 경사가 급한 다운 길이었는데 내려오다가 물이 좋은 곳에 들어가서 반 알탕을 했다. 주변에 사람들이 있어서 홀딱 벗을 수는 없고 그냥
쫄바지만 입고 웃통을 벗어 제친 채 물속으로 들어갔다. 이미 옷이 땀에 다 젖어 있어서 물에 빠진 것이나 마찬가지였기 때문에 별로 망설이지도
않았다. 물속에 몸을 담그는 순간 더위는 천리만리 달아나 버렸다.
다시 장성을 향해 출발하였는데 올 때와는 다른 길로 나오게 되었다.
그러나 그곳도 역시 내리막 구간이라서 장성까지 신나게 내려왔다. 시간은 6시가 거의 다 되었다.
장성에서는 서울가는 버스가 1일 3대가 있는데 막차가 4시 차라서 이미
끊어졌고 이제 광주로 가서 인천이든 서울로 가는 버스를 타는 방법과 정읍으로 가서 버스를 타는 방법 그리고 기차를 이용하는 방법이 있는데 버스는
상당히 밀릴 것 같아 기차역으로 가서 시간을 알아봤다. 오후 7시 30분경 새마을호 열차가 있는데 좌석표는 없고 입석만 있었다. 약 4시간
가까이를 서서 간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어서 망설이고 있는데 매표하는 직원이 6시 40분 이후에 오면 반환표가 있을 수도 있다고 해서 식사를
하고 와서 매표를 하기로 했다. 역 근처 맛집에 가서 생선구이로 식사를 하고 와서 문의를 하니 용산가는 반환표 2장이 떴다고 했다. 그래서
운좋게 표를 구했다.
열차를 타려고 개찰구를 통과하는데 역무원이 오늘 입석 손님이 많아서
자전거를 제지할 지도 모른다고 했다. 그래서 우리는 자전거는 분해해서 탈 거라고 했다. 승강장에서 앞 뒤바퀴를 분해해서 열차를 탔다. 그런데
승무원이 오더니 접는 자전거냐고 물었다. 접는 자전거가 아니라고 했더니 그럼 승차가 어렵다고 했다. 우리가 그래서 이렇게 분해를 하지 않았느냐고
했더니 분해만 해서는 안 되고 잘 포장을 해야 한다고 했다. 우리가 말하기를 지금 포장은 어렵고 원래 이렇게 바퀴만 빼서 KTX도 타고
ITX청춘열차도 탄다고 했더니 그럼 지나다니는 승객들 불편하지 않게 한 쪽에 잘 두라고 해서 약간 여유있는 곳을 찾아서 자전거를 두고 자리에
앉아서 올라왔다.
나는 영등포에 내려서 마지막 전철을 탔는데 금성님은 용산에 내려서
마지막 전철을 못타고 한강을 따라 고양으로 갔다고 한다.
혹시 남도 라이딩을 계획하고 있는 분들을 위해 두서없이 우리의 남도
라이딩 후기를 적어 올렸다. 날은 덥고 힘들어서 글을 다듬지도 못했기 때문에 거칠고 읽기 힘든 부분이 있을지도 모르는데 끝까지 읽어 주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
이제 이 더위도 길면 10여일이겠지~ 힘을 내자
아자!!
첫댓글 수고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요즈음도 영종도 휩쓸고 다니시죠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