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해 무척 많은 일상탈출을 했었다. 관광버스 1~2 대로 회원들과 함께 참석한 것만 살펴봐도 문지회 심화학습 1박2일을 포함하여 9회, 신도청기행 3회, 흥사단 주관행사(도동서원 등)1회, 진우회 답사 2회, 동기회 행사 2회, 문화재지킴이날 선포식 참가 1회 등 모두 18회나 된다. 평균하면 월 1.5회나 되니 많이도 돌아다녔다. 오늘은 금년 마지막이라 볼 수 있는 신도청기행으로 예천 삼강주막-회룡포마을-점심(예천읍 서울왕순대집)-신도청-부용대-안동신시장 코스를 39명이 함께 다녀왔다. 당연히 여러번 왔던 곳이지만 올 때마다 새로운 것들이 생겨나 호기심을 끌 뿐 아니라 동행하는 사람들이 항상 같지 않으니 그들과 어울려 이런저런 정담을 나누다보면 하루해가 짧기만 하다. 삼강주막도 이제 어엿한 문화재 반열에 올랐다. 주모는 없지만 그의 흔적들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작은 초가집 한 채지만 경상북도 민속문화재 제134호다. 문화재청 홈피는 아래와 같이 소개하고 있다. "삼강주막은 삼강나루의 나들이객에게 허기를 면하게 해주고 보부상들의 숙식처로, 때론 시인묵객들의 유상처로 이용된 건물이다. 1900년 경에 지은 이 주막은 규모는 작지만 그 기능에 충실한 집약적 평면구성의 특징을 보여주고 있어 건축역사 자료로서 희소가치가 클 뿐만 아니라 옛 시대상을 읽을 수 있는 지역의 역사와 문화적 의의를 간직하고 있다." 옛 보부상들 모습을 당나귀와 함께 세운 조형물이며, 교량이 없던 시절 황포돗대를 달고 강을 건넜을 배까지 만들어 두었으니 이들을 배경삼아 사진을 찍기에 딱이다. 주막을 들렀으니 막걸리 한 잔이 없을 수 있으랴. 누군가가 제안하여 몇 명이 둘러앉아 좀 싱겁게 느껴지는 막걸리 한 잔을 마시는 호기도 부려 보았다. 두번 째 찾은 곳은 회룡포 마을이다. 보통 회룡대에 힘겹게 올라 마을을 감싸고 돌아가는 강줄기에 탄성을 보내는 것에 익숙해 왔는데 오늘은 뿅뿅다리를 건너 마을을 둘러보았다. 거기에도 제법 여러가구가 농사를 지으며 살고 있었다. 세월따라 펜션같은 게 생겨 외부 손님을 끌어들여 살아가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마을에서 바라본 회룡대는 저만치 높게 자리하고 있어 거리감을 느끼게 한다. 점심으로 예천의 명물 순대국밥을 대한다. 오징어불고기 한 접시, 순대 한 접시, 막걸리 한 병, 거기에 걸쭉한 순대국과 밥이 따로 나온다. 넷이 싫컷 먹을 정도라 넉넉하며 맛도 일품이다. 도청이 이전한 지 2년이 지났으니 이제는 제법 자리를 잡은 듯하다. 주변 조경공사도 잘 되어 있어 뒷산 검무산과 조화를 이룬다. 비록 목재가 아닌 콩크리트 집이지만 외형은 순수 한옥형태라 친근감도 남다르다. 안민관(본관), 여민관(의회), 동락관(공연장), 홍익관(주민복지관)과 같은 명칭도 잘 지은 것으로 보인다. 인공연못이지만 아주 멋지게 꾸몄고, 조형물들도 아름답게 조성해 두어 사진찍기 좋은 명소로 보인다. 명실공히 경상북도가 웅도의 위상을 지니고 뚜벅뚜벅 발전하는 모습을 보며 살고 싶다. 안동 하회마을을 조망할 수 있는 부용대는 언제 올라도 좋다. 회룡포 마을은 소박한 농민들이 살고 있다면 하회마을은 서애 류성룡과 같은 탁월한 인물을 배출한 마을이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곳이니 비교 자체가 무의미 하지만 외형은 많이 닮은 동네다. 낙동강이 마을을 휘감고 유유히 흘러 아름다운 풍경을 연출하지 않은가. 양반과 상민이 어울려 살아왔고, 하회탈춤이라는 독특한 탈문화를 전승하고 있으며, 많은 관광객을 모으는 힘을 갖고 있어 누구나 한 번쯤 와봤을 곳이 아니던가. 오른쪽으로 조금 내려가면 서애선생의 형인 겸암선생이 지은 겸암정사가 나온다. 여기서 서애 선생이 징비록을 집필한 옥연정사까지 강가를 따라 가본 경험을 살려 그길을 한 번 밟아보려 했으나 겸암정사에 있는 어떤 분의 만류로 포기하고 말았다. 길은 있지만 낙엽이 쌓여 분간이 어려워 위험하니 그냥 왔던 길로 돌아가라지 않는가. 두 분 형제가 100여m 거리를 두고 쉼터같은 집을 짓고 오가며 정을 나누었을 옛길을 생각하면 나도 모르게 그날로 돌아가고픈 생각이 든다. 형제가 한곳에 모여 산다는 것 이제 전설로 남게되었으니 아! 무심한 세월이여. 서애 선생이야 임란을 극복한 영의정으로 널리 알려졌지만 겸암 선생은 벼슬이 그만 못했다하더라도 형만한 아우없다는 말을 곱씹어 본다. 훌륭한 형이 있었기에 그보다 더 뛰어난 동생이 있을 수 있지 않았겠는가. 안동신시장에 잠시 들렀다. 어떤이는 간고등어를, 어떤이는 문어를, 버버리 찰떡을 사간다. 그리고 곧장 대구로 향했고 과히 막히지 않은 시간대라 무사히 하루를 마쳤다. 아무 탈 없이 잘 협조해주신 회원님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주막촌의 조형물, 엽전이다>
<보부상 모습 재현>
<당나귀 탄 검은 옷의 보부상, 멋집니다>
<다리 밑에 터널을 만들어 예천의 명소를 사진으로 소개하는 장면, 그런데 사진을 두 장으로 분리해 두어 보기에 불편하다>
<초간정 처럼 두 사진으로 구별해 두었다>
<주차장에 내려 주막으로 이어지는 아담한 대나무숲길>
<돌과 흙을 섞어 쌓은 담장, 덮여있는 짚은 천연짚이 아니다>
<450년 된 회화나무>
<주모가 외상값을 상형문자로 표기해 두었는데 보존하기 위해 유리를 덮었다>
<삼강주막 건물>
<새로운 주막촌을 꾸였다>
<황포돗대를 단 배를 배경으로>
<간단히 배추전에 막걸리 한잔을 나누다>
<돌고있는 물레방아, 사진에는 표가 없네요>
<한 때 회룡포 물줄기를 잘록한 부분을 파서 연결하자는 말까지 있었다나>
<폭 약 1m정도 구멍뚫린 철판을 깔아 다리로 삼았고, 물이 차면 구멍을 통해 물이 올라오면서 뽕뽕다리란 이름이 붙었단다>
<다리를 건너면서 조심하는 모습이 역역하다>
<마을을 감싸고 흐르는 강물의 범람을 막기 위해 둑을 쌓고 나무를 심었는데 산책하기 좋은 길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