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었을 때 만화보는 것을 좋아했는데 유독 한 작가의 작품을 다 읽었다.
고행석의 불청객시리즈다
구영탄과 박은하의 사랑이야기인데..
제일 먼저 끝 부분을 본다
결혼으로 해피엔딩이 되는가를 보고 읽는다.
그땐 난 결혼을 무척 하고 싶어 했는데
(즉 아버지가 되고 싶었다).
사랑하는 둘의 결혼이 그리 기뻤다.
이제 결혼을 잊고 형하고 단 둘이 사는데
내가 먼저 가버리면
형이 술에 취해 고스톱을 즐겨치던 동생이 그리울 것이고
낚시를 가면 옆에서 재잘거리고 커피와 라면을 끓이던 동생이
없어 세상에 자기혼자란 사실에 울먹일 것이다.
나도 형이 없으면 사랑을 쏟아줄 데가 없어 마찬가지다
지상에서의 삶, 하루하루가 이렇게 소중한데
올해도 벌써 8개월을 넘겼다
내가 남의 골프채를 잘못 가져와
형이 동생이 정신장애자라서 그랬다고
수습을 하고 내 골프채가 훨씬 비싼건데 하며 웃는다
양산에 송가인 만나러 갔다가 마지막 버스를 놓쳐
형이 밤이 늦도록 나를 찾아 헤매던 기억들,
낚시하러 갔다가 길을 잃어 경찰서에서 전화를 걸던 기억,
...
우리 둘이 형제로 얽혀 참 이상하게 살았다.
형에게 그 사람이 상을 받았다고 하면
그 상을 안받았으면 더 좋았다하고
누가 그 자리에 앉았다 하면
그 사람이 자기자리를 남에게 양보했으면 더 좋았다고 한다.
창후야~난 사실 카톨릭신자이면서도
목사나 신부의 말씀에는 전혀 관심이 없단다
문학을 하고 싶고 서편제의 작가 이청준은 나도 좋아한다.
한(恨)을 다룬 관념작가 ?
형이 사업을 해 돈을 버니 제일먼저 친척을 찾더라
그러다 사업이 망하니 ...
꼬리를 내리는데 뭐 인생이란 다 그런거라고 생각한다
젊어서는 문교부장관 이교영이래며 꿈도 꾸어 보기도 했는데
미치광이 시인이래는게 더 좋은 타이틀이 되는거라고 웃는다.
뭐,차 한잔의 작가 캐더린 맨스필더는 거울을 보고 웃어라 했는데
자꾸만 웃음이 나온다.
이렇게 될줄 알면서도 무작정 당신이 좋았습니다하는 시인의 절망이
애교로 비치는 밤이다.
전나무 한그루를 뽑아서 푸른 하늘에 적는다.
아그네스여~난 당신을 사랑합니다라고 하는
이런 독일시인 하이네도 귀엽고.
제일 좋은게 이 작품만큼 감동을 주는게 다시는 없다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 -강재규필름
어머니,동생을 반드시 살려서 어머님앞에 데려 오겠습니다 라고 시작되는.
첫댓글 금강공원에 가는 길 어느 어르신이 공손하게 절을 한다. '잘 계십니까? 요즘은 주민센터에 안보이던데요!'
나는 모르는데 그분은 나를 알고 있었던 것이다. 두런 두런 이야기를 하던중 생활이 어렵다고 하신다.
복지 정보를 알려주시고 다음에 만나서 신청하셨는지 물었다. 고맙다고 인사를 하신다.
요즘은 친구처럼 지난다. 작사를 하신다고 한다. '시를 좋아 하신분은 겸손 하시지요! 하니까 빙그레 웃으신다
좋으신 분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