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소루쟁이꽃과 함초를 털러 해안가 포구로 갔습니다.
한 지주에 씨앗이 여물어가는 꽃대공과 안그런대공이 공생하는 소루쟁이 이름을 동상이몽.이라고 이름지었습니다.
보름전 함초를 따가고 이젠 얼추 쇠었겠다 생각했는데 의외로 아직도 여린순의 함초가 존재하고 있었죠.
소루쟁이의 약성은 실로 위대하다고 합니다
잎보다는 뿌리에 있는 약성을 알아주지만.
나혼자 좋자고 자연의 한 존재를 뿌리채 박탈해가는 노략질을 하는것 같아
아무리 약성이 좋아도 뿌리채 취하는 일은 되도록 삼가는 편.
씨앗도 꽃도 한나무에서 송두리채 취하지않고 종족을 번식시킬만큼의 적당량은 남겨두고 뺏어오지만
산이나 들판에서 취한 그들에게 늘 감사와 미안한 마음의 합장을 하곤 하는데 그러한 나를 보고 벌과 나비.또는 지렁이가 말하기를.
"지랄허네..."그러지 않을까?
우거진 갈대숲을 헤치고 다니면서 소루쟁이꽃을 체취하는동안 몇번이나 놀라 엉덩방아를 찧게한건
종달새도 아니고 산비둘기 까투리?
큰새가 날아가고 난 자리에 혹시..컴컴한 호기심이 발동하여.
새알이있나?하고 살그머니 다가가보면 한줌도 안되는 어린새가 엄마야~ 하며 튕기듯이 솟아올라
언제는 놀라 나동그라진적 을 금새잊고 .깔깔웃는 나를 보고 갈대들도 일제히 몸을 비비며
나를 따라 우루루 웃는 소리를 냅니다
해안가 여기저기에 둥그렇게 솟아난 함초들.
함초를 따러 이사방저사방 내 발길닿는
그곳에 지그재그 금을 그서놓으면 마치 사방팔방뛰기 사금파리 놀이를 한듯
웃길것 같습니다.
기분좋은 향기를 뿜어내는 망초꽃과 어우러진 앙징맞은 별꽃은 냉이 닮은 풀에서 핀 꽃인데..
불한당 같이 뽄새없는 풀잎에서 이토록 사랑스럽고 앙징맞은 꽃을 피워내다니...
밀집모자에 꽃을 따서 담아다가 꽃차를 만들 요량으로 꽃들앞에 앉아섰지만.
소리없는 작은 아우성..나를 바라만 보아주면 안되겠나요?
인적이라고는 눈을 씼고 보아도 없는 황량한 들판에 누굴보라고 이토록 작은귀염들을 떨고있는지..
들판같은 내가슴에 작은 별처럼 앉은뱅이 꽃 한송이만 꺾어심고.
나머지 작은 들꽃들아.
작은별들아..벌과 나비들을 맘껏 희롱하며 살다 가거라....
함초의 약성을 아시나요?
나도 잘은 모르지만 미네랄이 풍부하고 변비에 좋으며 몸안의 독성을 끄집어내주고
맛은 짜며 짜도 나트륨의 악성은 인체에 전혀 해가 없으며
많이 먹으면 배부르다는것.
예전에 체취한 함초는 효소와 가루를 냈는데 이번엔 함초장아치를 해보려고 합니다.
제손가락을 주시해 보실래요?
요즘 산으로 들판으로 꽃이나 야초를 따는데 사용해서 손톱밑마다 풀물들이 들고
손톱이 부러지고 깨지고 손톱수난이 말이 아니올시다.
그래도 얼굴은 멀쩡해서 참 다행이야~ 안그런가요?
이글거리는 태양열아래 나를 기다리는 자동차가 덥고 지루해서 미치겠다고 합니다.
보리가 익어가는 황금벌판을 바라보니 이생진의 시 한 수가 생각나네요..
'살아서 배고팠던 사람
실컷 처먹으라고 보리밭에 묻어주었다.
살아서 그리웠던 사람
죽어서 찾아가라고.
짚신 한 짝 놓아주었다.'
문둥이가 아기 간 빼먹고 달보고 피토하며 울던곳이라서
보리문딩이..라는 속설이 있습니다.
보리고개언덕을 홀로넘자니..옛님이 그리워서 눈물난다는 머슴살이 십여년만에 돌아와봉게로
옛님은 간데없고 보리밭의 보리이삭이위에 옛님의 얼굴만이 출렁인다는 삼식이 얘기도 있고요.
어려운 시절 ....보리고개.. 보리개떡....보리문딩이..
보리밭을 보면 지금이야 낭만적인 향수에 젖어보지만
옛시절의 보리밭은 기근을 간신히 넘어가게하는 구황이자 피맺힌 눈물이었죠.
예날옛날 러브모텔이 없던 시절에는요.
불륜의 연인이 연애를 할때 보리밭 에 깊숙히 들어가 밭고랑사이를 문대며 사랑을 했다는데요.
유난히 깊이 패인 고랑마다 통통한 미꾸라지가 많았던건 누군가가 흘리고간 영양가 많은 멀국을 먹어서 ..아니면 말고....
흔히 약초를 건조하는데잇어 그늘인가 양달인가를 가리는데요.
중요한건 깨끗하게 충분히만 말리면 되는겁니다.
다만.음건과 양건의 차이점은.
그늘에서 말린 풀이나 꽃의 비깔이 원색을 유지하는 반면.
햇볕에 말리면 그 빛이 태양열에 탈색된다는것.
이황이면 다홍치마라고 꽃을 말리는 과정이니 소루쟁이꽃을 아크릴지붕아래에서 말리기로 하였습니다.
아크릴이라고 해봤자 햇볕은 그대로 투영하지만
그래도 빛사나운 땡볕은 어대강 여과를 해중게로.
함초를 씼은물로 날가물어 타들어가는 민들레와 명아주에게 샤워를 해주었어요.
인동초 넝쿨을 마당 잔디밭에다 말리는 중입니다.
밤사이 잔디밭을 누비며 영역표시를 해둔 길똥이녀석의 흔적을요.
개똥도 약에쓸라면 없을까봐 그대로 마르라고 놔뒀더니 똥퍼리들이 좋아냈습니다....
여린 감꼭지와 민들레 몇송이..이정도면 삼사일분의 목마름을 채워줄 대용차가 되겠네요.
아..땀에절은 머리속에서 보리밥쉰네가 펄펄 나네요 .
이제 샤워부터 하고 봐야겠어요..
첫댓글 이상해요..사진계시판에 퍼다놓으면 안달라붙는 이유가 뭔지...
사진계시판에 올리는것을 몇번 시도하다 안되어 글계시판에 올리는것을 양해바래요..
아무판에 붙여두어도 좋아서 잘 보고 잘 읽고 갑니다~^^
길똥이....(홍길동을 나는 저렇게 표현함) 처럼, 들판을 누비네요...
수고 많으셨네요....
홍길똥응 제별명입니다...
'살아서 배고팠던 사람
실컷 처먹으라고 보리밭에 묻어주었다.
살아서 그리웠던 사람
죽어서 찾아가라고.
짚신 한 짝 놓아주었다.'
............짚신 한짝이 필요한데 마녀님이 놓아 줄껀가요?...............
보불단지님께는 꽃신 두짝 드리께요..
자연엔 수많은 생로 병사의 오묘한 이치가 살아 숨쉬고 있는것 같습니다....날씨가 너무 더우니 한 낮에는 나가지 마세요
그챦아도 땡뼡에 쪄주그니 한낮에는 지발덕분에 돌아댕기지말라고 여린님 말자꼬로
밤낮으로 길똥씨가 하는 잔소리입니다.
구수하고 맛깔스런 글 맛나게 먹고 갑니다
이 핑계 저 핑계 필요없는 어제 같은 날 만났어야 했는데 아쉽네요
언제나 만날 수 있을까요
뵙기를 간청하옵니다 누추한 곳이지만 덜렁이 집을 한번 왕림해 주시지요
하얀 쌀밥에 텃밭의 고추와 상추쌈으로 대접해 드리리다
마녀님 안녕하세요? 궁금해서 말인데요 인동초 넝쿨도 차 를 끓여 마시나요? 알려주실거죠?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