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서 비유 묵상
“감추어진 하느님 나라의 신비”
2025년 9월 10일(수)
마태 20:1-16 포도원 일꾼과 품삯의 비유
1 "하늘 나라는 이렇게 비유할 수 있다. 어떤 포도원 주인이 포도원에서 일할 일꾼을 얻으려고 이른 아침에 나갔다.
2 그는 일꾼들과 하루 품삯을 돈 한 데나리온으로 정하고 그들을 포도원으로 보냈다.
3 아홉 시쯤에 다시 나가서 장터에 할 일 없이 서 있는 사람들을 보고
4 '당신들도 내 포도원에 가서 일하시오. 그러면 일한 만큼 품삯을 주겠소.' 하고 말하니
5 그들도 일하러 갔다. 주인은 열두 시와 오후 세 시쯤에도 나가서 그와같이 하였다.
6 오후 다섯 시쯤에 다시 나가보니 할 일 없이 서 있는 사람들이 또 있어서 '왜 당신들은 하루 종일 이렇게 빈둥거리며 서 있기만 하오?' 하고 물었다.
7 그들은 '아무도 우리에게 일을 시키지 않아서 이러고 있습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그래서 주인은 '당신들도 내 포도원으로 가서 일하시오.' 하고 말하였다.
8 날이 저물자 포도원 주인은 자기 관리인에게 '일꾼들을 불러 맨 나중에 온 사람들부터 시작하여 맨 먼저 온 사람들에게까지 차례로 품삯을 치르시오.' 하고 일렀다.
9 오후 다섯 시쯤부터 일한 일꾼들이 와서 한 데나리온씩을 받았다.
10 그런데 맨 처음부터 일한 사람들은 품삯을 더 많이 받으려니 했지만 그들도 한 데나리온씩밖에 받지 못하였다.
11 그들은 돈을 받아들고 주인에게 투덜거리며
12 '막판에 와서 한 시간밖에 일하지 않은 저 사람들을 온종일 뙤약볕 밑에서 수고한 우리들과 똑같이 대우하십니까?' 하고 따졌다.
13 그러자 주인은 그들 가운데 한 사람을 보고 '내가 당신에게 잘못한 것이 무엇이오? 당신은 나와 품삯을 한 데나리온으로 정하지 않았소?
14 당신의 품삯이나 가지고 가시오. 나는 이 마지막 사람에게도 당신에게 준 만큼의 삯을 주기로 한 것이오.
15 내 것을 내 마음대로 처리하는 것이 잘못이란 말이오? 내 후한 처사가 비위에 거슬린단 말이오?' 하고 말하였다.
16 이와 같이 꼴찌가 첫째가 되고 첫째가 꼴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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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자주 듣던 비유이지요. 잘 아는 내용일수록 더 깊은 독서를 요구할지도 모릅니다. 더 깊이 읽고 더 많이 묵상하다 보면 더 큰 울림과 깨달음의 선물을 받게 됩니다. 오늘 비유 역시 자세히 그리고 천천히 읽어 보는 것이 우선입니다.
이스라엘은 10월 말경에 포도를 수확합니다. 어려서 제 집 바로 옆에 포도밭이 있었기 때문에, 포도 농사는 사람 손이 많이 간다는 사실만큼은 잘 압니다. 포도 껍질을 벗겨 내는 것부터 시작해서 수확하기까지 모두 사람을 써서 해야 할 일이었습니다.
포도원 주인이 일꾼을 모으러 가는 이야기부터 시작입니다. 시간 순서대로 사람을 데려다 일을 시키고, 관리인을 시켜 품삯을 나눠 줍니다. 문제는 여기서부터 시작합니다. 아침 일찍부터 일을 마치기 한 시간 전에 고용한 일꾼까지 모두 같은 품삯을 준 이유가 있었을 겁니다.
예수님 비유의 진의는 포도원 주인이신 하느님은 일을 찾지 못해서 종종대는 사람들까지도 모두 챙겨서 먹고 살 수 있도록 배려하시는 분이라는 말입니다. 하느님은 이처럼 우리의 생각을 뛰어넘는 자비로우신 분이라는 사실이지요. 율법을 잘 지키고 선한 행실의 규정을 얼마나 잘 지키느냐의 여부에 따라 상급을 받는다고 생각했던 당시 유대교 지도자들의 상식을 엎어 버리십니다.
여기서 우리가 묵상할 것은 하루가 끝나가도록 일을 찾지 못한 사람들의 절망과 불안한 마음입니다. 품삯을 받지 못해 제대로 먹지 못하는 이들이 상징하는 뜻은 무엇일까요? 우리들도 해야 할 일을 하지 못하거나, 이루어져야 할 일이 잘되지 않을 때, 반드시 성취되어야 할 일들이 좀처럼 더디 진행될 때 가지는 종종거림의 경험이 있습니다. 힘과 능력이 없거나 운이 좋지 못해 뒤처지는 듯한 느낌을 받을 때도 있습니다. 그런 우리들의 마음을 헤아리시고 더 열심을 내도록(일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하기고 허락하시는 하느님의 자비의 폭은 우리의 상상을 넘고도 남습니다.
오늘 비유에서 우리가 잊지 않고 기억할 것은 제일 먼저 일하러 온 일꾼의 마음이 아니라, 일을 찾지 못하다가 일을 얻게 된 사람의 마음입니다. 바로 우리 자신일 수 있습니다. 그러니 오늘 비유야말로 ‘복음의 핵심’이라고 말한 신약학자들의 선언이 이해가 됩니다. 그래서 오늘 비유의 제목은 일꾼이 아니라 ‘선한 포도원 주인의 비유’이어야 합니다. 자비하신 하느님의 그 큰 사랑을 깊이 깨닫도록 이끌기 때문입니다.
하느님 나라는 바로 이런 모습입니다. 우리도 그런 하느님 나라를 꿈꿉니다.
첫댓글 아멘
16 이와 같이 꼴찌가 첫째가 되고 첫째가 꼴찌가 될 것이다.
+ 하느님은 일을 찾지 못해서 종종대는 사람들까지도 모두 챙겨서 먹고 살 수 있도록 배려하시는 분, 우리들의 마음을 헤아리시고 더 열심을 내도록(일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하시고 허락하시는 하느님의 자비, 아멘!
^^ 이 역시 일자리 못찾아 제대로 벌고 먹지 못하는 자식의 가족들을 보는 안쓰러운 마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