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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영 미 충북도농업기술원 잠사시험장 소득개발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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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농업기술원 잠사시험장(옛 잠종장)에서 24년간 잠업업무를 추진해 오고 있는 고영미씨(46·☏043-220-5895)가 도내 잠업의 1인자로 불리며 ‘누에엄마’로 통하는 데에는 그녀가 누에에 대해 남다른 열정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고씨는 쇠퇴하는 잠업을 소득작목으로 부활시키기 위해 무균·무독의 우량 누에씨를 매년 생산, 도내 양잠농가에 공급해 온 점 등이 공로로 인정받아 지난달 정부 모범공무원으로 선정돼 국무총리 표창을 받았다. 그녀는 “이 모든 것이 사양산업으로 접어드는 잠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곽병한 잠사시험장장을 비롯해 임헌배 잠상팀장, 황규석 소득개발팀장, 동료 직원들이 함께 부단한 노력을 기울여 준 덕분에 가능했다”며 공을 돌렸다. 그녀는 2001년부터 기능성 식품인 누에동충하초 종균을 생산, 충북을 비롯해 충남·경기·전북·전남 등에 공급하고 재배기술을 지도하는 등 잠업발전을 위해 남다른 공헌을 펼쳤다. 특히 2006년 전국 최초로 천연재료인 누에고치를 이용한 공예품 제작기술을 개발해 희망자를 대상으로 20여회 이상 무료 전수교육을 실시, 상품화하는 등 누에고치 소비를 통한 양잠농가 소득증대에 기여해 왔다. 고씨는 올 상반기 새로운 누에품종인 골든실크잠에서 생산된 누에고치를 이용한 황금실크 수의(壽衣)를 전국 최초로 제작·선보이며 ‘누에고치는 희다’라는 고정관념을 바꾸는 등 양잠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힘을 쏟아 부었다. 골든실크누에는 그동안 사육되는 누에가 생산하는 흰색고치와 달리 황금색의 누에고치를 짓기 때문에 염색을 하지 않은 황금색 천연실크를 생산할 수 있다. 이 같은 노력으로 사양길의 잠업이 21세기의 육체적·정신적 조화를 통해 행복한 삶을 추구하고자 하는 ‘웰빙시대’의 컨셉에 맞춰 새로운 변신을 꾀하고 있다. 그녀는 63년 4월 음성군 읍 교동 646에서 논농사를 짓는 아버지 고은수씨(73)와 어머니 김태순씨(68·86년 작고) 사이에 4녀1남 중 장녀로 태어나 음성여중과 청주여상을 졸업했다. 현재 장소득개발팀에서 원누에씨 생산 및 관리를 담당하고 있는 고씨가 잠업에 첫 발을 들여 놓은 것은 84년. 보고 자란 것도 없고 관련 학교를 졸업하지도 않은 그녀에겐 너무나 낯선 잠종장이었다. “처음엔 누에가 어떻게 자라는지 알지도 못했고, 그 징그러운 벌레와 어떻게 씨름하며 살아가나 막막했었는데 24년 간 한 우물만 파 오다보니 눈감고도 꿰뚫게 돼 이제는 사랑스럽고 예쁘기만 합니다” 고씨는 “잠업이 쇠퇴하면서 잠사시험장이 있는지 조차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다”며 “말이 공무원이지 행정적 업무보다는 노동력을 더 필요로 하기 때문에 즐겨하지 않으면 힘들다”고 말했다. 누에는 알에서 부화돼 나왔을 때 크기가 3㎜정도이며, 부화한 개미누에(의자)는 뽕잎을 먹으면서 성장, 4령잠을 자고 5령이 되면 급속하게 자라서 8㎝정도가 되고 5령 말이 되면 뽕 먹는 것을 멈추고 60여시간에 걸쳐 2.5g 정도의 고치를 만든다. 실은 1개의 고치에서 1200∼1500m가 나온다. 고치를 지은 후 70여시간이 지나면 고치 속에서 번데기가 되고, 그 후 12∼16일이 되면 나방이 된다. 이 나방은 알칼리성 점액으로 고치의 한쪽 끝을 뚫고 나오며, 암나방은 500∼600개의 알을 낳고 죽는다. 누에씨 생산보급과 갖가지 색깔의 누에고치를 이용한 공예품 소재개발, 학습용 교구 개발, 노인과 주부, 어린이들에 대한 프로그램 운영, 동충하초 우량종균 생산보급 등으로 고씨는 늘 하루해가 부족하다. 특히 5월부터 9월까지는 나방 짝짓기(새벽)와 누에 알깨기, 누에 사육, 누에 알 받기(잠종재종) 등으로 출·퇴근은 물론 휴무일에 대한 개념조차 잊고 살기 일쑤다. 이 같은 일을 수월히 해 나가기 위해선 가까이 근무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 남편 연원흠씨(47·한국교원대 교육행정직)와 제민(17)·제준(15) 두 아들을 설득해 2000년 8월 잠사시험장 내 관사(청원군 내수읍 구성리 420)로 이사, 8년 째 생활을 하고 있다. 당시 관사생활을 꺼려했던 남편은 넓은 전원적인 생활과 아이들 정서 및 교육적 측면에서 현재는 크게 만족하고 있으며, 아이들도 친구들이 찾아와 누에 관찰을 하는 등 자랑꺼리가 생겼고, 그녀도 가까이에서 아이들을 챙길 수 있어 즐거워한다. 남다른 학구에 열정을 갖고 있던 고씨는 뒤늦게 공부를 시작, 2003년 한국방송통신대학 경영학과를 졸업한데 이어 이듬해 누에관련 업무에 나름대로 충분한 경력을 쌓았지만 이론적 뒷받침이 안 돼 좀 더 학문적인 연구를 위해 충북대 농생물학과(응용곤충 전공)에 입학, 2006년 수료했다. 그녀는 주부와 아내로, 엄마와 직장인으로 생활하는데 어려움이 많아 한 때 ‘학업을 포기할까’라는 생각 등으로 제때 논문을 제출하지 못해 졸업을 하지 못하고 수료하는데 그쳤다. 고씨는 실무와 이론에 해박하려면 어차피 학위를 취득해야겠다는 결심을 갖고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논문준비에 한창 열을 올리며, 주경야독(晝耕夜讀)의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다. 지난 24년간 잠업업무의 한 우물만 파 온 고씨는 도내 잠업관련 공무원 중 유일한 여성으로 이제는 충북에서 내로라하는 ‘누에 전문가’란 평가를 자랑스러워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