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게구름
최 병 창
사랑의 성분은 같다지만
결과는 서로가 엄연히 다르다
구름의 모양과 색깔이 각각 다르듯이
그리움을 아는 자만이
진정한
사랑의 노래를 부를 수 있으니
사랑을 알려거든
먼저 그리움을 배워야 한단다
사랑이란 뭉게구름처럼
죽어도 다시 태어나는 것
때문에 사랑의 원시 성이란
애증의 존재론적 모순덩어리이며
아주 은밀한
무한개념의 상징이기 때문이다
거울이 아니고는 보지 못하는
자기 얼굴이 항상 낯설 듯
그리움이란 아무리 그리워도
언제나 낯선 얼굴이다
그래서 우리는 마음속에
또 다른 모습을 감추고 살아가는가
보이지 않는 속마음으로
그리움이란 애증을 닦아내며
매일매일을 죽는 것처럼
살아가는 그림자 같은 사랑
어쩌면 사랑이란 뭉게구름 같아서
날마다 그리움의 사닥다리가 되는데
쉼표와 느낌표 말 줄임 끝에
마침 표를 기억하기 위해서는
날마다 낡아가며 새로워져야 하는
그리움을 소망해야 하는 일,
그래서 끝에서 끝으로
듣도 보도 못한
최종면접은 아직도 멀었다는데.
<2020.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