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가 용인으로 아이들과 함께 1박 2일 여행을 갔다.
동강초 아이들과 헤어져 집에 돌아와 잠깐 쉬고 베낭을 챙긴다.
동강 하나로마트에서 500그램 삼겹살을 넣고 술까지 챙기니 배낭이 묵직해진다.
3시 40분에 당곡제 옆에 차를 두고 오르막을 걸으니 등짝에 금방 땀이 밴다.
오랜만에 박 배낭을 맸다.
오르막이 끝나 한번 쉬고 귀절암에서 또 쉰다. 땀방울이 떨어진다.
말만 하지 박 배낭을 메고 산에오르지 못한지 오래다.
전망대에 서서 소주를 입대고 마신다.
옅은 구름이 깔려있지만 만 건너 산들이 제 모습을 보여준다.
까마귀들이 주변을 맴돈다.
정상 아래 철난간 바위 위에 배낭을 벗어두고 정상에서 북쪽을 보고 온다.
북동쪽으로 금전산 뒤로 백운산과 지리의 능선이 보이니 기분이 좋다.
별량 첨산 오른쪽으로 순천만의 갯벌과 바다도 좋다.
돌아와 텐트를 치고 고기를 굽는다.
술은 혼자 마셔도 잘 들어간다.
흐린 하늘 구름 사이에 반달이 떠 있다.
마을에 가로등불이 켜진다.
주월산 아래의 골프장은 성처럼 밝다.
술을 마시다가 바위로 올라가 동쪽을 보고 온다.
바람이 불어온다.
라디오를 켜고 랜턴 불빛에 글 몇 줄을 읽어보지만 재미가 없다.
낙서도 시큰하다.
술은 취해오고 사방은 부드러운 달빛에 한밤중인 듯한데 아직 8시도 안 되었다.
혼자 노는 밤이 길구나
고흥만 끝 선밸리 리조트의 불빛이 밝다.
이제 잠 자자. 아무 생각없이.
바닥이 딱딱하여 자주 뒤척인다.
하긴 매트를 바꿀 때도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