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당신의
살아계심을
똑똑히 보여주소서.
임은정님이 대구지방검찰청에 있습니다.
3일 · 대구 ·
대구로 이사 온 후
다니게 된 교회 목사님으로부터
일교(一膠)라는 호를 받았습니다.
豈知一寸膠 (기지일촌교)
救此千丈渾 (구차천장혼)
서경에 나오는 구절로
누른 황하 물을 맑게 하는 한치 아교풀처럼
검찰을 맑게 하는 아교풀과 같은 검사가 되라고
신신당부하셨습니다.
얼마 전
대구지검 인근에 있는 보광원 한우 스님으로부터
글을 받았습니다.
月中桂樹和根拔 (월중계수화근발)
海底驪龍把角牽 (해저여룡파각견)
달 속에 계수나무 뿌리를 뽑아내고
바다 밑 검은 용의 뿔을 잡아당기는
기개를 가지라고 하시더군요.
브레이크가 고장 나 폭주하는 검찰을
멈춰 세울 용사가 되어 달라는 당부겠지요.
며칠 사이
4만명이 넘는 분들의 탄원서가
사무실에 날아들었습니다.
이 많은 분들의 마음을 상자에 담아
흐뭇하게 과천 법무부로 향합니다.
2012. 2.
법무부에서 근무하다가
서울중앙지검으로 인사 발령을 받았어요.
법무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저를 우수 여성검사로 홍보했는데,
그 보도자료 담당자는 한동훈 검사였습니다.
1년 뒤인 2013. 2.
무죄구형 강행으로 징계 회부되어
검사징계위원회 출석차
법무부로 다시 갔지요.
잘릴 뻔했지만,
결국 살아남았습니다.
2022. 5.
법무부에서 근무하다가
대구지검으로 인사 발령을 받았는데,
한동훈 법무부장관의 첫 인사입니다.
그리고, 2023. 3.
검사 적격을 의심받아
다시 법무부로 갑니다.
정순신 전 검사도 국가수사본부장 적격자로 무사 통과시킨 법무부인데
누군들 문제겠냐고
아무 걱정말라는 말도 있긴 하지만,
수사의 최종 목표를
‘실체진실의 발견과 사법정의’가 아니라
‘유죄 판결’이라고 생각하는 정순신 전 검사를
적격으로 보는 법무부라서
네가 오히려 걱정스럽다는 말들도 많네요.
부적격자를 가리는 역사의 법정에서는
제가 아니라 법무부를
피고인석에 세울 테니
대한민국 검사의 기개로
당당하게 나아가
검사가 무엇인지를 따져묻고 오겠습니다.
혼자라도 당당히 갈 생각이었는데,
이렇게 함께 하는 이들이 많으니
어찌나 든든하고 행복한지요.
고맙습니다.
덕분입니다.
잘 다녀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