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르기에 아름답게 꽃을 피운다
날씨 너무 더워
세상이 더위 먹었는지, 미쳤는지
나라가 벌집 쑤신 듯 시끄럽습니다.
색 바랜 이념논쟁에 너와 나 구분 없이 모두가 'Touch me not'을 외친다.
물봉선을 표현하는 이 말이 어쩌다 정쟁 한복판으로 내몰렸는지 안타깝다.
대한 민국이여 정신 차려라
미세한 바람결에도 주머니를 터뜨려 씨앗을 쏟아내는 물봉선.
터뜨리는 힘이 강해 씨앗을 멀리 보낸다.
'나를 건드리지 말라'는 뜻은 자신의 힘으로 씨앗을 퍼뜨릴 수 있다는,
종족을 늘릴 수 있다는 자신감의 발로로 여겨진다.
여기서 잠깐! 일제강점기 반일 사상 노래로 묶여 금지된
울 밑에 선 '봉선화'와 '물봉선'은 엄연히 다른 식물이다.
착각하지 마시길.
'참을 수 없는', '건들지 마세요(Touch me not)'라는 뜻을 가진 식물!
'터치 미 낫(Touch me not)'이라 했으니 까칠하고 도도해 보이지만 직접 꽃을 보면
'어? 이게 뭐지?'라는 생각을 갖게 됩니다.
이제 막 소녀티를 벗고 청춘의 열차에 몸을 실은 처녀의 입술 같은 꽃!
꽃잎에 맺힌 이슬은 감로주나 다름없습니다.
물봉선! 늦여름에 피어 가을과 함께 지는 이 꽃은 보고 또 봐도 질리지 않습니다.
종잡을 데 없는 여자의 마음을 닮은 듯 겉은 홍자색,
속은 흰색과 노란색이 어우러져 겉 다르고 속 다른 꽃! 그래서 더 사랑스럽습니다.
숲속에 몰래 핀 물봉선도 남을 위해 아름다운 삶을 산다
인간이면 들풀처럼, 향기롭게 유익한 삶을 살아라
야봉선(野鳳仙), 좌나초(座拏草), 가봉선(假鳳仙)으로 불리는 물봉선은
어린순은 나물로, 잎과 줄기는 약재로 사용합니다.
독을 풀고 상처 부위를 가라앉히는 소종작용이 있어
부스럼과 종기 치료 또는 뱀에 물렸을 때 처방합니다.
민간에서는 뿌리를 달여 어혈을 풀거나 강장제로 썼지요.
잎과 줄기가 시들기 전에 채취, 말려 사용하는데 그 쓰임이 넓지는 않습니다.
꽃 색에 따라 자주색 꽃이 피는 것을 가야물봉선,
흰 꽃이 피는 것을 흰물봉선으로 구분합니다.
물기가 많은 숲과 계곡이 주요 서식처이다.
지금은 어두운 밤이지만
멀지 않아 희망의 밝은 아침이 오리라
빼앗긴 들에도 봄을 기다린다
밤이 깊으면 밝은 여명이 더욱 밝게 비추리라
울밑에선 봉선화야 / 네모양이 처량하다
길고긴날 여름철에 / 아름답게 꽃필적에
어여쁘신 아가씨들 / 너를반겨 놀았도다.
어언간에 여름가고 / 가을바람 솔솔불어
아름다운 꽃송이를 / 모질게도 침노하니
낙화로다 늙어졌다 / 네모양이 처량하다.
북풍한설 찬바람에 / 네형체가 없어져도
평화로운 꿈을꾸는 / 너의혼이 예있나니
화창스런 봄바람에 / 환생키를 바라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