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2일의 탄생화 : 복숭아꽃(Peach)
우리나라에서 사과나무와 감나무 그리고 귤나무와 포도 나무에 이어 가장 많이 재배 되는 나무가 복숭아 나무다.
동양 미술에서는 이상(理想) 의 세계를 묘사할 때 복숭아 나무를 그리기도 합니다.
달콤한 향기와 풍부한 과즙과 단맛, 또한 부드러운 살과 수분함량이 많아 주로 생과로 애용되는 과일 이다.
복숭아 꽃도 어쩌면 상당히 예쁜꽃 중에 하나가 아닐까 하는데 마치 짙은 분홍색 벚꽃처럼 생겼다.
지금에야 복숭아를 관상수로 심는 것보다 주로 과수용으로 심기에 복숭아 꽃은 대부분 과수원에 가야 볼 수 있다.
90년대 후반쯤에 유명한 시트콤 '순풍산부인과' (오지명, 선우용녀 주연)
병원에서는 분만실 앞에 출산한 아기가 여자아이면 팡파르와 함께 복숭아 그림이 그려진 램프에
불이 들어오고 남자애가 태어나면 고추램프 에
불이 들어 오는 장면이 있었다.
아마도 복숭아가 예쁜 여자 아가의 엉덩이를 상징 하는 의미와 함께 야릇한 모습을 표현하는 속성 때문에 그런게 아닐까하고 생각해 봅니다.
복숭아는 그 오묘하고 발그스레한 색 때문인지 性的인 뉘앙스에 비유되어 성인 잡지를 일컬어 '도색(桃色) 잡지'(어릴적에 '빨간책'으로 통용ㅋㅋ) 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그런데 복숭아를 꼭지를 기준으로 해서 반으로 짜르면 씨앗 주변을 비롯한 전체적인 모습이 꼭 여성의 음부(성기)와 닮았음을 알 수가 있습니다.
이러한 속성 때문에서인지 옛날부터 공부 하는 선비의 집안에는 복숭아 나무를 심지 않았다고 합니다.
복숭아가 여인의 분홍빛 엉덩이를 닮아서 뇌를 자극하기 때문에 공부에 방해가 된다는 이유에서 랍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도화살 (桃花煞 : 남녀를 불문하고 피하는 것으로,
남자의 사주에 이 살이 있으면 호색하는 성질이 있어 주색(酒色)으로 집을 망하게 할 수가 있고,
여자의 사주에 이 살이있으면 음란한 성질 때문에 패가망신 을 한다는 이유로
옛부터 혼인을 기피하는 사례가 있으며
속담에 여자의 얼굴이 불그스레한 홍기가 돌아 아름답게 보이는 것을 보고 도화살이 끼었다고 하는데,
이 도화살은 인간의 본능인 성욕과 깊은 관계를 가지고 있다는 이 '도화(桃花)'가 바로 복숭아를 일컷는 말입니다.
조선 시대에 여자의 개가를 인정하지 않았을 때
이 도화살이 있는 여자는 성욕이 강해서
한 남자로는 만족할 수 없다고 인정되어
남편과 사별하는 원인이 된다고 믿었습니다.
이렇듯 복숭아가 여자의 음기를 비유하여
바람나게 하는 꽃으로 취급했던 것과
매우 관련이 있는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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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영을 부리지 않는 나무에
좋은 열매가 열린다
지나치게 화려한 꽃을 피우는 일에
연연해하지 않는 나무에
실한 열매가 달린다
허약한 가지를 오직
하늘 쪽으로 세워올리는 일에만
매달리지 않고
낮은 곳에 있더라도
굵게 자라는 법을 일러주는 나무
가지 하나하나 튼튼하게 키우는 나무들이
때가 되면 알 굵은 과일을 낳는다
흙냄새 몸에 잔잔한 향기로 밸 만한 높이에
반짝이는 열매를 내어 거는 복숭아나무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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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종환 시인의 詩 <복숭아나무> 다.
어린이들 누구나 자기의 생각과 느낌을 펼쳐 내는 세상을 꿈꿔온 이오덕 선생님의 뜻을 이어 가기 위해
이오덕 동요제에 보내온 어린이 시를 모아 시집으로 엮은 책 <복숭아 한 번 실컷 먹고 싶다>도 아이들과 함께 보면 좋은 책이기도 하다.
방랑시인 김삿갓 (김병연)이 어느날 회갑잔치에 초대되어 가게 되었습니다. 그곳에서 밥을 얻어 먹은 김삿갓은 그 보답으로 그만의 특유한 풍자시를 적어 답례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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彼座老人不似人(피좌노인불사인)
저기 앉아있는 노인은 사람이 아니로다.
疑是天上降神仙(의시천상감신선)
아무래도 하늘에서 내려온 신선인가 하노라.
基中七子皆爲盜(기중칠자개위도)
그 아들 일곱명은 모두 도적놈이니
偸得碧桃獻壽宴(투득벽도헌수연)
서왕모(하늘=神人)의 천도복숭아를 훔쳐다가 회갑잔치 에 올렸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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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칠순잔치도 잘 하지 않지만
예전에는 회갑(回甲) 만 되어도 오래 살았다 하여 성대하게 치뤘는데,
그것이 다 하늘에서 '천도복숭아'를 훔쳐올 정도의 일곱 자식의 효자의 덕이라 한 것이니,
세상에 그런 효자들이 어디에 있느냐 하는 詩語로 이것이 바로 김삿갓의 '回甲詩' 다.
여기에 나오는 '투득벽도(偸得碧桃)'의 '도(桃)'가 바로 천도복숭아 입니다.
천도복숭아는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즐겨먹는 과일로
예로부터 복과 부귀를 상징 하며 귀신을 쫓는 힘이 있고, 신선이 먹는 과일이라 하여 선과(仙果) 라고 불리기도 했습니다.
안평대군의 몽유도원도 에서의 "무릉도원(武陵桃源)"은 복숭아꽃이 피는 아름다운 곳으로,
속세를 떠난 이상향을 뜻하기도 합니다.
사람들은 종종 눈에 보이지 않는 낙원의 세계를 마음속에 그리며 살아가는가 싶습니다.
그런가 하면 10대에 왕위에 모른
중국 한무제(漢武帝/본명 유철 (劉徹), B.C.156년~87년)는 복숭아를 매우 좋아해서 복숭아나무를 심었는데,
어느 해에 때가 되어도 복숭아가 열리지 않아서
그의 신하인 '동방석'에게 그 이유를 캐 물었습니다.
그러자 동방삭은 "그것은 장차 서왕모가 천도를 가지고 올 징조 입니다." 라고 대답을 했다고 합니다.
(서왕모=중국지리서 산해경에 의하면 서방 쿤륜산에 사는 신인(神人)이 동방삭의 말대로 잘 익은 복숭아 30개를 가져 왔는데
동방삭이 몰래 3개를 훔쳐 먹고 1000 년을 더 살았다는 구전(口傳)입니다.)
그러자 한무제가 이 복숭아는 평범한 과일이 아니며,
하늘에서 내려 온 과일이라 하여 "천도(天桃) 복숭아" 라 전해지고 있으며
이 천도복숭아를 먹으면 죽지 않고 장수한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사랑의 노예 "가 꽃말인 [복숭아]가 오늘의 탄생화 입니다.
영어명의 'Peach' 는 '맘에 드는 여자' 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국민여동생 가수 아이유(IU) 는 그녀가 직접 복숭아그림을 그리고 작곡한 복숭아 노래를 부르기도 했습니다.
'시경(詩經)'은 지금부터 약 3000년 전, 중국 주나라 때 부터 춘추시대 때까지 황하강 유역의 사람들 사이에 구전되던 노래를 '공자(孔子)'가 모아서 엮은 책이다.
이 詩經의 주남(周南)편에 실린 詩 '도요(桃夭)'는 복숭아에 대해 노래를 잘 표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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桃之夭夭(도지요요) 싱싱한 복숭아 나무여!
灼灼其華(작작기화) 붉은 그 꽃 화사하네
之子于歸(지자우귀) 시집가는 아가씨여!
宜其室家(의기실가) 그 집안을 화목하게 하리
桃之夭夭(도지요요) 싱싱한 복숭아 나무여!
有蕡其實(유분기실) 탐스런 열매 열렸네
之子于歸(지자우귀) 시집가는 아가씨여!
宜其家室(의기가실) 온 집안을 화목하게 하리
桃之夭夭(도지요요) 싱싱한 복숭아 나무여!
其葉蓁蓁(기엽진진) 푸른 그 잎 무성하네
之子于歸(지자우귀) 시집가는 아가씨여!
宜其家人(의기가인) 온 집안 사람들 화목하게 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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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부천을 상징하는 꽃은 복숭아나무 꽃, 즉 '복사꽃' 이다.
부천은 복사꽃이 많이 피는 고을이라 하여 복사골 이라고도 불린다.
1902년 부천지역 에서 우리나라 최초로 복숭아 재배가 시작된 이래 부천는 복숭아의 도시가 되었다.
그게 '소사복숭아'다.
일제강점기인 1925년 부터 재배 면적이 크게 늘면서 소사 복숭아는 전국적인 명성을 날리기 시작하였고,
이에 소사복숭아는 수원의 딸기, 안양의 포도와 함께 경기도 3대 과일로 꼽혔다.
또한 구포의 배, 대구의 사과와 함께 전국 3대 과일로 유명해져 교과서에까지 실렸다.
조치원에서는 해마다 복숭아 축제가 열리고 있습니다.
복숭아는 귀신을 쫓아내는 과일로 여겨지며, 제사상에 올리면 조상신이 도망간다 하여 올리지 않는 과일이다.
맛있는 복숭아 생각에 글이 길어졌습니다.
복숭아는 당도가 높아 속에 벌레가 많은데 멋 모르고 한잎 베어 물었을때 벌레도 같이 씹히게 되어 밤에 먹는 과일인가 싶습니다.
그 모습을 잘 표현한 詩를 보면서 즐거운 '행락가일(幸樂家日ㅎㅎㅎ)' 하루가 되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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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숭아 /최종호,
아내가 씻어온 복숭아 먹는데
벌레도 같이 복숭아를 먹고 있었다
먹는 권리는 시장에서 사왔다지만
상거래 보다 당당한 벌레의 무단점유
스스로 집을 비워주면 좋겠는데
그냥 버리기 아까워 벌레집을 부술까봐
복숭아는 벌레를 노려보는 날더러
벌레만도 못한 놈이라 욕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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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져온 글
첫댓글 봄꽃들이 흐드러지게 만개한 요즈음 아직 복숭아 꽃은...
재밌는 복숭아의 유래 글 잘 감사히 읽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