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올해 32세이니 2006년이면 24살이네요.
이쯔음에 바이크를 타고 전국 투어하는게 소소한 꿈이었어요.
시간이 흘러 나이가 들고 나이가 든 만큼 바빠진 사회생활에 바이크는 엄두도 못냈었고 스쿠터를 갖고 싶다는
열망만 커졌을뿐 도저히 실행할 용기도 엄두도 안낫어요.
달력을 보니, 긴 연휴가 잡혀있었고 붉은 날짜가 연속된 달력을 보니 어린시절 소망이 온몸을 자극했습니다.
박봉의 직장인이라 바이크를 추가 구매하는건 굉장히 큰 부담이어서 갖고 있던 차량을 매각했습니다.
(14년 1월 27일 신차 구매 했는데 손해액만 800만원 가까이 했네요...3개월좀 넘게 타고 팔았으니까..)
아깝긴 했다만 ..
지금 이순간 아니라면 내 어린시절의 소망은 단순 소망으로만 끝난다.. 물론 이루지 못해
더욱 아름답고 간절하지만 이룰 수 있는데 행하지 않음은 옳지 않다.
라는 생각으로 떨쳐낼수 있었지요.
레플리카 또는 4기통을 좋아하는 분 에게 이런 말 이 있지요 "남자라면 가와사키" 그런데, 마초들에겐
이런말이 있습니다 "남자라면 할리".
2기통 감성은 레플리카 계열 선호하시는 분에겐 두카티 겠지만 저 역시 나이가 어느정도 접어들고 있는
시기 인지라 평소 순정남(?) 이미지를 벗고자 할리를 택했고 단순 금액적 이유 뿐 아니라 제일 젊어보이며
포티에잇과 비교하여 순항거리가 길다는 장점으로 883아이언을 택했습니다.
마침 마음에 드는 차량이 전라도 지역에 있어 차량을 부산에 매각하고 (그 차량 마지막 차량 여행이라 생각하여
새벽 부산으로 향했어요 ^^) 잠도 안자고 버스에 올라 광주로 가서 모든 소모품이 신차 컨디션에 가까운 차량을
화물택배 해왔습니다.
화물기사님이 서울 지역민이시라 저렴한 값에 보조석에 타고 편하게 왔네요 ~
아래부터 사진 ▽
▲ 대형 리프트가 탑재된 1t 차량 입니다. 정말 깨끗하게 사용하던 차량인데 주인 잘못만나 이 고생을 하네요. 기사 아저씨 친절 최고
▲ 구매후 다음날, 남양주에 있는 헤리티지 모터스라는 할리관련 업체에 가서 짐받이랙과 도킹킷, 그외 조정등을 하였습니다. 점검역시 기본이겠지요 아무래도 계획한 코스가 2000km 가까운 거리인지라 아무리 신차컨디션이어도 걱정 되었어요. 점검결과 이상없음.
▲ 가는길에 이륜관에 들러 아라이 헬멧을 구매하고 - 자동차 여행과 다르게 이륜차로 이용하는 모든 경치가 아름다워 사진찍는것도 잊고 가다 인제 도착전 문닫은 휴게소에서 사진하나 남겼네요.
▲ 원래라면 한계령을 넘는것이 아닌 다른길로 가야할것인데 길 선택을 잘못하여 한계령에서 양양으로, 양양에서 다시 고성으로
고성에서 다시 하조대로 내려오는 뻘짓을 했어요, 이것 때문에 시간이 많이 지체 되었죠.
그래도 경치는 정말 끝내줬습니다.
▲ 작은 어촌계 마을 어딘가의 해변.
삶의 여유, 휴식이라는 말은 가까이에 있는듯.. 여성분들의 힐링 힐링 과는 다른 무언가 나를 진정 채워주는 힐링.
▲ 바이커의 로망은 캠핑장비 싣고 떠나는 여행 아닐까요?
하조대에 비박텐트를 풀고 설치를 하였습니다. 예보와 달리 바닷가 앞은 바람도 매우 거셋고 기온역시 급하락하였던 만큼
정말 고된 잠자리 였습니다.
▲ 밤이 되니 도저히 견딜수 없는 추위인지라 (모든 장비는 여름기준으로 가져감) 나와서 땔감을 찾으러 어슬렁 어슬렁 하다
한컷 담아봤네요
▲ 바이커의 두번째 로망 - 캠핑가서 캠프 파이어
▲ 바이커의 세번째 로망 캠핑가서 캠프파이어 하며 맥주에 치킨
▲ 매우 추운 아침, 바리바리 싸들고 출발준비를 합니다. 간소하게 챙겨온지라 짐이 없네요, 이럴줄 알았으면 버너와 코펠등등
가져와서 못해도 라면하나 끓여먹는 추억을 가졌어야 했다고 생각이 듭니다.
▲ 선셋크루즈 인가요? 묵호항을 지나는데 있어 한번 가까이 가봤습니다.
날 떠나간 순이야...함께 가자고 약속했었잖아..니 카스에 저기 사진있더라 어떤 자식이냐 ㅅㅂ
▲ 어딘지 기억은 안나는데 함정기념관 이라 해서 솔직히 트랩기념관 정도로 생각했는데 해군함정이 있을줄이야
;;
어떤 영화인지 기억이 안나는데, 외계인 침략해서 최신 전투 구축함이 완파되고 증기기관 함정으로 외계인 박살내는 그런
영화였는데 이 배를 보니 이것도 그럴수 있을까란 망상을 하며 지나가 봅니다.
▲ 제 기억에 의하면 이곳은 울진이랑좀 떨어져 있던것 같은데 이러한 동상이 있었네요.
사진하나 남기고 싶었는데 (더러운) 커플들....이 앞에서 사진찍고 애정행각하는 통에 사진찍고 황급히 자리를 떠낫어요
▲ 아직 갈길이 머네요, 2일차 일정은 못해도 여수까지는 가는것인데 시간이 벌써 4시가 다되가는데도 이제 울진을 지낫으니..
▲ 시간은 시간이고, 배는 고픈건 고픈거고, 가던 길, 중국집 간판에 이끌려 들어와봤는데 이렇게 생긴 골목 끝에 중국집이 있었
습니다. 뭔가 운치 있고..
▲ 모든걸 내려놓고 이 시간, 시골경치를 보며 식사를 해봅니다. (맛은 ....좀...
저기 저 번호로 전화하지 마세요
)
▲ 얼굴 모자이크 못해서 죄송합니다.. 사진 찍는데 여길 지나가서;;
▲ 이분 얼굴도 못 지워 죄송합니다..
태어나서 처음온 호미곶 인지라 셔터 누르기 바빳어요..
▲ 목표한 여수는 아니라도 최대한 멀리가야 했고, 무조건 가야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출근에 지장이 생겨서..
어두워지기 시작해서야 경주에 도착했습니다.
버그사체들은 이미 실드를 가득 메웠고 라이트도 과장더 보태서 배트맨을 부르는 배트서치라이트 될 지경이었어요
버그서치라 해야하나..
▲ 이떄부터 사진 찍는걸 잊었습니다. 보이는건 칠흑같은 어둠뿐인데 사진찍어봐야 뭐 보이겠나요..
▲ 와 드디어 부산이구나
▲ 해운대와 광안리 사이 작은 식당인데, 할머니 인심이 매우 후하시더군요. 의정부에서 출발해서 고성을 기점으로 해운대까지
왔다고 하니 할머니께서 구수한 사투리로 친구분과 함께 격려 해주셨습니다. 왜 이리 배가 고팟는지 충무김밥, 라면 두개 시켜
먹었습니다. 인심은 후하였지만 가격은 다 받았어요
▲ 갑자기 비가와서 아무 준비도 못한 저는 캠핑을 하지 못하고 김해 어딘가의 모텔에서 숙박하게 되었네요. 숙박 가격이 3만원
시설도 좋던데 대현동이었나? 대 무슨동 갈 무슨 마을 아파트 단지 (7차아파트) 인근 모텔촌이었어요.
사진속 더러운 제 몸체가 드러나네요, 삼각은 아니니 모자이크 없이 올려봅니다.
그나저나 이건 다리미 판 인가요? 다리미 판이 신기하게 생겼네요. 각도 조절에 높낮이 조절까지 되네.. 비싼 다리미판은
달라도 달라..집에 하나 놓고 제 와이셔츠를 다리고 싶어졌습니다. 이거 그 용도 맞죠?
▲ 다음날 아침날씨는 우려했던것 이상으로 좋았고, 주유경고등에 불이 들어와 찾은 외딴 지역 주유소엔 사람을 미친듯이 반겨
주는 믹스견이 있었습니다. 역시 새끼 때는 믹스견이 제일 귀여운듯. 또 믹스견이 사람을 잘 따라서...
저도 이렇게 시골에 강아지 키우며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네요.
▲ 한적한 국도 어딘가-
▲ 한적한 국도 어딘가 -2
▲ 잡풀인가요 돌미나리인가요? 이거 굉장히 많던데..
▲ 이것은 잡풀인가요 쑥갓인가요? 모르겠네;;
▲ 시골의 정취를 그대로 지닌 보성가는 길 어딘가의 가게
▲ 청명한 하늘과 따뜻한 햇살, 그러나 기온자체가 찬 바람을 품고 있어서 따뜻하진 않았어요. 쭈욱 벋은 국도는 말 그대로 굳도
▲ 제가 가는 길 어디서나 사진을 찍지 않아도 제 눈에, 제 머리속에 한폭의 그림 그 이상으로 남아 아름다움을 줬습니다.
사진찍는 기술이 없어 사진을 담아봐야 예쁘지 않아 그냥 이런것들만 있네요.
▲ 진도 가는 길 어귀 입니다. (사실 이곳이 진도인지 나주인지 기억이 잘...평평하니 나주일까요?)
▲ 5단기어넣고 80km 속도 이하가 아이언에겐 가장 행복한 크루징 인것 같습니다.
*가는 길, 곳곳 마다 팽목항 가는 길 이라고 피켓이 붙어 있습니다.유가족을 위한 일임을 잘 알고 있지만, 마치 광고같은 생각도
배제할 수 없는건 사실이었습니다. 실제로도 많은 분이 그곳을 가고 있었고..저는 갈 수 없었어요. 다른분은 애도하고 슬픔을
나누는 시간이지만 전 저를 위해 즐기는 시간이었기 때문에..조금 부끄러워졌습니다.
▲ 해남 관광지까지 얼마 안남았습니다.
바이크용 네비는 김기사 - 바이크모드가 최고인듯. 다른 네비 플그램은 자꾸 전용도로로 들어가라 하여서 짜증이 나는데 김기사는 잘 안내해줍니다. 그런데 돌아갈수 밖에 없지만 비교적 짧은거리의 전용도로는 안내하기도 하더군요.
▲ 해남 사진찍기 좋은 장소에서 한번 찍어봤어요
▲ 아름답습니다. 제가 사진 기술이 좋았더라면....더 아름 다웠을텐데.
▲ 온몸으로 냉기가득한 풍압을 다 견디며 도착한 해남 땅끝마을.
처음 와봤고 이렇게 먼거리 와본적도 없으며 나 홀로 여행한적도 없는 제가 왔습니다. 벅찬 이 기분..
사진을 한 5분 정도 찍어 드리고서야 독사진 기회를 얻었어요
심지어 라이더 분 까지 커플들이야
▲ 예정은 대천 정도에서 캠프를 하려 했지만 다음날 일이 잡혀 이대로 출발해야하는 상황이 발생.
비는 오고 기온은 더욱 떨어지고..일이 중요하기에 바로 출발했습니다. 460km 정도 찍혔고, 10시간 10분정도 주행예정 기록이
잡혀 있더군요.
▲ 이때부터 추위와 싸움이었고,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목포부터 핫팩을 사기위해 노력했습니다만 정읍쯔음 들러서야 살 수 있었
네요. 이 나주롯데마트 부터 시작해서 그 어디에도 핫팩은 없었고 작은 슈퍼마켓에서 구했습니다.
▲ 9개를 사고 100원이 부족해서 아주머니께 100원만 할인해달라 부탁했네요.
개당 600원 파스형 이었는데, ...
▲ 가슴에 부착하고 흐뭇한 인증샷.
상의가 메쉬소재다 보니 효과는 없었습니다.. 그냥 윈드브레이커 역할정도만 했네요..바람이 다들어왔어..
▲ 영무슨 대교지요? 청담대교 옆에 있는거 갑자기 기억이 안나네..
분당 이정표, 성남 이정표, 판교 이정표, 이런거 봤을때 아무 감흥이 없었습니다. 제 몸은 체감온도상 영하에 가까웠고 430km정도
주행하고 있던 터라 어깨 근육 경련이 슬슬 오던차였고..원래로라면 쉬는 시간 일테지만 몸의 한계는 극명하게 느껴지고
있는 상황이었지요. 그런데 그래도 서울산다고 한강을 보자마자
"아 내가 전국일주 성공했구나, 내가 다녀왔구나.. 이 아름다운 도시에 내가 사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제가 가본 도시는 소도시 부터 대도시, 면 ,읍, 리 어디 하나 버릴 곳 없이 아름다움 그 자체 였습니다.
너무 추워 사진 못찍고 지나가는 곳 모두가 그림 그 자체이고...때문에 눈이 즐거웠지만 제가 사는 이곳에도 더욱 애착이
가는 계기와 많은 개인적 생각으로 의미 있는 3일이 되었습니다.
아래는 3일간의 기록.
총거리 : 1690km
주유대 : 약 14만원 정도
식비 : 약 5만원 정도
숙박비 : 3만원
기타물품 구매비 : 2만원 정도
소요금액 25만원정도 소모.
한번쯤 도전해볼법한 일 입니다. 다만, 시간이 길어야겠지요. 너무 짧아서 아쉽기만 하고 달리기 위한 여행인듯 한 느낌에
여운이 크게 남습니다.
결국 제 바이크 판매를 하려 생각중 이지만 이 바이크는 제게 있어 너무 행복만 주고 떠나는군요..
프리할리님~ 멋지십니다.
늘 즐거운 할리라이프 되시길 바래봅니다~ *^^*
감사드립니다. 하지만 보내려고 해요:)
정말 멋집니다.
감동받고 갑니다.
관심에 저역시 감명받았습니다
진정한 마초이십니다^^
아닙니다 제거 무슨... 여기 카페는 마초그자체 인데요-!
재미있고 유익합니다.
좋게 봐주시어 감사드립니다
저랑나이가같네요^^83~ㅋㅋ전2006년에처음할리를접했습니다.지금도타고있구요..왠지동질감?ㅋㅋ
저도박봉의직장인입니다.집이잘사는것도아니구요..ㅎㅎㅎㅎ그저할리가조아일찍시작했는데..저도883으로할리를접했습니다.언젠간 한번만나겠죠..ㅎㅎㅎ
그때까지 할리라이프즐기시길..
아름다운 청년!!!!
글 잘봤습니다. 문의사항이있어 쪽지 남겼는데 확인하시고답장부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