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은 복음 선교의 날입니다.
"나는 하늘과 땅의 모든 권한을 받았다. 그러므로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을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 내가 명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여라. 보라, 세상 끝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
마태 28,18-20
세상에 나 혼자, 홀로 뚝 떨어져서 나왔는가? 그냥 내가 스스로 태어난 것인가? 사람은 함께, 더불어 세상에 태어났습니다. 그분들과 함께 더불어 태어났습니다. 홀로, 스스로의 존재가 있지 않습니다.
사람은 더불어, 함께, 공동체로 존재합니다. 사람의 얼에는 함께하는 삶이 존재합니다. 그래서 함께 해야 살고 걸어가고 즐겁고 기쁘고 행복합니다. 홀로 있는, 외따로 있는 사람들에게 다가 갑니다.
"외따로 있기를 좋아하는 사람이여! 더불어 살아가십시오. 친구와 벗을, 동반자를 찾으십시오."
"함께 더불어 기쁨을 누리십시오."
하느님께서 인간을 너무나 사랑하신 나머지 당신의 외아드님을 보내시어 그분을 통하여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해 주셨습니다(요한 3,16).
하느님께서 당신 아드님을 세상에 보내시어 그 인간, 존재들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셨다면, 나나 너, 우리 모두는 얼마나 귀하고 귀한 존재이겠습니까? 사람 한 사람 한 사람, 하나 하나가 모두 똑같이 존귀하여 영예롭고 찬란합니다. 이를 위해서 하느님 아드님께서 세상에 오셨습니다.
나. 타자의 '나'는 참으로 귀하고 존귀합니다. 그래서 '나'를 많이도 사랑해야 합니다. '나'라는 존재 없이 어찌 세상이 존재하겠습니까? 그러니 '나'라는 타자를 많이 많이 사랑하기 바랍니다. 한없이 사랑해야 합니다. 나를 미워하거나 거부하거나 나를 외톨이로 만들지 말아야 합니다.
하느님께서 당신 아드님을 내어 주셔서, 나에게 생명을 주셨습니다. 그 믿음으로 사는 나는, 참으로 행복한 사람이며, 또한 다른 이들 나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온전히 사랑합니다.
예수님은 당신이 아버지께 받은 권한을 교회의 제자들인 우리에게, 주셨습니다. 예수님께서 당신 권한을 말씀하신 것은 당신만을 그 권한을 소유하시고 독점하시는 것이 아니라, 아버지께서 받은 권한을 똑같이 우리 모두에, 당신을 믿는 모두에 주시기 위해서 그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나는 하늘과 땅의 모든 권한을 받았다." 마태 28,18
우리가 더불어 함께 산다는 것은, 곧 하느님의 외아드님께 우리를 구원하시고 영원한 생명을 주셨고, 또 하느님 자비하심을 알고 모두가 함께 산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하느님 없이, 그분의 아드님 없이 영원한 생명, 하느님의 자비를 입을 수 없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아는 것이 곧 아버지 하느님을 아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나'만을 위해서, 나의 가족 만을 위해서,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만을 위해서 살지 않습니다. 인간 존재 모두가 하느님의 숨결에 의해서 태어났고, 그분의 얼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이런 보편적인 생명과 구원의 마음을 우리를 온전히 기쁨으로 찬양하게 합니다.
형제들을, 이웃들을, 설령 잘 알지 못하는 이들에게 다가가는 것은 이 생명과 구원을 나누고, 함께 찬양하기 위함입니다. 단지 종교적 교제를 나누고자 함이 아니라, 하느님의 사랑과 자비를 그윽하게 나누고, 함께 영원한 생명에로 나가기 위한 '참 사랑'입니다. 곧 선교는 '참 사랑'입니다. 예수님께서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들을 제자로 삼아라"하셨습니다. 제자는 바로 그 심오한 뜻이 있습니다.
주일은 복음 선교의 날입니다. 하느님이 바라시고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에게 주신 권한으로 구원과 생명을 말씀으로 전합니다. 알고 또 알지 못하는 이들에게, 자리와 시간과 그 기회에 따라 그들과 구원과 생명의, 그 사랑의 교제를 가집니다.
주님, 오늘 제게 주신, 당신 구원의 길을 전하는, 길을 잊지 않게 하소서. 당신의 생명을 전하는 제자되고 그 양식을 전하는 일꾼 되게 하소서. 당신의 자비와 사랑을 전하는 자녀되게 하소서. 아드님 예수 그리스도의 생명의 길을 따르게 하소서.
이재을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