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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아라비아의 월드컵 본선을 이끈 가브리엘 칼데론 감독 ⓒFIFA 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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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축구연맹(FIFA) 기관지 FIFA 매거진 2005년 11월호에 실린 사우디 대표팀의 가브리엘 칼데론 감독(아르헨티나 출신) 인터뷰 기사를 번역했습니다. --------------------------------------------------------------------
FIFA Magazine(이상 FIFA) : 지역예선에서 단 한 번도 패하지 않고 2006 독일월드컵에 진출했다. 감독직을 맡게 됐을 때 이처럼 쉬우리라 예상은 했는가?
절대 그렇지 않다. 결코 쉽지 않은 과정이었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지난 월드컵에서 4위를 차지했던 대한민국이 우리 조에 속했던 사실을 잊지 말아달라. 그리고 팀을 구성할 수 있는 시간이 결코 많지 않았던 사실도 알아달라. 일을 맡은 지 열흘 후 카타르에서 열렸던 걸프컵에서 바레인에게 0 대 3으로 패하고 쿠웨이트에게 1 대 2로 패했다. 그때 많은 변화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부임 당시 함께 했던 36명의 선수 중 14명의 선수가 명단에서 제외된 상태다.
FIFA : 왜 사우디 아라비아 국가대표팀의 감독 직을 맡았는가?
FIFA 명예 집행위원 중 한 사람이 나를 추천했다. 그리고 내 자신도 이 일에 관심이 있었다. 사우디 아라비아 축구협회 회장인 Sultan bin Fahad bin Abdulaziz 왕자와 계약 협상을 하면서 계약서 조차 읽어보지 않았다. 그가 나에게 왜 계약서를 읽어보지 않는지 묻자 나는 간단히 “당신을 믿기 때문이다” 라고 답했다. 계약 협상은 단 3분만에 끝났다. 만약 통역이 필요 없었다면 2분이면 가능했을 것이다. 사우디 아라비아 축구협회는 나에게 기회를 줬고 그런 사실에 대해 나는 감사하다.
FIFA : 감독으로 부임한 후 사우디 아라비아 대표팀은 어떤 발전을 이뤘는가?
팀이 항상 내 지시에 잘 따라줬다. 감독의 지시에 잘 따르도록 팀을 만드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나는 선수들에게 3가지 기본 원칙을 제시했다. 겸손함, 열정 그리고 정직함이다. 선수들은 내가 그들을 믿는다는 것이 빈 말이 아님을 알고 있다. 나는 선수들을 절대로 그들의 명성이나 나이를 잣대로 삼아 평가하지 않았다. 오직 그들의 실력으로만 평가를 했다.
FIFA : 사우디 아라비아 선수들의 정신력에 대해 평가를 해달라.
선수들은 매우 용감하고 승자에 필요한 정신력을 갖고 있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16세 혹은 17세 때부터 클럽에서 선수생활을 시작했다. 요즘에는 더 어린 나이에 선수생활을 시작하기도 한다. 내가 선수들에게 제시한 3가지 덕목 외에 한가지가 더 있다. 근면성이다. 근면함이 반드시 고통을 수반하지는 않는다. 즐길 수도 있는 것이다. 감독이 선수들에게 그런 정신력을 심어줄 수 있다면 반틈은 성공한 것이다. 카타르에 있을 때 팀 선수들의 절반 가량이 훈련하는 것을 거부했다. 그러나 사우디 선수들과 훈련을 하는 경우 어떤 선수들은 “벌써 끝입니까?” 하고 묻는 선수들도 있다.
FIFA : 대표팀 선수들은 어떻게 선발하는가?
사우디 리그 경기를 관전하고 수 많은 경기의 비디오를 시청한다. 그리고 항상 클럽의 감독들과 연락을 주고 받는다. 그리고 국가대표팀 코치인 Eduardo Anzarda (前 레알 마드리도 공격수)의 도움을 많이 받는다. 그는 나의 오른팔인 동시에 왼팔이기도 하다. 내 나이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기 때문에 내 곁에 경험 많은 코치를 두기를 원했다.
FIFA : 당신의 생각을 선수들에게 어떤 방식으로 전달하는가?
축구는 만국 공통어다. 쉬운 단어를 사용하고 다양한 제스처를 취한다. 영어, 스페인어, 아랍어를 구사하는 통역사도 두고 있다. 내가 원하는 바를 선수들에게 이해 시키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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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FA : 두 번의 월드컵에 선수로 뛴 적이 있다. 감독 직을 수행하는데 도움이 되는가?
프로 선수 생활을 했다는 것 자체가 도움이 된다. 20년간 선수 대기실에서 생활을 해봤기에 팀 내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지는지 빠르게 파악할 수 있다. 이 곳에서 감독 일을 시작했을 때 큰 심리적 부담을 느꼈다. 친선경기에서 패할 때 마다 언론에서는 나에게 사퇴 압력을 가했다. 그러나 나는 그런 압력을 어떻게 이겨내야 하는지 알고 있다. 문제란 해결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FIFA : 선수 시절 가장 즐거웠던 기억은 무엇인가?
우선 마라도나와 함께 1979년 세계 청소년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일궈낸 것을 꼽고 싶다. 그리고 물론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결승전도 기억에 남는다. 월드컵 결승에서 뛴다는 것은 모든 축구선수의 꿈이다.
FIFA : 선수 시절 가장 기억에 남는 감독은 누구인가?
17년 동안 33명의 서로 다른 감독 밑에서 선수 생활을 했다. 어떤 시즌에는 감독이 3번 바뀌기도 했다. 1979년 일본에서 열린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 때 감독을 맡았던 메노티(Cesar Luis Menotti) 감독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전술적으로 뛰어났고 축구에 대해 나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준 감독이다.
FIFA : 2006 월드컵 진출을 조기에 확정 지었다. 준비 기간을 길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팀에게 장점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아니면 공백 기간이 길어짐으로써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 생각하는가?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다. 더 빨리 진출을 확정 지었다면 좋았을 것이다.
FIFA : 이번 월드컵 지역 예선에서 결정적인 순간은 언제였나?
두 번의 순간이 있었다. 걸프컵에서의 실망스런 결과 이후 사우디 아라비아 축구 협회장은 포화를 쏟는 언론을 앞에두고 내 곁에 서 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는 한국과 홈 경기를 가졌고 2 대 0으로 승리를 거뒀다. 그 경기는 평생 동안 잊지 못할 것이다. 선수들에게 큰 전환점이 된 경기였다. 선수들은 그 경기에서 모든 것을 보여줬고 나는 그것을 자랑스럽게 여겼다. 이 경기의 승리로 분위기는 반전됐고 사우디 아라비아 축구 역사상 가장 훌륭한 지역 예선을 치를 수 있었다. 이 때 선수들의 평균 연령은 24세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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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선수들과 미팅을 하는 모습 ⓒFIFA 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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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FA : 최근 공격수 알 자베르(Sami Al Jaber)가 국가대표팀에 복귀했다. 그는 4회 연속 월드컵에 출전하게 될 것 같은데?
물론 독일에 동행할 것이다. 그는 팀 동료들에게 귀감이 되는 선수다. 모두들 그의 프로 근성을 배워야 한다. 선수들에게 때때로 “Sami를 보라. 그는 성공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친다” 하고 말한다. Sami는 교체 출전 했던 경기에서도 마치 스타팅 멤버처럼 워밍업을 했다.
FIFA : 독일 월드컵에 참가할 스쿼드에 빈 자리가 아직 남아 있는가?
문은 누구에게나 열려있다. 모두에게 기회가 있다. 지역 예선은 이제 과거 역사가 됐다. 선수들에게 이미 과거에 안주하는 사람과는 함께 일할 수 없음을 밝혔다.
FIFA : 지난 월드컵에서 사우디 아라비아는 독일에게 0 대 8로 대패한 적이 있다. 이 때의 패배가 여전히 팀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가?
거기에 대해서는 더 이상 언급할 필요가 없다. 어느 팀과 경기를 하든 우리는 독일 월드컵에서 복병이 될 것이다. 한국이 지역예선에서 우리 조의 강력한 1위 후보였지만 우리는 2번이나 그들을 이겼다.
FIFA : 월드컵에서 사우디 아라비아 국가대표팀은 어떤 성적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는가?
비록 우리의 한계를 알고 있다손 치더라도 나는 선수들을 믿는다. 여건만 허락된다면 우리는 전세계 어느 팀이든 이길 수 있다.
FIFA : 어느 팀과 같은 조에 편성되고 싶은가? 혹시 아르헨티나는 아닌가?
솔직히 아무런 상관이 없다.
FIFA : 우승 후보는 어떤 팀들인가?
항상 큰 변화는 없다고 생각한다. 최근 6번의 월드컵에서 결승에 올랐던 팀들이 브라질, 아르헨티나, 이탈리아, 프랑스 그리고 독일이었다는 사실이 참고가 될 것이다.
FIFA : 내년 독일에서 어떤 분위기를 기대하는가?
축구 대회라기보다는 축구 축제가 될 것이다. 거기에 대해서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독일은 훌륭한 주최국이 될 것이다. 지난 6월 컨페더레이션스컵 참관을 위해 독일을 방문했는데 분위기가 아주 좋았다.
FIFA : 1년 전 당신은 자신이 아직 그다지 훌륭한 감독은 아니라고 밝힌 바가 있다. 사우디 아라비아 국가대표팀과 어느 정도의 성공을 맛 본 지금은 훌륭한 감독이 됐다고 생각하는가?
2004년까지 나는 감독으로서의 자질을 증명하지 못했다. 축구계에서는 결과가 판단의 기준이 된다. 아직도 배울 것이 많고 항상 배울 준비가 돼 있다. 나는 내 자신이 갖고 있는 감독으로서의 자질을 믿는다. 월드컵에 진출한 것은 자랑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나는 아직도 배가 고프다. 더 많은 승리를 원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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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계속 배고프기만 해라 -_-
히딩크가 생각나내
공복?
배고프면 밥먹어라
짜식들 . 짱개식이냐 . 사우디 > 한국 ( 월드컵 예선 , 고로 같은 본프 때 ) > 독일 ( 본프 때 )
한국 예기 나올때마다 뜨끔하다.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