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찬 바람이 본격적으로 불려고 폼을 잡고 있는 10월의 가을 남자, 산적 하장군 입니다.
오늘로 저의 애마인 스리랑카제 자전거를 통학용으로 쓰지 않은지 벌써 5일째군요.
자전거로 통학하다가 버스타고 다니니깐 불편한 점이 이만저만한게 아닙니다.
먼저 아침 먹고 가면 더부룩한 속을 들 수 있겠고 열심히 페달 밟다 보면
아침 잠도 확 깨는데 이 놈의 버스를 타면 초롱초롱한 눈이
수업시간이 되어도 떠질지 모르니 …. 이거야 원.
아무리 추워도 다시 자전거를 탈까 말까 하는 고민 중에 있습니다.
제가 사는 우스터팍이랑 킹스턴은 자전거로 25분 정도인데 버스로는
거의 1시간이거든요.
그럼, 말 나온 김에 한번 자전거 이야기를 할까 합니다.
거의 18개월 가까이 산전수전(?)을 같이 겪은 나의 자전거 야그를 함 할까 합니다.
자전거 한번 원 없이 타보시는 것이 소원인 분들은 다들 주목 하세요
여기 런던과 제가 살던 부산의 차이를 들라면 무엇보다도
“산이 많은 부산과 평지인 런던”이라는 표현이 여기서 생활하는
부산 사람들에게는 가장 설득력이 있을 것이다.
특히 내가 살고 있는 킹스턴지역 (우리말로 왕바위마을?)에는
킹스턴힐이라는 곳이 있는데 이 곳은 부산사람 입장에서는
“약간의 경사진 높은 곳”이라고 단언할 수 있다.
이런 전차와로 부산사람이 절대 꿈꿀 수 없는
자전거 타고 학교와 일자리를 다니는 일을 단행한지 어언 1년6개월 여 ……
무려 105파운드(우리 돈 약 20만원)를 주고 산 자전거를 이용하여
신문배달(주당 18파운드)도 약 4개월 가량을 하고
태권도 클래스를 어디에 할 수 있는지 알아보러
킹스턴과 모던 우스터팍, 서튼 일대를 휘젓기를 어언 18개월 …
이젠 성당에서
“자전거 타고 어디든지 가는 청년”이라는 별칭도 얻을 만큼 타고 다녔더니
뒷바퀴 크랭크 파열, 바퀴튜브 교체5회, 뒷바퀴 타이어 교체, 기어고장 등으로
3달에 한번 정도 수리비가 나가기도 했지만 이젠 정이 들대로 들어서인지
매일 튜브에 핸드펌프로 바람을 넣어도 이젠 버릴 수 없는
나의 분신이 되었다.
지금에 와서 생각해봐도
“자전거를 사자.”고 결심 한 것은 내가 영국서 내린 결단(^.^) 중 최고가 아니었을까 한다.
사실 이 자전거 타면서 떠나간 여자 생각하면서 울기도 했고 분을 삭이기도 했다.
희한하게 자전거만 타면 모든 인생의 회한(? ^.^)이 다 드는 것이었다.
그럼, 이제 그 자전거를 어케 사면 되고 어드렇게 이용하면
좋은지 경험담을 기본으로 말 해볼까 한다.
영국으로 오실 분들, 특히 운동부족이라고 느끼시는 분들,
군것질 많이 하고 몸이 잘 붓는 사람들은 잘 보시기를……………….
1. 자전거 어떻게 언제 사면 좋은가?
자전거를 사기 위해서는 영국 마을에서 빼놓을 수 없는 가게들인
“케밥집, 피시엔칩스샵, 인도가게”와 함께 있는 자전거 가게를
빠짐 없이 둘러 봐야만 하는데
특히 동네가게와 인근 대형 쇼핑타운의 자전거 가게를
두루 섭렵해야 좋은 가격에 살 수 있다.
(발품이 아직 통하는 곳이 선진국 아닌 선진국 영국의 참 모습이다.)
1년 정도만 탈 생각이면 정상가격 약 100파운드 정도면 쓸만한 것으로 구입할 수 있는데
자전거 구입의 적기는 뭐니 뭐니 해도 크리스마스 휴가철이 끝난 뒤에는
대개 빅세일이 있게 되는데 운이 좋으면 약 절반 가격에 구입할 수도 있다.
부활절 휴가 뒤에도 세일기간이어서 이 때를 이용하면 싸게 살 수 있다.
물론 쇼핑센타 주변은 여름휴기간 말부터 세일하는 곳이 있기도 하다.
남이 타던 중고를 사려면 한인신문들 사이트에서
[귀국급매]란을 찾아보면 괜찮은 것으로 싸게 살 수도 있다.
2. 자전거를 타기 전에 무엇이 필요한가?
자전거를 타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먼저 이 나라에는 자전거 무인 보관대가 많은데 여기에 묶어 두려면
열쇠와 쇠사슬이 필요한데 동네가 좀 험악한 곳이라면
2개씩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또한 이 나라는 겨울에 비가 매일 오는데
방수잠바와 방수바지 –겨울 설산 등반시 많이 입는 바지-가 필수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는 시기에는 갑자기 우박도 많이 오고
빗방울도 굵은데다가 정면에서 오는 경우도 있는데 챙이 있는 모자(야구모자)가
생존(?)을 위해서는 필수품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장갑도 말 안 해도 챙겨야만 한다. 동상 걸리기 싫다면 ………..
그리고 여기 영국에서는 자전거를 타고 다니다가 우회전이나 좌회전을 할 때
반드시 수신호를 해줘야만 하는데 이거 잘 못하면 사고 나거나 욕 얻어먹기 십상이다.
한국서 연습들을 하고 와야 한다.
참고로 여기는 인도에서 자전거를 못 타게 하고 대개 차도에서 타게 한다는 것도 알아야 한다.
그리고 야광 잠바라든지 랜턴, 발광 표시 등도 준비해오면 좋다.
위에서 말한 것을 유의해서 자전거를 구입하게 되면 별 문제 없이 런던을
자전거를 타고 다니면서 자유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언제나 주의할 것은 안전이지만 ……
한번 더 말하지만 본인 학교 갈 때 버스타면 50분 걸리지만
자전거로는 25분이면 교실에서 커피 마시면서 애들이랑 잡담하고 있다.
특히 러시아워 뿐만이 아니고 주말, 버스가 잘 안 다니는 때(20분에 한대)는
자전거가 얼마나 요긴한 수단인지 온몸으로 느끼게 될 것이다.
그리고 아침마다 운동 아닌 운동이 되는 자전거 타기는 알게 모르게
붙는 몸무게를 지켜주는 첨병이기도 하다.
이런 맛에 아무리 추운 런던의 겨울이라도 자전거를 멀리 할 수 없다.
내년에 승용차를 사면 자전거 데크를 사서 달고 다녀야겠다.
이젠 리치몬드 공원까지 차로 가서 그 넓은 공원에서 타는 자전거,
그 맛에 내년을 기둘릴란다.
영국에 오시는 분들 다들 이 점 유념 하시라 ….
100파운드에 당신의 런던 생활이 조금이나마 유쾌해질 수 있다는 것을
런던에서
겨울이 오는 시기에 리치몬드파크에 봄이 오기를 기다리는,
태권동자, 자전거 동자, 산적 하장군 이었습니다.
첫댓글 아,,나도 자전거 타구 댕겨야겠따^ -^.. 근데 수신호는 어떻게 연습해야하는지-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