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경남지역 부동산 시장은 금융위기에 따른 경기침체 영향을 고스란히 받고 있다. 거기에 타지역보다 정도가 심한 미분양 적체와 입주 물량 증가 등 '악재'로 고전이 예상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올해 경남지역 부동산 시장은 '상저하횡(上底下橫)', 즉 상반기에는 저조하지만 하반기에는 다소 만회되는 양상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미분양 적체·전세시장 '우울'·신규 물량 없어 = 전문가들은 가장 먼저 올해 경남 매매시장의 가장 큰 특징으로 '미분양 적체와 입주 물량 증가에 따른 매매시장 약세'를 꼽았다.
경남지역 2만 가구 가까운 입주 물량 중 김해 5235가구, 마산 3062가구, 진주 2519가구 등 특정 지역 입주 물량이 많다.
김성우 '부동산114' 부산·경남 팀장은 "연초부터 시작되는 건설과 조선업 구조조정 영향으로 경기 침체에 따른 부동산 수요가 매우 감소할 것"이라며 "미분양 물량이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 상황에, 건설사 구조조정 과정에서 기업이 보유하던 부동산이 늘어나는 것과 함께, 1만 9391가구의 입주가 맞물리면서 입주단지 주위로 급매물 형태 공급이 늘어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심형석 영산대 부동산·금융학과 교수는 특히 "조선업 호황에 영향을 받아 가격 상승세를 보이던 통영, 거제 지역도 입주 물량이 증가하고 조선업 경기 침체에 따른 영향으로 어려워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다음 특징으로 입주 물량 증가에 따라 전세시장도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입주 물량이 많은 김해·마산·진주지역은 영향을 더욱 크게 받아 전세 값 하락이 점쳐지고 있다. 이에 반해 지역별 차이는 있지만 봄·가을 이사철에는 중소형 아파트 전세시장이 '반짝'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김성우 팀장은 "경기침체 때문에 매매수요가 전세시장에 머물러 있을 가능성이 크다. 이에 반해 상대적으로 입주단지 신규 공급은 중대형 면적에 집중되면서 소형 면적은 수요 해소 효과가 미미해 전세시장이 잠시 강세를 띨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경남지역에서 가장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되는 '미분양'은 쉽게 해결되지 못한 채 신규 분양도 좀처럼 찾아보기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이다.
성남주 미래안공인중개사사무소 소장(코리아피엠씨 대표)은 "전국 미분양 주택 13만 가구 대다수는 지방에 몰려 있고 이미 10만 가구를 넘어섰다"며 "경남지역에도 김해 진영·장유·마산·진주·양산 등에 많은 수의 미분양 주택이 남아 있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김성우 팀장도 "경남지역 부동산 시장에서는 매수심리가 실종됐지만 기업 구조조정, 미분양, 입주 등 영향으로 시장에서는 소비를 기다리는 물량이 넘쳐날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추가적인 주택 공급을 기대하기는 매우 어려워 올해 아파트 분양은 좀처럼 찾아보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지방에 유리한 부동산 규제 완화책 내놓으면 회복될 듯" = 이런 부정적인 부동산 시장 상황에서 주택 수요자 관망세는 더욱 짙어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지방에 유리한 핵심규제 완화가 이뤄지면 저조한 상반기에 비해 하반기에는 부동산 시장이 다소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성남주 소장은 "올해는 정부가 주택가격 하락에 의한 경기침체 상황을 사전에 방지하려는 위기극복 방안을 적극적으로 추진한다는 점에서 과거 주택가격 하락기와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주기는 짧고 진폭은 작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구체적으로는 "정부가 내수 진작을 위해 경인운하 건설과 4대 강 살리기 등 10개 사업에 총 45조 원 규모 '한국형 뉴딜정책'을 펼 예정"이라며 "올해 경남 부동산 시장 전망도 전국적인 현상과 크게 차이가 없을 것으로 보여, 부동산 시장의 내부 여건과 대내외 경제상황을 고려할 때 2009년 부동산 시장은 상반기의 하락세가 하반기에 다소 만회되는 양상을 보이는 상저하횡(上底下橫) 추세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심형석 교수는 "지난해 많은 부동산 시장 규제완화 중 사실 지방에 영향을 미칠만한 것은 많지 않았다"며 "강남 3구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 해제에 대한 반대급부로 상반기 중에 지방 미분양 아파트 양도세가 면제되고 4대 강 정비사업 지역을 중심으로 한 토지거래 허가제 부문 해제도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높아진 아파트 분양가는 이런 전망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보여 미분양이 해소되기보다는 기존 주택 거래에 숨통이 트일 것"이라는 분석도 내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