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관사지에서
이동희
당신은 늘 먼 곳이었지요
별이 아득히 먼 것처럼
그때나 지금이나 나의 죄는
정처 없음을 마음에 품은 것
어디선가 말 울음소리 들리고
흑백필름의 골목
천원 구판장도 오래 전 문을 닫았어요
탱자나무 가시가 제 몸을 찌르는 겨울
벽화 속 모란
부질없이 피었다집니다
고양이 한 마리가 시든 꽃을 삼키다 문득
당신이 사랑한 건
나의 노래였는지 나의 죄였는지
금모래 흐르는 남천 강가로
저벅저벅 멀어지는 단 하나의 물소리
어떤 이별은
천 년을 이어가기도 하는 거라서
넓은 들판 폐사지에 개 짖는 소리 떠돌고
네게 온 이 핏덩이 말울음소리를
당신에게 돌려보내야하는데
-문학人 신문 발표
이동희 시인 경주출생
위덕대 사회복지대학원 석사졸업
[문학예술] 시 등단, 경주문협, 남부문학 영포문학 행단문학 회원
시집 : [11월, 집을 짓다], [손톱달 국수를 말다]
첫댓글 금모래 남천냇가에서 봄이면 쑥을 캐어 말갛게 씻고, 아직 백년도 건너지 못한 생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