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북으로 가지 않은 비전향 장기수 - 안학섭/43년 복역한 비전향장기수 안학섭 “통일?”

[세상1]

오늘 광화문에 갔다가 안학섭 선생님을 만났습니다.

그래서 그 분에 대해 약간 검색을 해보았습니다.

북으로 가지 않은 비전향 장기수 - 안학섭

"내가 지키고자 했던 것은 인간의 존엄성"(2)

[madger's interview 2000년 10월 20일] 안학섭

만약 당신이 지금 피끓는 청춘, 20세라고 치자. 그런데 만약 지금이 1950년이라면.

당신의 눈앞에 비친 조국과 민중의 모습은 어떠했을까. 당신의 선택은 무엇이었을까. 해방의 기쁨이 분단의 통증으로 전화해가던 격동의 5년을 지내면서 전쟁과 함께 찾아온 1950년. 한반도의 젊은이들은 비감한 선택을 강요받았다.

이념에 의한 주체적 선택이든, 단지 지리적 위치에 따른 강요된 선택이든 그들은 사람이 지도 위에 그어 논 경계선, 북위 38도선을 사이에 두고 '또래들'을 향해 총을 겨눌 것을 '명 받았다'. 어떤 '거대한 가치'의 이름으로.

남, 친일파 처리 보고 분노

1950년은 청년 안학섭이 만 나이 20세가 되던 해. 당시 개성공립공등중학교 학생이었던 그는 이미 지난 5년 동안 그의 표현을 빌자면 '근묵자흑(近墨者黑)'이 돼 있었다. 그에게 묵은 일제시대 때 외국 문물을 접한 동네 형님들로 식민지시대 인텔리 사회주의자들이었다. 그러나 그에게 더 현실적인 문제로 다가온 것은 해방후 남북 정권이 행한 친일파 처리의 차별성이었다. 

"한쪽에서는 친일파가 대접받고 승진해서 일제 때 잡고 잡히는 관계가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 현실을 도저히 용납"할 수 없었던 그는 이것이 자신을 "골수분자로 만든 근본 원인"이라고 말했다.

건강상의 이유로 군입대를 못한 그는 51년 7월 황해도 봉산에 있는 서울정치학교에 들어간다. '사회주의 조국의 전사'들을 키워내 유격대, 빨치산으로 남파시키던 강동정치학원, 금강정치학원과 같은 기능을 수행했던 서울정치학원은 그러나 기록에서는 쉽게 찾아지지 않는 곳이다.

그의 공식 경력에는 강동정치학원에 입학한 것으로 돼 있으나 이는 잘못된 것이란다. 그가 전선을 넘어 '남파'된 시기는 아직 전쟁이 진행중이던 52년 10월 8일. 그는 아주 오랜 과거의 어느 날을 기억할 때 거의 매번 날짜가지 정확하게 알고 있었다. 그가 52년과 53년을 이어주는 혹한을 강원도 산 속 비트에서 지내다 체포된 얘기는 잠시 뒤로 미루기로 하고 인터뷰 현장으로 돌아가자.

"나도 벌어야 먹고 살지 않겠어?"

그를 만나러 간 날은 날씨가 갑자기 쌀쌀해지기 시작한 12일 11시께. 봉천동 우리 탕제원의 2층 방은 한약재의 은은한 향과 관악산 쪽에서 처들어오고 있는, 바깥 날씨 때문에 더욱 따사롭게 느껴지는 햇살로 가득했다. 대나무로 만든 긴 소파에 걸터 앉은 그는 기자가 의자에 앉아 추재 수첩을 꺼내고 '무장'을 갖추기도 전에 말을 하기 시작했다. 뜻밖의 내용으로.

"나도 벌어야 먹고 살지 않겠어. 근데 많이 못 벌어서 어려워. 그 사람이-그는 지난 7월 1일 70세 총각으로 40세 처녀와 혼인식을 올렸다. 이 얘기도 잠시 뒤로 미루기로 하자-일산, 벽제, 쌍문동을 다니며 애들 피아노를 가르치며 돈을 버는 데 굉장히 힘들어하지." 

'준비 덜 된' 기자는 그의 첫 얘기에 아는 듯이 장단을 맞출 어떤 정보도 가지고 있지 못했다. 일단 얘기를 더 듣는 수밖에. 그는 경제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아침에 취로 사업에 나갔다. 그러나 그 일도 10월부터 없어져 이젠 생활보호자 지원금으로 한달에 30만원씩 받는다. 부인의 수입은 정확한 액수는 말하지 않은 채 수십만원에 지나지 않는다고만 말했다.

"강냉이 한 홉으로 비트생활"

'경제' 얘기가 끝날 때를 기다렸다가 '정치' 얘기를 물어본다. "20세 때 비쳐진 조국의 모습은 어땠습니까" 
그의 답변이 이 글 앞부분에 써놓은 부분이다. 해방되기 직전 조선인 순사에 대들어 그를 좌천시킨 일, 징병과 탈영의 과정을 겪은 작은 형과 함께 숨어지내던 15세 소년의 반일 감정, 더 이상 숨어지내지 않아서 너무 기뻤던 해방의 경험 등에 대한 자세한 얘기는 여기서 할 겨를이 별로 없는 것 같다. 

다시 52년 겨울로 돌아가자. 전선은 진지를 중심으로 고착돼 있었다. 그가 속한 중대의 40명 동료들의 목적지는 강원도 울진(현재는 경북) 뒤에 있는 청옥산. 그곳은 강원도당이 있는 곳이었다. 그러나 도중에 함께 넘어온 빨치산들은 대부분 사망한다.

그해 겨울 그는 목적지에는 도착하지 못한 채 하루 강냉이 한 홉으로 비트 생활을 하며 보낸다. 그러다 53년 4월초 강원도 산악지대에서 단독으로 체포됐다. 이후 군법회의에서 무기형을 선고받고 40년을 넘는 기나긴 감옥살이를 시작하게 된다. 95년 광복 50주년 기념 특별 사면으로 형집행 정지로 석방될 때까지.

"이데올로기보다 높은 곳에 있는 인간의 존엄성"

그가 그토록 오랜 세월, 짐승과도 같은 광포하고 야만적인 폭력을 견디며 지낸 그 오랜 세월을 버틸 수 있게 한 것은 무엇일까. 사실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을 기자는 미리 알고 있었다. 5년전 8월 15일 그는 석방된 이후, 이번에 북으로 떠난 김선명 선생과 함께 민가협의 주선으로 종로성당에서 기자들과 간담회를 가진 바 있다. 

"내가 지키고자 했던 것은 이데올로기가 아니다. 인간의 존엄성이다. 무자비한 폭력 앞에 벌거숭이로 내던져진 인간의 마지막 투쟁은 폭력에 굴복하지 않는 인간의 존엄성을 지켜내는 것이었다. 그것은 일종의 기쁨이었다" 마지막 귀절을 읽고 전율을 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그는 지금도 변함없이 말한다. "인간으로 죽기 위해서는 인간으로 살아야 한다. 나는 인간이다."라고. "지금도 통일을 위한 죽음이라면 웃으면서 그것을 맞이할 수 있다."고. 그리고 그는 덧붙였다. "5년전 그 자리에서 나는 기자들에게 '펜으로 양심을 팔고 사는 간접 살인자들하고는 말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당시 조선일보는 그들을 '전향을 거부하고 형극의 길을 택한 골수 공산주의자'라고 불렀다. 

그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맞다. 나는 골수분자다. 일제 때 공산주의 교육받았다. 나는 머리에 뿔도 안났으며 남의 재산을 거져 빼앗지도 않았다. 감옥에서 나는 내가 사람임을 부정당했다. 어떻게 사람이 사람을 그렇게 잔인하게 고문하고 죽이면서 쾌감을 느낄 수 있나." 

날카로운 인상과 형형한 눈빛의 70세 노인의 눈에 갑자기 눈물이 맺힌 것은 그 때였다. 온갖 고문에 못이겨 전향서를 쓰고 나간 '동지'들을 기억해내면서 그의 눈에서는 눈물이 흘러내렸다. 같이 간 사진기자의 셔터 누르는 소리가 싫었지만 끝내 말리지는 못했다. 

옥에서 배운 지압이 중매쟁이

"죄송합니다." 안경을 벗고 눈물을 훔치며 그가 한 말이다. 그는 95년 석방 후 그해 10월 전향서를 쓰고 나간 옛동지를 만난 얘기를 소개했다. "새벽까지 얘기를 했는데 내 목을 끌어안고 울었지. 내가 '못나게 굴지 말라'고 얘기했어" 북에 처자가 있는 그들 전향자들이야말로 북으로 보내줘야 한다고 그는 여러번 강조했다. 

"결혼에 얽힌 얘기 좀 해주시죠"

이혜경. 1960년생. 피아노 학원을 경영하다 어머니의 병(상피암) 치료을 위해 학원까지 처분하면서 노력했으나 별 효과를 얻지 못함. 소문을 듣고 신인영-이번에 북으로 떠남-선생이 있던 민중탕제원에 옴. 그는 거기서 그녀를 만났다. 2년 전 일이다.

그녀는 그해에 어머니도 잃고 피아노 학원도 잃었다. 이혜경씨가 얻은 것은 양팔에 힘이 빠져 전혀 움직일 수 없는 질병이었다. 이것이 안선생이 그녀와 '접촉'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줬다. 감옥에서 독학한 '실력'을 바탕으로 그는 지압을 통해 그녀의 팔을 낫게 하는 놀라운 일을 해냈다. 이런 인연은 여인의 청혼으로 이어졌고 그도 거부하지 않았다. 

그가 최근에 많이 들었을 법한 질문. 그러나 안 할 수 없는 질문.

"왜 이번에 북쪽으로 안 가셨습니까"

"여기 남아 있으면 정치적 신변 보장의 확신도 없을 뿐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최하 생활을 한다. 그리고 정서적으로도 불안정하고 여러 가지 생활이 불안할 수 있다. 북으로 가면 그렇지 않을 것이다."

그러면서 그가 밝힌 이유. 그는 현재 소송중이다. 오래전에 일부 언론에서 보도된 바 있는 이른바 국방경비법과 관련된 내용이다. 그가 40년 동안의 감옥생활을 한 것은 바로 이 국방경비법 위반에 따른 것인데 이 법의 존재 자체가 의문 대상이 되고 있다.

그는 석방되기 전부터 존재가 의심받는 법에 의한 심판을 거부하는 투쟁을 해왔으며 이는 지금도 진행중이다. 이런 상태로 갈 수는 없다는 설명이다. 덧붙여 결혼이나 '여자' 때문은 아니라고 말했다. 왜 그것은 이유가 안 될까. 충분한 이유가 되지 않나 하는 생각은 들었지만 되묻지는 않았다. 

마무리를 할 때가 된 것 같다. "선생님께 인생이란 무엇입니까"

"인생은 하나의 투쟁"

그는 한동안 말없이 생각에 잠겼다. "글쎄요, 인생이라는 건 사회를 개척해나가는 과정에서 진행되는 하나의 투쟁이 아닌가 생각해요. 내 말이 너무 전투적인 것처럼 들리겠지만 인간과 자연과 생활과의 투쟁 아닙니까. 인간의 도리 지키기 위한 싸움이어야지요"

도리? "남을 해하지 않고 옳고 그른 것은 분명히 가리면서 서로 돕는 생활을 하는 거 아니겠어요" 

우리는 그에게서 최근의 남북관계, 북미관계 등에 대해서 물었다. 그의 답은 "불빛이 보여 기쁘다. 내 대에서도 가능할 것이라는 희망이 보인다"는 말로 압축됐다. 

인터뷰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 역사의 격랑에 맞서 당당하게 인간임을 주장하고 살아온 그의 '주인으로서의 바로 선 인간'의 모습 이면에 함께 질기게 달라 붙어있는 그림자. '역사의 희생자'라는 느낌이 지워지지 않았다. 죄송합니다. 안학섭 선생님.

[출처] 북으로 가지 않은 비전향 장기수 - 안학섭|작성자 madger

http://blog.naver.com/madger/20003846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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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년 복역한 비전향장기수 안학섭 “통일?”

안학섭 “문재인 정상회담, 당장 효과 나왔다”2018년 05월 14일 (월) l 박귀성 기자l skanskdl01@hanmail.net

최장 비전향 장기수 중 한 인물인 안학섭(89.남) 선생이 문재인 대통령의 남북 정상회담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일생의 절반을 감옥에서 보내야했던 안학섭 선생은 지난 1953년부터 43년을 비전향 장기수로 체포와 모진 고문을 당하면서 복역하다 1995년 형집행정지로 출소했지만 현행 보안관찰법에 따라 출소한 지 20여년이 지난 지금도 관계당국의 감시를 받고 스스로 동향보고를 해야하는 등 반 감옥생활을 계속하고 있다.

안학섭 선생은 12일 경기도 김포시 통진군 소재에서 본지 기자와 만나 대화하는 과정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북조선인민민주주의공화국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남북정상회담이 이루어진 소회에 대해 “여기(기자와 만난 장소)는 민통선이 가까운 곳으로 또 그동안 여기는 남북이 (상호 비방) 방송을 켰었던 곳이다. 지난 남북교류당국에 의해 남북의 확성기가 정상회담 후에 끊어졌다. 삐라도 여기서 뿌리는데...”라고 지난달 27일 있은 남북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정리했다. 

▲ 43년을 미전향 장기수로 복역한 통일운동가 안학섭 선생이 12일 민족예술제 행사에서 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안학섭 선생은 이어 “지금 이런 남북정상회담이 이뤄지고 판문점 선언이 나온 것에 대한 소회”를 묻자 “민족이 통일되는. 김대중 대통령이 용단을 내주었지만 그 후에 노무현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했는데 회담만 했지 결과는 이뤄진 것 없다. 노무현 때 한강하류공동이용 있잖나?노무현 때 한강하교공동이용에 대한 것이 합의가 됐다. 하자고. 근데 어떤이들(안보팔이 가짜보수 세력)이 반대하니까 못했다. 실제는 이 한강하류공동이용을 하면 유리한 건 여기(남한측)가 더 유리하다. 그런 것도 못하잖아. 남북 간에. 간극이 가까워져. 그동안은 이명박부터 박근혜까지 지연은 시킬 수 있지만. 저는 물론이고 우리 민족과 후대들을 위해서 당연한 일인데 너무 늦었고. 여기서는 나약하기 때문에 끌면 나온다고 그런다고 하는데 난 그렇게 안 본다”라고 남북 관계를 정리했다.

안학섭 선생은 이어 “남북 이념 논란을 가지고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사람들 가운데 한 분이다. 최근 남북교류 진척 상황에 대한 소회를 말씀해 달라”는 주문에 “문재인 대통령이 정상회담한 것도 헌법 위반이다. 압록강과 두만강을 경계로 하고. 우리 헌법에서도 북측을 최대로 인정해라. 우리가 인정받는 만큼 인정을 해야 되고, 거기에 대한 서로의 협상이 있어야 된다. 우선 그거(헌법)부터 고쳐야 한다”면서 “나는 그런 얘기를 많이 했는데. 그 전에 투기 세력들이 그렇게 해 먹었다. 그리고 아직도 현 정권하에서 내가 투기했다. 이렇게 했다. 국정원이 조작을 많이 했다. 모든 이념과 국민분열의 원인이 국정원 조작이었다. 국정원을 해체해야 한다”라고 남북간 화해분위기 조성에 있어 개선해야할 우리측 책무를 지적했다.

안학섭 선생은 또한 “통일부를 개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학섭 선생은 이에 대해 “우리가 진정한 민주통일이 되기 위해서는 법도 바꿔야 되고 지금까지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 악용된 제도나 관념 자체도 바꿔야 된다”면서 “민족은 하나라는 관념이 있어야지 그들을 적대시하고 우리의 주적이라는 개념 자체도 바로 적립을 해야 진정한 남북 조합이 되고 독립성도 회복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안학섭 선생은 이에 대해선 “남조선 정부에서 군인들이 들어오는데 여기는 참 같은 민족으로 같은 말을 하고 같은 피부색을 가지고 있는 사람으로서 문화가 틀어지고. 참 찌르고 싶다. 그 얘기하다가도 뭐 틀리고 하면 공안국 대표가 지적을 하고 하면 미군들이 위관급 연관급한테 뺑 해버린다. 그것이 현실이다. 몇 번 봤다”면서 “그리고 정작 협정을 누구하고 한 거는 다 잘 알고 있을 거다. (남북 관계에 있어서 우리측은) 어떠한 말을 할 권리가 하나도 없다. 군대는 통치수단의 하나다. 군대의 통치권 작수권이 없다. 그래도 나라인가?”라고 작금의 남북관계 개선에 있어 자주적 결정권이 미약함을 개탄했다.

안학섭 선생은 이에 대해 “최고 통수자가 수단까지 빼앗기고도 뭘 나라라고 하나?”라면서 “그렇다보면 남북관계가 모순이 아니라는 거다. 기본적인 문제가 풀리면 따라서 풀리게 돼 있다. 아까도 말했지만 미국을 여기서 몰아내고 소위 한미 군사 협정이라는 거 이거 파기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자신이 겪은 과거지사를 예로 들었다.

안학섭 선생은 이에 대해 “참고로 말씀드리는데 제가 그 대전(교도소)에 있을 때인데 지금 정보부의 모 과장이라고 한다”라고 하자 본지 기자가 “이름 아시는가?”를 묻자 “잊어버렸다”고 대답하고는 “시점은 언제인가?”라고 묻자 “60년대이다. 그런데 그 사람이 말하는데 자기 주장을 하는 거다. 나도 로봇이 아닌데 그냥 잠자코 듣고 있을 수가 없다. 틀리면 틀리다고 그 자리에서 반박을 했다. 니들 통일 통일 하지만 통일되면 자기들은 5분 만에 죽어야 된다고 했다. 그래서 내가 난 목숨 걸고 통일하자고 나왔는데 그렇다고 목숨 걸고 반대한다. 통일하면 안 돼. 그리고 들어와서 가만히 생각하니까 공안국 당원하고 노동당원하고 노동당원 가족들, 간부들, 나머지 민주화 운동한 사람 다 죽어야 된다. 그런 통일해야겠나?”라면서 우리민족끼리의 분열을 강하게 반대했다.

안학섭 선생은 나아가 “안 해야 한다. 그런데 얘들은 연방제. 합리적인 가장 연방제를 근데 얘들은 연방제 얘기하면 까무러친다. 왜? 자기네들이 자신이 없기 때문에 하는 거다. 가장 합리적인 것이 연방제다. 지금 못하고 있다”면서 “북한은 정말 자주적으로 하고 있다. 여기(남한)는 식민지 교육을 받으며 110년 동안을 식민지하에서 살아왔다. 그래서 여기는 기형이다. 자본주의 사회라고 해도 제대로 자본주의 사회도 아니다”라고 남한 사회에 대해 분석했다.

안학섭 선생은 다시 “그리고 제국주의자들이 바라는 건데 기형적으로 자라는 것을 바라고 있다. 정상적으로 건전하게 자본주의자들이 자라면 반항할 수 있기 때문에. 그리고 제가 한 번 어디서 보니까 우리나라는 단일민족이라고 한다. 5천여년 역사를 보고 유구한 역사라고 하는데 민족성을 말살시키기 위해서 첫째, 국제 변론을 시키라는 거다. 국제 변론을 시키되 모르게 해야 한다. 모르게. 그러되 거기에 민족적으로 비슷한 일본, 몽고, 이런데 여자도 결혼 시켜라. 즉 혼혈을 만들어라. 이런 식으로 한 게 한 50여가지가 나왔다”면서 “우리나라 단일 민족이라고 단합이 되니까 이것을 없애기 위해서... 제가 부산(교도소)에 있을 때인데 이명박이 유치원에서부터 영어교육을 한다고 했다. 제국자들이 되면 어느 부분을 말살시킨다. 일본놈들이 조선카드를 줘서 카드를 뺏어간다. 조선말을 하면. 언어문화를 말살시킴으로써 민족을 말살시키겠다는 거다. 그래서 일본인으로 동화시키겠다는 거다. 여기에 속아 넘어가는 것은 매국노들. 거기에서 치킨을 얻어먹으면서 자기 일가 친척, 자기 가족에게 자기 종족에게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단숨에 설명하고 가쁜 숨을 몰아 쉬었다.

안학섭 선생은 특히 민족 말살에 대해 “내 이 말을 왜 하는가 하니 지금 여기 애들이 무분별하게 외국 문화를 무조건 받아들이고 있다. 변형된 기형화로 받아들이고 있다. 소위 실용주의라고 개인 이기주의. 내가 식사하러 가자고 하면 내가 대접할 능력이 있어야 같이 가지, 가자고 안 한다”면서 “내 것은 내가 내고, 네 것은 네가 내라. 이럴려면 뭐하러 같이 가자고 하나? 혼자 가서 먹지. 우리 민족의 문화는 그게 아니다. 대접하고 배려하고 감싸고. 우리말에서 ‘우리’라는 말이 참 아름다운 말이다”라고 민족의 정체성에 대해 설명했다.

안학섭 선생은 나아가 “일본, 미국, 중국 사람도 ‘우리’라는 말에 대한 우리말. 여기에 함축돼 있는 것이 그들의 언어에는 없다. 우리는 우리 민족이 자주가 꼭 필요하다. 자주성이 없으면 노예밖에 안 된다. 자주가 강하면 고집이라고 하는데 고집과 자주는 다르다. 주관과 약간씩 차이가 있다. 그래서 우리나라의 기본 모순은..”이라면서 “때문에 남북관계를 주요 모순으로 보는 사람이 있는데 주요 모순이지만 기본 모순이 아니다. 그래서 우리는 반미운동이 현재 단계로서는 앞으로 평화협정이 체결될 때라도 바닥에 남은 것 빼기 위해서 반미 운동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학섭 선생은 나아가 “과거 코소보나 과거 징기스칸이 강제해서 족속을 섞어버림으로써 3대에게 민족의 정체성을 잃게 해버리는 듯한 민족말살정책을 우리에게 구사했다. 유태인 전술이라고 해서 나오는데, 우리나라는 단일민족에 대해 단절을 많이 시키기 위해 민족말살정책을 하는 것”이라면서 “이명박이 다가구, 다세대를 넘어서 이제는 다문화를 주장한 것 자체가 민족을 섞기 위한 하나의 민족말살정책의 시초다”라고 주장했다.

안학섭 선생은 “그렇게 해서 민족의 2세, 3세가 나왔을 때는 도대체 아버지 나라가 어디인지조차 모르는 게 된다”라며 “그래서 민족을 말살시키기 위한 시책이라는 거다. 일제시대 때 했던 친일파들이 했던 것을 그대로 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단일민족에 대한 애착을 드러냈다.

한편, 비전향 장기수 안학섭(89세) 선생은 1930년 인천광역시 강화군에서 태어났다. 일제가 만주사변(1931), 중·일 전쟁(1937), 태평양 전쟁(1941)으로 전쟁을 확대하며 이른바 민족 말살통치를 하던 잔인한 시기였다. 안학섭 선생의 두 형은 징용으로 끌려갔다가 둘째 형은 훈련소에서 도망했고, 안학섭 선생과 가족들은 도망자 신세가 됐다. 1945년 해방이 되면서 민족의 반역자 이승만과 미군정은 수월하게 집권하기 위해 일본의 앞잡이 노릇을 하던 친일파들을 중용했다. 안학섭 선생은 이런 정권을 매우 못마땅해 했다. 이어 한국전쟁이 발발했고, 1950년 자발적으로 의용군이 되어 북으로 갔다. 민청훈련소에서 정치교육을 받은 안학섭 선생은 서울정치학원에서 공부를 하던 1952년 10월, 전선을 넘어 임무를 띠고 남으로 내려왔지만 1953년 4월초 강원도 정선에서 수색에 걸려 붙잡혔다.

http://www.kimcoop.org/news/articleView.html?idxno=98507

시민인권대학 강연 비전향 장기수 안학섭 씨

“이념이나 사상은 자유의 문제”

이균석 기자 qpm@idomin.com  2005년 10월 26일 수요일

“비전향장기수들은 보안관찰법에 발목이 묶여 있습니다.” 

24일 오후 7시께 제2회 시민인권대학에 두 번째 강연자로 나선 비전향 장기수 출신 안학섭(76)씨는 이날 강의를 하고 온 것도 법에 위배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법이란 것은 그래요. 지켜야 법이지 지키지 않으면 사문화됩니다. 법 같지도 않은 법을 지키면 법의 노예가 됩니다.” 안 씨는 자신을 얽매고 있는 보안관찰법이 ‘법 같지 않은 법’이기 때문에 무시하고 산다고 밝혔다.

한국전쟁때 남파돼 43년 복역하다 특사 

한국전쟁이 진행 중이던 1952년 남파 돼 이듬해 국방경비법 위반으로 무기징역을 선고 받고 43년을 복역한 뒤, 지난 1995년 광복 50주년 기념 특별사면으로 세상 속으로 나온 안 씨는 끝내 전향을 거부한 이유에 대해 자신이 인간임을 포기하지 않기 위해서라고 답했다. 

안 씨는 자신이 감옥에서 받은 비인간적인 고문의 실태를 증언하며 “말도 안 되는 이유로 고문하던 놈들에게 항복하면 나 역시 똑같은 짐승이 된다고 생각했다”면서 “인간임을 포기할 수 없다는 자존심과 내 생각에 대한 확신과 투철한 의지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안 씨는 “내 세대가 아니면 다음 아니 그 다음 세대에라도 통일을 해야 한다는 확신을 가졌다”며 “나 개인에게 이롭냐 해롭냐하는 것은 개의치 않았다”고 밝혔다. 

“인간임을 포기하지 않으려 전향 거부 민주사회에서 사상 모략은 있어선 안돼” 

안 씨는 이념 문제에 대해 “이념이나 사상은 자유의 문제”라면서 “사상을 가지고 모략한다는 것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념 문제는 남을 잡아먹으려고 하기 보다는 토론으로 극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안 씨는 또 “자유는 평등에서 나온다”며 “특히 경제적 평등이 없이는 어떤 미사여구를 동원해도 평등은 이루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자신의 인생에 대해 안 씨는 “일제 때부터 항일운동을 하면서 쫓겨다니던 분들이 주변에 많아 그런 분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성장한 것이 인생관 형성에 크게 작용했다”면서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에 사회에 유익한 행동을 해야 가치 있는 삶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민족문제에 대해서 “내 생명 하나로 볼 때 나는 하나의 독립된 우주지만 민족 전체로 볼 때는 티끌만한 존재에 불과하다”면서 “그렇다면 어느 존재를 희생시켜야 하는지는 자명하다”고 말했다. 

이날 강연을 들은 이모(25)씨는 “말로만 듣다 실제로 전향공작의 실태에 대해 들으니 마치 딴 세계를 말하는 것 같다”며 “내가 만약 같은 처지에 처했다면 과연 똑같이 할 수 있을지 상상도 하기 힘들다”고 밝혔다. 또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한다는 배모(창원대 2년)양은 “법을 배우는 사람으로서 제대로 된 법을 만들고 적용해 좀 더 나은 세상을 위해 노력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http://ssl.idomin.com/?mod=news&act=articleView&idxno=168359&page=174&total=38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