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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훈 광주청소년중장기 남자쉼터 희망꿈터 소장
"사회자원 연계해 청소년 꿈 키우는 보금자리 만든다"가출 청소년에게 '사회안전망' 역할...범죄 예방 선도의식주ㆍ숙식ㆍ학업.취업지원 등 자립의지 고취시켜
2014년 10월 23일 광남일보
김범수군(가명ㆍ15)은 초등학교 때 부모가 이혼하고 아버지와 생활하고 있었다. 아버지는 매일 술을 마시고 집에 들어와 김군을 폭행하고 용돈이나 따뜻한 말 한마디, 사랑의 눈길 한번 준 적이 없었다. 결국 범수군의 방황이 시작됐다. 가출해 비슷한 또래와 어울리면서 외박을 하고 용돈을 마련하기 위해 절도 등을 하면서 거리생활을 시작했다. 그러던 중 지인 소개로 지난 8월 2일, 남자청소년 중장기 쉼터에 입소하게 됐다.
입소 첫날 상담을 하고 다음 날부터 쉼터 선생님과 함께 경찰서에 찾아가 자수를 하고 스스로 조사를 받았다. 김군은 "유치장에 갇힐 때 위로를 해주고 여러 방면으로 도움을 준 선생님들을 보면서 아버지와 살 때 느끼지 못했던 따뜻한 사랑을 처음으로 느꼈다"고 말했다. 김군은 그동안 자신의 처지에 대해 불평과 불만으로 가득차 분노가 많이 쌓여 갔다. "이제 희미하지만 미래에 대한 희망과 의지가 생겼다. 지금은 대안학교에 다니면서 검정고시를 준비하고 있는데 그곳에서 만난 형, 누나와 사귀면서 말수도 늘고 얼굴이 많이 밝아졌다"고 김군은 전했다. 이처럼 자립의지가 있는 가출청소년을 대상으로 의식주 제공 등 숙식제공과 더불어 학업지원, 자립지원 등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청소년중장기 남자쉼터인 희망꿈터'(소장 박병훈)가 가출청소년 지킴이 역할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여성가족부와 광주시가 지원하고 사단법인 청소년가족복지상담협회(협회장 백현옥)가 위탁을 받아 운영하고 있는 희망꿈터는 남자가출청소년을 대상으로 6개월에서 3년 정도의 보호, 의식주 등의 생활지원, 상담 및 학업지원, 취업지원, 문화활동 등을 통해 자립을 목표로 하는 중장기 보호 및 생활시설이다.
지난 7월1일 개관한 이곳은 현재 4명이 거주하고 있다. 박병훈(50) 소장은 가출청소년들에게 희망과 꿈을 선사하고 있다. 그는 "가출청소년들은 가출 이후에 복잡하고 다양한 어려움을 겪게 된다"고 설명했다. 가출한 대부분의 청소년들은 경제적으로는 미자립 상태이고 사회적 경험도 부족하기 때문에 가출 이후에 숙식, 주거, 건강문제에 직면하고 노동에 있어 부당한 대우, 외로움과 같은 정서적 문제, 학업문제, 비행 등에 노출되기 쉽다. 이런 가출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사회적 안전망을 만드는 일이 매우 중요하고 시급한 일이었다.
가출청소년 문제는 모든 청소년비행의 출입구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다행스럽게 쾌적하고 안전한 환경에서 청소년상담, 청소년 지도 전문가들과 함께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고 미래를 설계하여 진로를 개척할 수 있는 심리적 안전기지가 마련된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또한 그는 가출 청소년들은 가출 이 후 돈과 일자리 구하기, 거주지 불안정을 가장 큰 어려움을 안고 있어 제도적 뒷받침과 가정의 중요성의 절실함을 토로했다.
얼마전 부산지역에서 안타까운 소식이 있었다. 평소 우울증을 앓아온 10대 소녀 3명이 인터넷 자살사이트에서 만나 교류를 유지하다 끝내 아파트 옥상에서 뛰어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면서 비극을 막을 사회적 관심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이처럼 정보의 바다라 일컫는 인터넷 온라인 상에는 동반 자살자를 모집하거나 구체적인 자살 방법을 묘사하는 등 게릴라성 자살 사이트나 가출관련 카페 등 청소년 유해 정보가 넘쳐나고 있는 실정이여서 우려를 더하고 있다.
하지만 각종 범죄에 무방비로 노출된 청소년들의 가출에 대응하기 위한 우리사회의 보호장치는 아직도 걸음마 수준에 머물고 있는 형편이여서 복합적인 사회병리현상을 낳고 있다. 가출 청소년 또한 오랜 방황 끝에 극단적인 선택을 하거나 범죄의 유혹에 현혹되기 쉽다. 더욱이 가출 청소년 수가 해마다 늘면서 이들 가출 청소년 보호를 위해 청소년 쉼터를 마련해두고 있지만 시설이 부족해 효과적으로 가출청소년을 선도하기엔 역부족이라는 점이다. 갈곳 없는 가출 청소년들이 또다른 범죄의 구렁텅이에 빠지지 않도록 사회적 시설의 한계 극복으로 가출 청소년의 탈선을 막아야 한다.
청소년 자살은 같은 또래나 처지의 연대의식속에 집단을 이루는 일명 가출팸도 많다는 점은 결코 가볍게 여겨서는 안될 일이다. 청소년들의 우울증과 자살율이 높아가는 현실에서 자살 문제가 또 다른 사회적 문제를 양산하는 비극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아야 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가출 후 다시 가정으로 돌아와 다시 가출하는 가출청소년이 전체 가출청소년의 절반을 넘는다고 하니 청소년 가출의 출발점이 가정임에 틀림없다. 가족간 소통과 화합의 생활화는 물론 우리 기성세대 또한 청소년들의 인명경시 풍조에서 결코 자유로울수 없는 만큼 평소 주변에 평상시 하지 않던 행동을 하거나 이별을 암시하는 말을 하는 등 자살 위험증후군을 삶의 기로에서 방황하 는 청소년은 없는지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사회적 분위기가 정립되어야 한다.
아이들은 대한민국의 미래다. 한참 미래에 대한 꿈에 가득해야 할 우리 청소년들이 사회에 첫발을 내딛기도 전에 생을 마감하거나 제2, 제3의 범죄에 빠지는 비극은 없어져야 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이와같은 가출청소년들의 아픔을 달래주고, 그들에게 희망을 선사해 주기 위해 '희망꿈터'가 현재 작은 보금자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것이다.
희망꿈터는 13∼24세까지의 청소년을 대상으로 숙식제공, 의료나 법률, 경제적 지원 등의 보호서비스, 개인상담 및 집단상담, 가족상담, 심리검사 등의 상담서비스, 검정고시와 직업훈련 및 학업지원 등의 학업 및 자립지원 서비스 제공, 지역사회자원과 연계한 각종 청소년복지지원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박 소장(50)은 "급격한 가족구조와 기능의 변화, 가치관의 변화 등으로 청소년들이 가정에서 이탈되고 있다면서 청소년기 가출은 건강한 성인기로 진입하기 위해 필요한 발달과업을 성취하지 못해 사회부적응의 원인이 된다"고 강조했다. 또 "우리 사회가 건강하기 위해서는 청소년들을 건강하게 성정시키기 위한 국가나 사회, 부모의 보호와 관심과 사랑이 필요하지만 그렇지 못한 환경이 매우 마음 아프고 아쉬운 일이기 때문에 청소년들의 아픔과 좌절에 공감하고 더 나아가 청소년들이 걷고 있는 여행 과정에서 안전하게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함께 길을 가야한다"고 강조했다.
청소년중장기 남자 쉼터를 이용하려면 희망꿈터 전화 062)714-1388이나 홈페이지 주소http://www.kgyshelter1388.or.kr로 문의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