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석화시인의 시카페 원문보기 글쓴이: 동산에 올라
김성휘의 시《흰옷을 입은 사람아》의 언어학적 분석
석화
1. 들머리
중국조선족문학은 한민족문학의 연속선상에서 이해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에 대한 연구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은 실정이다. 이러한 사실은 중국조선족과 조선, 한국이 역사적, 정치적 배경 등이 다르다는 이유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중국조선족은 우리민족의 불우했던 역사로 인하여 이주민의 성격을 띠고 있다. 그런 까닭에 중국조선족은 국적과 민족이 다른 이중정체성을 갖고 있다. 그러나 중국 조선족은 한민족의 문화전통 토대 위에서 자신들의 삶을 형상화한 문학을 창조, 발전시켰다. 즉 이것은 비록 중국 조선족은 조선, 한국과 다른 국적을 갖고 있지만 하나의 말과 글의 동일한 사고체계 속에서 생활하고 있는 하나의 민족이라는 말이다.
중국조선족 시문학은 세대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 특성이 있다. 이러한 특성은 자신들의 삶을 지배하는 환경요인에 의해 형성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주 1세대에게 있어서의 조국과 민족이라는 개념은 동일하게 자신들의 삶의 근거지였던 한반도 하나로 인식하고 있으나, 이주 2세대 3세대에 내려오면서부터는 조상의 나라 한반도는 '고국'이라는 단어로 대체되고, 자신들이 태어나서 성장한 고향과 조국과 민족은 다르게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 즉 현재 중국조선족 2세대, 3세대들에게 있어서 민족은 '조선족'이지만 조국은 태어나서 자란 중국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지배적이다.
이러한 사실은 중국조선족에게 '이중적 성격'을 부여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중화인민공화국 내에서는 주체민족이 아닌 소수민족으로 취급받고 있으며, 한민족공동체 내에서는 한반도 안의 한국이나 조선의 국민이 아닌 교포, 해외동포 나아가 외국인으로 인정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환경은 이중적인 심리갈등을 안겨주는 중요한 요인이다. 자신의 신분에 대한 이중구조는 심리적으로 소속감이나 일체감의 부재를 낳게 하는 요인이다. 이런 소속감과 일체감의 부재는 일종의 아웃사이더의 소외감을 가지도록 하는 것이다. 이 아웃사이더로서 느끼게 되는 소외감이 중국조선족시의 한 형태인 '바라보기의 시학'을 낳게 하는 하나의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조선족 시의 한 형태로 나타나는 '바라보기의 시학'은 잃어버린 고향에 대한 그리움, 즉 고향상실의 향수로부터 시작되어 고향에로 돌아가려는 염원과 떠나온 곳으로의 회귀욕망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잃은 것에 대한 회복의 의지는 어떤 구체성을 확보하지 못하고 그리움의 한으로 제시되고 있다. 이러한 정서에 대한 반응은 현실적으로 실현 불가능한 사실을 시적 상상력으로는 성취가 가능한 고향회복의 꿈꾸기로 표현된다. 이주 초기에 중국조선족시문학에 주로 나타났던 유랑자로서의 비애와 잃은 것에 대한 회복의 의지는 세월이 흐르면서 다른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현재 자신들이 삶을 영위하고 있는 새로운 공간에 대한 애정과 고향, 조국, 민족이 일체감으로 어울려지면서 향수라는 하나의 정서로 다시 모여지고 있다.
이런 시점에서 조선족시문학의 대표적 시인으로 인정받는 시인 김성휘(金成輝)의 시작품을 연구하고 그의 시작품에 나타나 있는 시인의 정신과 시인의 태도를 밝히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작업이 될 것이다.
시인 김성휘는 1933년 10월 12일 중국 길림성 용정시 백금향 방천동에서 태어나 1954년 심양 외국어원을 졸업하고 연길에 와 1990년 타계할 때까지 줄곧 연변의 문학계와 출판계에서 종사하면서 시를 썼다. 1955년 첫 시 <첫 괭이>를 <연변일보>문예란에 발표하면서 등단한 시인은 이어서 시집<나리꽃 피였네>, <들국화>, <금잔디>등과 장편서사시<장백산아 이야기하라>, <사랑이여 너는 무엇이기에>등 많은 작품을 발표하여 중국조선족시문학의 성장에 많은 기여를 하였다.
그러나 지금까지 김성휘시인에 대한 연구는 미흡했으며 그의 시작품에 대한 언어학적연구는 거의 진행되지 못 하였다. 시는 언어를 매개체로 하여 표현된 문학작품이다. 따라서 우리가 문학 작품인 시를 올바르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것의 표현수단인 언어에 관한 충분한 지식과 정보를 갖추고 있어야만 한다. 또한 우리가 시를 깊이 있게 연구하기 위해서는 언어학적 연구 방법론을 터득해야하고 아울러 언어학적 연구 결과의 도움을 받아야한다. 사실상 언어학적 증거를 갖추지 않고 씌어진 모든 실제 비평은 대체로 인상비평으로 전락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우리는 시의 언어구조를 비 언어학적 방법으로 해설하려고 하지말고 언어학적 방법으로 분석하여야 할 것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우리는 시의 의미 내용을 보다 더 객관적으로 밝혀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 시인의 정신과 태도에도 보다 더 효과적으로 접근할 수가 있을 것이다.
2. 시의 언어학적 분석방법
시의 언어구조, 곧 통어구조와 의미구조의 분석은 비 언어학적 방법으로 분석되고 논의되는 것보다는 언어학적 방법으로 분석되고 논의될 때에 그 시가 나타내는 의미와 그 시에 함축되어 있는 작가의 정신과 태도가 더 명시적으로 드러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언어학이란 언어를 과학적으로 연구하는 학문이다. 따라서 시에 대한 언어학적 분석방법의 적용은 시를 과학적으로 연구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시는 언어로 이루어져 있다. 그리고 시를 포함한 어떠한 현상에 대해서도 과학적인 접근방법은 가능하다. 시가 언어로 표현되어 있고 언어를 과학적으로 연구하는 것이 언어학이므로 언어학은 시를 과학적으로 연구하는 학문이라고도 할 수 있는 것이다.
원래 시작품의 의미해석과 이해에 있어서는 시 분석자의 입장에서 보면 언제나 통찰력과 직관력의 문제가 뒤따른다. 만일 언어학자가 시의 특성에 영향을 끼치는 전통과 문화의 힘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시의 표현형식을 정확하게 이해할 수 없을 것이라는 견해도 있기는 하다. 그러나 만약 보다 정확한 언어학적 분석방법으로 시의 언어가 분석된다면 어떤 점에서는 예술로서의 시 분석과 연관되거나 그것에 대한 보완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시의 분석은 우선 언어학적 방법으로 이루어져야하는 것이다.
시를 언어학적 방법으로 분석하는 데에 있어서는 언어의 특질, 언어의 구성요소, 언어의 구조 그리고 언어의 여러 가지 문법적 규칙 등에 대한 지식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시의 연구에 응용될 수 있는 언어학적 접근방법에는 1) 음운론적 방법, 2) 형식론적 방법, 3) 통어론적 방법, 4) 어휘론적 방법, 5) 의미론적 방법 등이 있다.
시에 대한 상기 언어학적 분석 방법들은 시의 종류나 내용에 따라서 각기 개별적으로 적용될 수도 있고 또 두 가지 이상의 접근방법이 통합적으로 적용될 수도 있다. 예컨대 운율이 중시된 시들의 경우에는 음운론적 분석방법이나 형식론적 분석방법이 적용됨으로써 시의 의미가 보다 더 잘 파악될 수 있으며 사상이 중시된 시들에 있어서는 통어론적 분석방법, 어휘론적 분석방법 및 의미론적 분석방법 등이 사용됨으로써 그 시의 의미가 보다 더 잘 이해될 수 있는 것이다.
3. 《흰옷을 입은 사람아》의 언어학적 분석
김성휘시인의 시 《흰옷 입은 사람아》는 운율이 중시된 시가 아니다. 따라서 우리는 시에 대한 언어학적 분석방법 중에서 음운론적 분석방법을 제외한 여타의 언어학적 분석방법들을 종합적으로 적용함으로써 이 시에 나타나 있는 의미와 아울러 시인의 정신과 태도를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본 연구의 텍스트로 되는 김성휘시인의 시 《흰옷 입은 사람아》는 《20세기 중국조선족문학선집》(권철, 이상각 등 편, 연변인민출판사 1999년 9월 출판)의 제 2권으로 된 《시선집》 153페이지에서 인용한다.
(1) 흰옷 입은 사람아
① 나는 어머님 지어주신
② 흰옷 입고 창가에 앉았다
③ 밖은 햇빛 따사롭고
④ 마음 한구석은 차갑다
⑤ 흰옷 입은 사람 몇이냐
⑥ 세어보면 너 그리고 나
⑦ 모두 합쳐 다섯 손가락 안팎
⑧ 하건만 우리는 한집에 못산다
⑨ 바람 부는 날 파도 높은 밤
⑩ 우리는 모두 가슴을 떨며
⑪ 날 밝기를 기다려 동정 세우고
⑫ 문패 우에 제 이름 적었다
⑬ 떠나간 사람 남은 사람
⑭ 그 마음에 서린 피멍든 사연
⑮ 어제도 오늘도 곪아가건만
16)세월은 어찌해 아물구지 못 하나
17) 흰옷 입은 사람아 우습다
18) 해도 물도 우리를 속이었던가
19) 누구보다 깨끗하라 지어주신
20) 흰옷은 왜 더러워졌느냐
21) 차라리 우리 어머님 나에게
22) 검은 옷 지어 주셨더면
23) 나도 그늘 밑에 시름없이 뒹굴며
24) 도야지 개 신세로 살아가련만
25) 아니 못한다
26) 나는 죽어도 골백번 죽어도
27) 어머님 베틀에 자주신
28) 흰옷은 벗지 못해
29) 흰옷 입고 창가에 앉아
30) 깊은 산 외진 하늘 아래
31) 형제를 그리며 슬피 묻노라
32) 흰옷의 검은 때 언제면 씻으려나.
3· 1 형식론적 구성
우리는 김성휘의 시 《흰옷 입은 사람아》를 직접 인용한 위의 (1)을 통해서 알 수 있는 바와 같이 형식론적 측면에서 볼 때 이 시는 모두 여덟 개 연과 매 연 사행씩 되어있는 정형시로 모두 서른 두 개 행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이 시는 열 다섯 개의 문장에 서술문, 질문문 등 문장유형으로 이루어지었다. 형태-통어론 적으로 말하면 서술문은 문장의 용언의 어간에 서술법 문장 종결어미가 첨가된 것이고 질문문은 용언의 어간에 질문법 문장 종결어미가 첨가된 것이다. 그러나 언어행위 이론에 따르면 서술문이란 화자나 작가가 자기의 생각이나 어떤 사실이나 사태나 정보를 청자나 독자에게 진술하거나 단언하거나 주장하거나 전달하고 청자나 독자로 하여금 그것을 믿게 하거나 알게 하거나 생각하게 하기 위해서 사용하는 문장이다.
질문문은 화자나 작가가 청자나 독자에게 어떤 의문을 제기하기 위하여 사용되는 문장이다. 이 시는 문장형식으로 서술문과 함께 질문문이 사용하고 있는데 이는 이 시의 어조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일반적으로 문학작품에서의 어조란 한마디로 말하면 "화자나 작가의 태도의 표현"을 가리킨다. 이를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어조는 화자나 작가가 그가 말하고자하는 내용과 주제에 대하여 어떤 태도와 입장을 취하고 있는가 하는 문제와 관련이 있고 또한 청자나 독자에게 대해서 어떤 태도로 임하는가 하는 문제와도 관련이 있다.
바꿔 말해서 어조란 화자나 작자가 말하고자 하는 내용 및 주제와 청자나 독자에 대한 태도에 의해서 결정되는 것이다. 따라서 어조는 화자나 작자의 정신적 심리적 태도를 나타낼 뿐만 아니라 청자나 독자의 정신적 심리적 태도에 대한 그의 판단도 은연중 드러낸다. 그리고 화자나 작자는 청자나 독자가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할 지를 어조를 통해서 암시하기도 한다.
이 시에서 질문문은 아래의 시구에서와 같이 제 5행, 제 18행, 제 20행, 그리고 시의 마지막 행인 32행에서 수사법의 한 종류인 설문법으로 나타난다.
⑤ 흰옷 입은 사람 몇이냐
? 해도 물도 우리를 속이었던가
? 흰옷은 왜 더러워졌느냐
○ 흰옷의 검은 때 언제면 씻으려나
설문법은 화자나 작자가 청자나 독자에게 물음을 제기하고 그 대답을 요청하는 수법으로 미지의 답에 대한 확인보다는 완곡적인 어법으로 물음의 답에 대한 도출을 이끌어 내어서 물음의 의미를 강조하게 하는 수사법이다.
이 시는 또 제 15행의 "어제도 오늘도 곪아가건만"과 제 22행의 "검은 옷 지어 주셨더면"에서와 같이 (-ㄴ만, -더면) 등 가설적 어법을 통하여 우회적으로 작자의 정신적 심리적 태도를 조심스럽게 표현하고있다.
이와 같은 완곡적이고 우회적인 어조에는 더욱 깊고 더욱 무거운 감정의 진동이 울리면서 독자와의 공명을 보다 크게 이루어 내려는 의도가 담겨져 있다.
3·2 첫째 행
이 시는 한 연이 4행씩 모두 여덟 연으로 이루어진 정형시이다. 따라서 첫째 행에서부터 넷째 행까지는 하나의 연인데 첫 행과 둘째 행, 셋째 행과 넷째 행이 각기 하나의 문장을 이루어져서 첫 연은 이렇게 두 구절로 이루어지었고 첫째 행은 둘째 행을, 셋째 행은 넷째 행을 진술하는 서술문의 문장유형을 취하고 있다.
① 나는 어머님 지어주신
② 흰옷 입고 창가에 앉았다
③ 밖은 햇빛 따사롭고
④ 마음 한구석은 차갑다
이 시의 첫째 행인 "나는 어머님 지어주신"이라는 서술에서 '어머님'은 다음 행 즉 둘째 행에서 나타나는 이 시의 주제어 '흰옷'을 끌어내는 중심 어휘이다. 즉 둘째 행 "흰옷 입고 창가에 앉았다"는 첫 행과 함께 이렇게 서술된다.
① 나는 어머님 지어주신
② 흰옷 입고 창가에 앉았다
(2) 나는 어머님이 지어주신 흰옷을 입고 창가에 앉았다.
여기서 '어머님'은 원인의 제공자가 되어 내가 '흰옷'을 입을 수 있는 결과를 낳게 한다. 따라서 '어머님'과 '흰옷'은 동일시된다. 어머니는 모든 것의 모체이자 근원이며, 생명과 고향, 나아가 민족과 조국을 상징하는 이미지이다. 우리가 입고 있는 '흰옷'은 어머니가 지어주신 옷으로 나에게 숙명적으로 지워진 삶의 근원이다.
3· 3 둘째 행
이 시의 둘째 행에서 "흰옷 입고 창가에 앉았다"는 서술은 이 시의 핵심 포인트로서 이 시에서의 화자의 위치를 규정하고 이어서 진행되는 서술의 방향을 가리키게 된다. '흰옷'은 한자어로 '백의(白衣)'로서 예로부터 '백의민족(白衣民族)' 등으로 우리 민족을 지칭하는 어휘로 쓰이어왔다. 따라서 '흰옷 입고'는 '백의민족 즉 한민족의 복장을 입고'로 바꿔 쓸 수 있는데 이것은 이 시의 화자가 한민족의 한 구성원임을 시사한다. 그런데 이 시의 화자는 "흰옷 입고" "창가에 앉았다". 여기서 '창가'는 매우 많은 의미를 안고 있다. 국어사전에서 '가'는 "복판으로부터 바깥쪽으로 향하여 끝 진 곳. 또 그 안팎. 가장자리."라고 해석하고 있다.
② 흰옷 입고 창가에 앉았다
(3) ㄱ, 흰옷 입고 (물)가에 앉았다.
ㄴ, 흰옷 입고 (길)가에 앉았다.
ㄷ, 흰옷 입고 (마당)가에 앉았다.
ㄷ, 흰옷 입고 (바다)가에 앉았다.
'흰옷 입고' 있는 사람은 이렇게 장소의 중심이나 복판이 아닌 그곳에서 멀리 떨어진 변두리나 가장자리에 앉아있다. 그리고 이 (-가)는 또 한 장소의 끝이면서 이어지는 새로운 장소의 시작이 된다. 하여 '창가'는 집안과 바깥이 이어지는 곳이며 이 곳이 저 곳이 되는 시작이다. 바닷가는 육지의 기슭과 이어지는 곳으로 그 성질과 환경이 완전히 다른 두 장소가 접하는 곳이다. '흰옷 입고'있는 사람은 또 이렇게 두 장소가 접하는 곳에 앉았다. 이것은 둘째 행의 의미가 다음의 (4)와 같이 해석될 수 있다는 말과 같다.
② 흰옷 입고 창가에 앉았다
(4) [백의민족의 복장 즉 한복을] 입고 [두 장소가 접하는 곳]에 앉았다.
3·4 셋째 행
이 시의 셋째 행은 다음의 넷째 행과 함께 하나의 구절을 이룬다. 그런데 이 구절은 전후 대립 결구로 되었다.
③ 밖은 햇빛 따사롭고
④ 마음 한구석은 차갑다
[밖]과 [마음 한구석] 그리고 [햇빛 따사롭고]와 [차갑다]는 서로 상반되는 대립결구를 이르면서 정서의 긴장을 고조시킨다.
3·5 넷째 행
셋째 행의 "밖은 햇빛 따사롭고"에 이어서 "마음 한구석은 차갑다"는 반전을 가져오면서 커다란 현념(懸念)을 조성하고 주의력을 모으게 하였다. '밖'은 "1, 무슨 테나 금을 넘어선 쪽 2, 겉으로 드러나 보이는 부분 3, 정해 놓은 범위 안에 들지 않은 것 그리고 4, '바깥' 즉 문 밖이 되는 곳, 밖으로 향한 쪽" 등으로 드러난 부분, 표면, 외부, 가상 등과 의미교차를 진행할 수 있다.
(5) ㄱ, 한 사물을 관찰할 때 그 (밖)만 보면 안 된다
ㄴ, 한 사물을 관찰할 때 그 (드러난 부분)만 보면 안 된다
ㄷ, 한 사물을 관찰할 때 그 (표면)만 보면 안 된다
ㄹ, 한 사물을 관찰할 때 그 (외부)만 보면 안 된다
ㅁ, 한 사물을 관찰할 때 그 (가상)만 보면 안 된다
이런 밖(드러난 부분, 표면, 외부, 가상)은 햇빛 따사롭다. 이 '밖'의 따사로운 햇빛은 그러나 '마음 한구석'을 녹이지 못하여 '차갑다'.
시인은 이 시의 첫째 행에서부터 넷째 행에 이르는 첫 연에서 이렇게 화자의 성격을 규정하고 서술문의 문장형식과 완곡적이고 우회적인 어법으로 시의 전반 어조의 기본 틀을 마련하였다.
3·6 다섯째 행
이 다섯째 행은 이 시의 두 번째 연의 첫 행이다. 이 다섯째 행은 질문문의 문장형식을 취하면서 다음에 이어오는 여섯째 행, 일곱째 행, 여덟째 행의 서술을 도출해 내면서 문제의 제기를 한다.
⑤ 흰옷 입은 사람 몇이냐
여기에서 '흰옷 입은' 은 둘째 행 '흰옷 입고'의 '흰옷'과 같은 의미인바 여기에 (4)를 바꾸어 넣어 적으면 다음과 같이 구성된다.
(6) [백의민족의 복장 즉 한복을] 입은 사람 몇이냐
3·7 여섯째 행
이 여섯째 행은 다음에 오는 일곱째 행과 이어지면서 하나의 구절을 이룬다. 그리고 이 여섯째 행은 '-면'의 가설문 문형으로 가정의 상황을 만들어 낸다. 또한 '너 그리고 나'의 표현으로 완곡적인 어조로 열거법을 취하고있다. 이것은 위의 ⑤행이 질문문과 함께 시의 기본적인 어조를 형성하는데 분위기를 더해주고 있다.
3·8 일곱째 행
일곱째 행은 위의 여섯째 행과 함께 하나의 구절을 이룬다. 그리고 이 행의 결미가 생략되어 있다. 즉 (7)과 같은 구절의 생략된 형태인 것이다.
⑦ 모두 합쳐 다섯 손가락 안팎
(7) 모두 합쳐 다섯 손가락 안팎(이다)
3·9 여덟째 행
여덟째 행은 이 행 하나로 하나의 구절을 이룬다. 그리고 어조는 단호하다.
⑧ 하건만 우리는 한집에 못산다
그리고 이 행에서는 '하건만'이란 부사로 위의 여섯째 행과 일곱째 행으로 이루어진 구절을 반전시킨다. 이것은 완곡적인 이 시의 전반적인 어조와 흐름을 같이 하고있는 것이다.
3·10 아홉째 행
아홉째 행은 또한 셋째 연의 첫 행이다. 이 셋째 연은 아홉째 행에서부터 열 두 번째 행까지의 네 행 한 연이 모두 한 구절의 서술문으로 진행되고 있다.
⑨ 바람 부는 날 파도 높은 밤
병렬서술문으로 된 이 아홉째 행은 다음과 같이 토의 생략으로 운율의 조화를 추구하였다. 이 구절을 다시 쓰면 (8)과 같이 될 것이다.
(8) 바람(이) 부는 날(과) 파도(가) 높은 밤(에)
3·11 열째 행
⑩ 우리는 모두 가슴을 떨며
여기서 '우리는' 일곱째 행과 여덟째 행의 '다섯 손가락 안팎'의 '우리'이며 또 그 위 다섯째 행의 '흰옷 입은 사람' 즉 한민족이다. 그런데 이 '우리'는 '모두 가슴을 떨며' 불안한 상황에 빠져있다.
3·12 열 한 번째 행
⑪ 날 밝기를 기다려 동정 세우고
이 행에서는 '우리'의 위 행의 상황이 이어지면서 새로운 행동을 위한 준비를 하고있는 서술하고있다. '동정'은 '옷깃 위에 조붓하게 덧 꾸미는 흰 헝겊 오리'이다. 따라서 '동정을 세우'는 행위는 옷깃을 다듬는 행위로 이는 예의를 갖추거나 경건한 일을 하기 전에 몸가짐을 바로잡는 행위이다. 이렇게 예의를 갖추고 경건하게 진행하는 행위는 바로 다음 행에 이루어지는 일이다.
3·13 열 두 번째 행
위의 열 한 번째 행에서 '동정을 세우고' 진행할 행위를 이 행에서 서술하고 있다. 그것은 바로 다음과 같은 사건이다.
⑫ 문패 우에 제 이름 적었다
'문패 우에 제 이름 적'는 일, 이것은 자아를 선언하는 일로서 일종의 성명권을 행사하는 행위이다.
3·14 열 세 번째 행
이 열 세 번째 행부터 열 여섯 번째 행까지의 네 행은 이 시의 넷째 연을 이룬다. 이 열 셋째 행은 두 번째 연의 첫째 행 즉 아홉째 행과 같은 병열적 문장구조를 이루고 접속격 조사 (-과)와 관형격 조사 (-의)의 생략으로 운율이 조화롭게 한다.
⑬ 떠나간 사람 남은 사람
(9)떠나간 사람(과) 남은 사람(의)
3·15 열 네 번째 행
⑭ 그 마음에 서린 피멍든 사연
이 행에서는 위 행에서 제시한 '떠나간 사람'과 '남은 사람'의 마음의 상황을 서술하고있다. 이 '마음'이라고 하는 표현에서 '마음'이라고 하는 말의 사전적 의미는 '의식, 감정, 생각 따위의 정신적인 작용의 총체'를 가리킨다. 따라서 '마음'이라는 말은 우리가 다음의 비교를 통해서 알 수 있는 바와 같이 '정신'이라는 말과 유의어로 사용될 수 있다.
(10) ㄱ, 고향을 사랑하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
ㄱ`, 고향을 사랑하는 [정신]이 있어야 한다.
ㄴ, [마음]이 불안해서 일이 안 된다.
ㄴ` [정신]이 불안해서 일이 안 된다.
ㄷ, 건전한 [마음]을 지니도록 키워야 합니다.
ㄷ`, 건전한 [정신]을 지니도록 키워야 합니다.
ㄹ, [마음]을 가다듬으세요.
ㄹ`, [정신]을 가다듬으세요.
그리고 '마음에'라고 하는 표현에서 부사격 조사인 '-에'는 명사 아래에 쓰이어서 처소를 나타낸다.
(11) ㄱ, 들에 피어난 꽃.
ㄴ, 하늘에 뜬 별.
ㄷ, 집에 간다.
이렇게 '떠나간 사람 남은 사람'의 마음-정신에는 다 같이 '피멍든 사연'이 담겨져 있다.
3·16 열 다섯째 행
이 행에서는 위의 열 넷째 행과 연결되면서 (-ㄴ만)의 가정, 가설문으로 뒤에 오는 열 여섯째 행을 이어준다.
⑮ 어제도 오늘도 곪아가건만
여기서 '곪아가건만'의 '-가건만'은 '가고 있건만'의 준말이다. 그리고 (-ㄴ만)은 가설의 어조로 완곡적으로 원인을 제시하고 그 뒤에 따라오는 결과의 의미를 강조하는 효과를 가져온다.
3·17 열 여섯째 행
? 세월은 어찌해 아물구지 못 하나
이 행은 이 시의 넷째 연의 마지막 행으로 감탄문의 문장형으로 끝나고있다. 여기서 '아물구지'는 '부스럼이나 상처가 나아 맛 붙다'는 뜻의 '아물다'라는 자동사가 사역형으로 쓰이어 '아물게 하다'는 표현으로 나타난 것이 된다. 즉 저절로 나아 아물어야 될 상처- '피멍든 사연'이 세월에 의해서도 '아물구지 못 하'는 것을 안타까워하고 있는 것이다.
3· 18 열 일곱째 행
이 열 일곱째 행에서부터 스무 번째 행은 이 시의 다섯째 연이 된다. 이 연에서는 두개의 질문문 등 다양한 표현으로 화자의 주장을 강조하고 있다.
우선 이 열 일곱째 행은 '흰옷 입은 사람아'라고 이 시의 주제어를 불러온 다음 이어서 '우습다'라고 지적한다. 이 행은 즉 (12)와 같이 두개의 문장을 이룬다.
? 흰옷 입은 사람아 우습다
(12) 흰옷 입은 사람아/ 우습다.
3·19 열 여덟째 행
이 열 여덟째 행은 질문문의 문장형으로 이루어 졌다.
? 해도 물도 우리를 속이었던가
이 행에서 제시한 '해도 물도'는 '해'와 '물'이 안고있는 상징성과 의미지에 의하여 거룩한 것, 성스러운 것, 큰 것, 밝은 것, 영원한 것, 끝임 없는 것 등을 지시하고있다.
'해'는 음양오행설에서 '양'이며 '양'은 '옳은 것' '바른 것'이다. 또 '해'는 하늘에 떠있는 것으로 명사 '하늘'이라고 하는 말은 일반적으로 천지만물의 주재자로서의 '하느님'이나 또는 인간의 윤리적, 도덕적, 종교적, 사회적인 삶의 절대적 기준으로서의 거룩한 것, 성스러운 것을 상징하는 의미로 사용될 수 있다. '물'은 끝임 없이 솟아나고 흐르는 것으로 장구하고 오래된 것을 의미하며 아래로 흘러가는 물의 모양에서 세상만물의 원리를 아우르는 '법(法)'이라는 글자를 만들었듯이 원칙, 원리를 가리킨다. 즉 이 행은 아래와 같이 말 바꿈을 할 수 있는 것이다.
(13) '믿고 쳐다보는 거룩한 것과 길고 끝없는 원리조차도' 우리를 속이었던가
3· 20 열아홉 째 행
이 열아홉 째 행은 다음의 스무 번째 행과 함께 하나의 구절을 이루며 질문문의 문장형을 형성한다. 이 행은 또 이 시의 첫째 행과 둘째 행에서 제시한 주제어 '흰옷'과 이 '흰옷'은 '어머님'이 '지어주신' 것임을 다시 확인한다. 또한 이 행에서도 조사의 생략법으로 운율의 조화를 추구하였다.
? 누구보다 깨끗하라 지어주신
(14) 누구보다(도) 깨끗하라(고) 지어주신
3·21 스무 번째 행
이 행은 위 열아홉 째 행과 같이 하나의 구절을 이루며 질문문의 문장형으로 이 시의 다섯째 연을 마무리한다.
? 흰옷은 왜 더러워졌느냐
3·22 스물 한 번째 행
스무 한 번째 행에서부터 스무 네 번째 행은 이 시의 여섯째 연을 구성한다. 이 행은 다음의 스무 두 번째 행과 연결되어 (-면)의 가정, 가설문의 문장형태를 만든다. 이 행의 첫 어휘 '차라니'는 '저리하는 것보다 이리하는 것이 오히려 나음을 나타내는 말'로 '도리어' '오히려'와 같은 말의 부사이다.
차라리 우리 어머님 나에게
3· 23 스물 두 번째 행
검은 옷 지어 주셨더면
이 행의 '검은 옷'은 이 시의 주제어 '흰옷'에 대응하는 반의어로서 '흰옷'이 [백의민족의 복장 즉 한복을] 지칭하는 민족성의 상징임에 반해 '검은 옷'은 타 민족성, 비 민족성 혹은 반 민족성을 가리키는 말이다. 그리고 '주셨더면'은 '주시었더면'의 준말로 가정, 가설의 어조를 나타낸다. 이런 가정적 조건은 다음 이어져 오는 스물 셋째 행, 스물 넷째 행의 또 다른 가설을 낳게 한다.
3· 24 스물 셋째 행
상기의 스물 한 번째 행과 스물 두 번째 행의 가설에 이어 화자는 이 행에서 더욱 극한적인 자포자기의 상태로 자신을 내몰아 간다.
나도 그늘 밑에 시름없이 뒹굴며
이 행에 나오는 '그늘 밑'은 첫 연 셋째 행과 넷째 행의 '밖은 햇빛 따사롭고/ 마음 한구석은 차갑다'를 다시 상기시키는 어휘이다. 즉 '그늘'은 '볕이나 불빛이 가려진 곳'이며 '밑'은 '무엇이 있는 자리의 아래 속이나 아래쪽 또는 물체의 아랫부분'이다. 다시 말해서 모두 합해 셋째 행과 넷째 행을 다시 써서 '따사로운 햇빛이 가려진 차가운 구석'이다.
3· 25 스물 넷째 행
'도야지 개 신세'는 더 이상 추락할 수 없는 최악의 상황을 나타내는 표현이다. '개'는 짐승들 중에서도 우리 인간들과 제일 가까이 있으면서도 인간들에게 제일 천대받는 짐승이다. 이런 상황은 특히 우리 민족에서 더욱 뚜렷이 나타나 일단 개와 어울려지는 말은 대체로 부정적인 뜻을 지닌다.
(15) 1, 개 발싸개 같다.
2, 개 보름 쇠듯.
3, 개발에 편자.
4, 개 눈에는 똥만 보인다.
5, 개같이 벌어서 정승같이 먹는다.
'도야지'는 그 형태와 습성에서 더럽고 지저분하고 검은 것 등을 연상시키며 이 시에서는 스무 번째 행의 '흰옷은 왜 더러워졌느냐' 스물 두 번째 행의 '검은 옷 지어 주셨더면'과 관련이 되는 어휘이다. 따라서 스물 넷째 행은 (16)과 같이 풀어쓸 수 있다.
도야지 개 신세로 살아가련만
(16) (더럽고 지저분하고 천대받는) 신세로 살아가련만
3· 26 스물 다섯째 행
아니 못한다
이 스물 다섯째 행은 부정의 부정으로 하나의 긍정문 구절을 이루며 이 행에서부터 스물 여섯째 행까지의 네 행은 이 시의 일곱 번째 연이 된다. 그리고 이 행은 다음의 이어오는 세 행의 서술을 이끌어내고 그 서술을 긍정하고 강조하는 제시어로 작용한다.
3· 27 스물 여섯째 행
이 행에서 화자는 반복법의 수사법으로 자신의 의지를 재삼 확인하면서 위 여섯째 연 즉 스물 한 번째 행, 스물 두 번째 행, 스물 셋째 행, 스물 넷째 행의 가설을 완강히 부정하다.
나는 죽어도 골백번 죽어도
여기서 '골백번'은 [여러 번]을 강조하여 이르는 말'로서 '죽어도'의 반복을 더욱 강도 높게 표현하기 위하여 사용되었다.
3· 28 스물 일곱째 행
어머님 베틀에 짜주신
이 행은 이 시의 첫 행 '나는 어머님 지어주신'의 서술을 구체적이고 형상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그리고 이 시의 주제어인 '흰옷'이 '베틀'에 의하여 어머님이 짜주신 것임을 서술하고 있다. '베틀'은 바로 우리 민족의 고유한 재래식 직조기이며 이것은 또한 전통과 문화를 의미한다. 어머님은 현대적 방직기나 재봉틀에 의해서가 아니라 '베틀'로 짜주신 천으로 '흰옷'을 지어주시었다는 것을 강조함으로써 위 행의 '죽어도 골백번 죽어도'와 다음 행의 '흰옷은 벗지 못해'의 원인을 제공하고 있다.
3· 29 스물 여덟째 행
흰옷은 벗지 못해
이 행에서는 이 연의 첫 행 즉 스물 다섯 째 행의 긍정문을 다시 서술하면서 '못한다'의 결미를 '못해요' 생략형인 '못해'로 표기하여 화자의 의지를 더욱 강조하는 효과를 얻었다.
3· 30 스물 아홉째 행
이 행에서부터 마지막 서른 둘째 행까지의 네 행은 이 시의 마지막 연 즉 여덟째 연이 된다. 그리고 이 행은 이 시 첫 연의 상황을 다시 반복하여 설정함으로써 정서의 모아짐을 이루었다.
흰옷 입고 창가에 앉아
이 상황은 바로 이 시 첫 연의 '나는 어머님 지어주신/ 흰옷 입고 창가에 앉았다'의 그 위치 그 상황이다. 그러면서 '밖은 햇빛 따사롭고/ 마음 한구석은 차갑다'라는 문제제기의 해답을 주려고 준비하고있다.
3· 31 서른 번째 행
이 시의 둘째 연에서 우리는 '흰옷 입은 사람'들이 '모두 합쳐 다섯 손가락 안팎'이며 그것도 '한집에 못산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넷째 연에서 이 '떠나간 사람 남은 사람'들은 '마음에 서린 피멍든 사연'을 안고 있다고 하였다. 이 행에서는 이들을 불러 호소하려고 한다.
깊은 산 외진 하늘 아래
이 행은 접속격 조사 (-과)와 관형격 조사 (-의)가 생략된 형태로 다음 행에 제시되는 '형제'를 규정하고 있다.
(16) 깊은 산(과) 외진 하늘 아래(의)
3· 32 서른 한 번째 행
이 행은 위의 서른 번째 행을 연결하여 하나의 구절을 이루면서 질문문의 문장형태로 되었다.
형제를 그리며 슬피 묻노라
'슬피'는 형용사 '슬프다'의 부사형이다. 화자는 그러면서 다음 행 즉 이 시의 마지막 행의 질문을 이끌어 내고있다.
3· 33 서른 둘째 행
이 시의 마지막 행이다. 주제어 '흰옷'이 그것을 더럽힌 '검은 때'에 대한 원망과 거기에서 벗어나려는 염원이 어울려져 질문문 문장형의 완곡한 어조로 호소하고 있다.
흰옷의 검은 때 언제면 씻으려나.
'때'는 '몸이나 옷에 먼지 따위가 묻어 더러운 것'이다. 이것을 깨끗이 씻어버려야 만이 비로소 우리는 '흰옷'의 본래 모습으로 돌아올 수 있으며 '어머님'이 '베틀에 짜주신' 그 거룩한 뜻을 이룰 수 있다. 그것은 바로 민족성의 회복이며 나아가서 민족의 대 통합 통일에의 염원의 실현이다.
4. 마무리
지금까지 김성휘시인의 대표적인 시작품 가운데의 하나인 《흰옷 입은 사람아》를 언어학적 관점에서 분석하여 이 시의 의미를 해석하고 이 시에 담겨 있는 시인의 정신을 밝히려고 하였다. 이제 이 분석, 연구에서 밝혀진 사실들을 간단히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로, 이 시의 제목인 《흰옷 입은 사람아》는 '한민족과 민족정신'을 의미한다.
둘째로, 이 시의 첫째 연에는 민족성의 근원과 원만하지 못한 현재 상황에 대한 심리적 갈등이 제시되고 있다.
셋째로, 이 시의 둘째 연에는 흩어진 우리 민족의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이 드러나 있다.
넷째로, 이 시의 셋째 연에는 불운했던 역사에 대한 반성이 나타나 있다.
다섯째로, 이 시의 넷째 연에는 우리 모두에게 남겨져 있는 이산의 아픔과 상처에 대한 연민이 담겨져 있다.
여섯째로, 이 시의 다섯째 연에는 우리 민족에게 덧씌워진 분단과 부조화의 오명을 벗으려는 현실극복의 의지가 나타나 있다.
일곱째로, 이 시의 여섯째 연에는 가정, 가설적 어법으로 현실을 철저히 부정하고 역설적으로 새로운 긍정을 찾아내려는 의지가 드러나 있다.
여덟째로, 이 시의 일곱째 연에는 반복적으로 견결한 어조로 민족정신을 끝까지 지켜나갈 결의가 나타나 있다.
아홉째로 이 시의 여덟째 연에는 흩어진 형제를 불러 우리가 한 핏줄임을 다시 환기시키면서 기어코 민족정신을 부흥시키려는 염원이 담겨져 있다.
결론적으로 말하여 김성휘시인의 시 《흰옷 입은 사람아》는 민족성의 근원과 민족정신의 추구를 통하여 불운했던 역사를 넘어 이산의 아픔과 분단의 부조화를 지우면서 민족의 대 단합과 밝은 미래에 대한 동경을 그리고 있다. 이것은 수많은 굴곡과 역경을 이겨나가면서 이루어지는 것이며 이것의 실현을 위해서는 우리 민족 구성원 모두의 끈질긴 노력이 필수 된다. 이 같은 상황은 이 시의 흐름에서와 같이 수많은 반전과 역전을 거쳐서 이루어지며 완곡하고 우회적이며 그러나 견결한 전진이 있어야하며 확고한 신념과 의식이 있어야 하다는 것이다.
첫댓글 좋은 글 고맙습니다.
회장님 격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