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행준비
하기 휴가기간이다
식구들과 의견일치를 본 것은 시간과 돈 낭비를 최소화 하기로 하고 평소 다니던 낚시터로 일박을
결심했다
다시는 텐트속 일박을 하지 말자는 의견이 있는데, 비바람에 콘크리트바닥에 있는 먼지가 수시로 날려
밤 늦게서야 바람이 잦아진다음 삼겹살을 구워먹었고 잠자리도 그리 편치 많았다
생각해보니 나만 잘 잔것 같다
산행은 남은 휴가기간동안 해야 할 일인데, 인터넷 산행을 하면 편한데 주변에 안가본 산 중 가장
가까운 산을 찾다보니 전에 봐 두었던 덕성산이다
덕성산은 원래 경기 안성보다는 충청북도의 산이다
칠현/칠장산이 경기 안성이고 같은 줄기에 있으니 안성에 있는것처럼 보는것이다
안성은 내가 자주 이용하는 경부고속도로에서 가장 막히는 구간으로 안좋은 기억만 많은데 지도상으로만
보았지만 내가 갈 이 동네는 큰 저수지에 병풍같은 산이 둘러싸고 있으니 참 복받은 동네 같아보였다
나중에 산행중 안 사실이지만 내가 보고있는 지도는 구 지도로 산행길 표시는 의미 없는 것 이었다
○ 산행
요즘 아침 일어나는게 심상찮게 힘이든다
어영부영 준비하고 나온 시간이 9시 조금 넘은시간이었다
고속도로는 영동고속도로를 진입하기 전부터 막혀 있었다 순간순간 국도를 탈 생각도 했지만 이러다
풀리겠지 한 것이 계속 막힌다 산행을 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든다
영동에서 경부를 거쳐 안성JC에서 평택제천고속 도로를 타고 남안성IC를 나와 금광면으로 간다
금광저수지 아래서 댐을 본 순간 기대대는 호수는 나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낚시하는 사람도 없고 호수 주변도 깨끗했고, 간간히 호수를 느끼는 사람이 눈에띤다
정말 갖고싶은 호수였다
11:00 금광초등학교 조령분교장에 도착하니 태양이 작렬한다. 다행히 학교앞 나무가 있어 그늘삼아
그곳에 주차를 했다
초등학교에서 덕성산으로 짐작되는 산 아래까지 가는동안 우측에 흐르는 도랑은 깨끗하게 정리되어
있었고, 사간마을은 몇개의 전원주택과 함께 마을입구에 꽃까지 가꾼 오염되지 않은 동네로 보였다
돈 있으면 , 늙어서 이사와 살고싶은 곳이다. 진심...
마을 입구에서 노인분을 만나 덕성산 방향을 물었다 걱정스러운건 처음엔 덕성산을 몰라 한참을
고민하시더니 아~ 마누라가 덕성산 넘어서 살았는데, 그때는 소를몰고 넘어왔는데 후로 그길은
없어졌단다
지금은 길이 없다고 금강호수에서 능선을 타고 올라오는 길을 택하란다
나는 원점회귀를 얘기하고 어쩔 수 없이 가야하니 알려달라고 하니 무조건 계곡을 따라가다가 더이상
갈 곳이 없으면 좌/우측으로 빠져가는 수 밖에 없단다
난 그 말을 기억하고 수없는 많은 난관을 헤치고 급경사를 넘어서니 없던 오솔길이 나타나며
한숨 놓았다
혹시 다른분들 이길로 도전하실거라면 포기하시던지 아니면 늦가을에나 그것도 정글을 헤치고 나갈
낫 하나정도 준비하고 가셈
어찌보면 고지도가 맞을지도 모름 노인은 자신이 다닌길만 알지 능선에 다른 길이 있는줄은 모를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함(산 길은 만들어지기가 힘들지 만들어 지면 잘 없어지지가 않게 되어있으니 말이다)
덕성산 정상에서 한사람을 만나 인증샷을 부탁했고 그 뒤로는 하산할때까지 한사람도 보지 못했다
덕성산을 되돌아 나오는데 갑자기 어두워지며 한두방울 나뭇잎에 떨어지는 소리가 들리더니 드디어
우려했던 빗줄기가 내려 쏟는다
그 다음부터는 사진도 못찍고 칠현산 찍고 칠장산 찍고 하산을 준비하는데, 이미 풀숲에의해 하반신은
다 젖었다
산은 100%육산에 오르내리는 길 뿐 아니라 능선길도 푹신하고 능선이 가파르지않아 참 편안한 길이다
능선 좌우로는 활엽수가 대부분을 차지했고, 소나무는 정상 부근이나 쉼터 같은곳에서만 볼 수 있었다
물론 우리나라 산에 소나무가 없을리 없지만 군데군데 흙이 적은곳에 군락지를 이루지 않았을까 한다
덕성산을 향해 올라가는 길에는 특이한 과실같은 넝쿨형 나무가 있어서 정확히 사진을 찍어올리기
위해 몇개 따 왔다
하산길에서도 많이 헤맸다
내가 느끼는 길 방향은 칠장산을 지나 계속 북쪽으로 가는 느낌이 들어 서쪽으로 약간 틀었는데
골프장이 나온다
나는 계속 골프장에 걸려 다시 빠져나오느라 주변을 맴돌고 결국 골프장에서 심은것 같은 작은 잣나무
숲을 우산으로 헤치다 우산도 망가지고 온몸이 다 젖었다
오를때도, 하산할때도 소처럼 머리로 숲을 헤쳐 나갔다
이 비오는데 골프장의 드라이브 때리는 소리는 울려 퍼졌다
골프장 숲을 빠져나오는 데도 무리하며 어쩌다 가로질러 나왔는데 자칫 가로질러 나오지 않았으면
한참동안 계곡을 헤매었을것을 위에서 내려다 보니 끔찍했다
골프장 입구에서 원점 회귀를 위해 부지런히 걸었다
안성은 장인을 비롯 처갓집 식구들이 잠들어 있는 추모관이 있는 곳이다
여기까지 왔으니 들르자고 서둘러서 나갔는데 도착한 시간은 18시30분정도... 문이 잠겨 주변을
돌아보니 18시 까지만 운영 한단다
첫댓글 조용한 시골마을, 오지의 산행을 하신듯 하네요.풍광있는 호수와 울창한 산림에 끌리네유. 연일 빡신 종주산행에 깜놀스럽슴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