쌈 온 키워드
2010.01.20 ~ 2010.02.19
월남쌈
독특한 향, 다양한 재료, 현란한 색채감에 칼로리까지 낮아 최근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동남아의 대표적인 음식으로 신선한 채소와 담백한 쌀국수, 파인애플의 상큼한 맛이 일품입니다. 월남쌈은 재료만 준비하면 만드는 과정 자체도 작은 이벤트가 될 수 있고 손님 초대요리로 손색 없어 초보 주부들이 즐겨 찾는 메뉴이기도 합니다. 요리전문가 최신애 선생의 월남쌈 소스 노하우를 살짝 공개하자면 다진 레몬 껍질 1/2개분, 피시 소스 7큰술, 설탕 1큰술, 다진 붉은 고추와 다진 청양고추, 2배 식초를 2큰술씩 넣고 마지막으로 살짝 후춧가루를 곁들이면 됩니다. 이렇게 만든 소스를 곁들이면 베트남 레스토랑 부럽지 않은 전통의 맛을 낼 수 있습니다. 여기에 하나 더, 소스 용기에 땅콩잼을 곁들이면 바로 유명 베트남 레스토랑인 '리틀사이공'식 고이꾸온 카피캣이 되는 셈이죠.
무쌈
상추나 쌈 채소 대신 얇게 슬라이스한 졸임 무를 곁들이는 무쌈은 삼겹살 체인점에서 쉽게 만날 수 있습니다. 무쌈은 뭐니뭐니해도 일정한 두께로 무의 단면을 최대한 살려 써는 것과 새콤달콤 상큼한 맛이 중요한데 이게 가정에서 잘 드는 채칼을 사용한다 하더라도 얇게 썰기가 어려운 일이란 말이죠. 또 신맛과 단맛의 밸런스를 맞춰 절임하기도 좀처럼 쉬운 일이 아니고요. 요즘에는 대형 할인마트에도 비트, 녹차, 치자로 물들인 무쌈을 진공 포장 판매하니 굳이 힘들게 만들지 않아도 됩니다. 그래도 사서 먹는 것이 미덥지 않다면 직접 만들어 먹어야겠죠. 자연건강 한정식 '초록 바구니'의 김기호 사장은 소금 1큰술, 설탕 1/4컵, 와인 1/2컵, 식초 1/2컵, 비트 한조각으로 무 절임장을 만든다고 합니다. 이때 비트 한 조각을 넣고 빨간 물을 들이는데 무 썬 것을 흩어지지 않게 묶어서 절임물에 담가 놓으면 무의 겉에만 색이 들어 색다른 모양을 낼 수 있습니다.
구절판
구절판(九折坂)은 조선시대 궁중식 찬합으로 쓰이던 전통 그릇으로, 이 아홉칸짜리 찬합에 담아 먹는 한국 고유 음식을 말합니다. 둘레의 여덟 칸에 색색가지 재료를 담고 가운데 둥근 칸에는 밀전병을 담아 둘레의 재료를 골고루 집어 밀전병에 싸서 먹는 식이죠. 구절판은 이 아홉칸짜리 용기를 뜻하기 때문에 구절판에 마른 안주, 껍질 깐 날밤, 은행, 호두 등의 안주나 간식거리를 고루 담은 것도 마른 구절판, 또는 건구절판이라고 합니다. 네이버 유저들은 물론 밀전병을 싸먹는 쌈을 생각하고 투표를 한 것 같은데요. 구절판은 보기에도 화려하고 맛이 담백해 외국인 접대 자리에 애피타이저로도 전혀 손색이 없습니다. 이렇게 내용을 정리하다 보니 재료의 가짓수가 다를 뿐 구절판과 월남쌈의 닮은 점이 참 많네요. 갖가지 화려한 색의 재료를 가늘게 썰어 쌈 안에 넣어 먹는 것이 닮은 점이고 다른 점은 쌈을 만드는 재료가 밀가루와 쌀이라는 것이네요.
보쌈
보쌈은 무나 배추를 일정한 크기로 썰어서 갖은 양념을 한 것을 넓은 배추 잎으로 싸서 담근 김치를 말하는데 흔히 보쌈김치에 삶은 돼지고기나 족발, 생굴 등 때에 따라 맛있는 고기나 제철 해산물을 곁들여 먹는 것을 통칭하는 말입니다. 생각만 해도 군침이 도는 보쌈김치는 익혀 먹는 다른 김치와 달리 담근 지 얼마 안된 덜 익은 상태로 먹어야 제 맛이 납니다. 양념이 많이 들어가 시간이 흘러 익어버리면 오히려 각 양념의 신선한 맛은 사라지고 아삭한 맛이 떨어져 고기와 같이 먹기에 좋지 않습니다. 워낙 입맛 살리는 인기 메뉴라 24시간 영업 야식집에는 빠지지 않는 메뉴가 바로 보쌈이죠. 사실은 김장하는 날 빠지면 서운한게 바로 이 보쌈인데 말입니다. 보쌈은 또 막걸리와 아주 잘 어울립니다. 막걸리의 청량한 맛과 보쌈을 함께 먹으면 입에 착착 달라 붙는 것이 술을 못하는 사람도 두어잔을 걸치게 만드는 매력이 있습니다. 막걸리는 유산균이 풍부하고 탄수화물이 주성분이기 때문에 영양학적으로 밸런스가 맞는 단백질과 식이섬유가 풍부한 보쌈과 궁합이 잘 맞습니다.
호박잎쌈
무더위가 최고조에 달하는 8월, 맴맴 매미 소리가 귓가에 울릴 때 원두막 곁 호박밭에서 갓 따낸 까슬까슬한 호박잎. 워낙 잎이 커다래서 시골집에 가져가는 길에 머리에도 써보고 부채 대신 바람을 일으켜보기도 하죠. 물이 팔팔 끓는 가마솥에 호박잎을 넣어 삶아주시던 시골집 할머니가 생각납니다. 호박잎은 줄기 끝을 꺾어 질긴 겉껍질을 벗기고 끓는 소금물(물 5컵, 소금 1작은술)에 줄기쪽만 담가 10초간 데친 다음 잎 부분까지 다 넣고 20초간 데칩니다. 찬물에 헹군 뒤 물기를 꼭 짜거나 김 오른 찜기에서 5분간 찐 후 찬물로 헹궈 물기를 꼭 짜면 됩니다. 삶은 법은 비교적 간단한데 호박잎 손질 중에서 질긴 줄기 끝을 다듬어 섬유소를 제거하는 것이 조금 까다로우니 기억해 두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