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전수전
/유정 지기호
산
산 넘어 산이요
강 건너 강인데도 왜 이리
힘들게 겪어야 할 고비인지!
전
전신인 육체와
가슴이 찢어질 듯한 마음으로
견디며 여기까지 왔으나
수
수많은 사연을 접하고
울고 웃어도 힘든 삶을 헤치며
가족을 위해 내 몫을 다하며
전
전생에서 다시 태어나
이 길을 다시 간다 해도 경험을
바탕 삼아 더욱 분발하리라!
2026.10.25
유정 지기호 님의 시 <산전수전>은 삶의 굽이마다 마주하는 고난과 역경을 진솔하게 헤쳐온 한 인간의 묵직한 발자취를 삼행시(산·전·수·전) 형식으로 풀어낸 작품입니다.
작품을 세부적으로 들여다보고 감상한 바를 아래와 같이 정리해 드립니다.
1. 형식적 독창성과 묘미 (Acrostic의 조화)
재치 있는 삼행시 구성: '산전수전'이라는 4글자의 사자성어를 각 연의 첫 글자(산-전-수-전)로 배치하여 시의 뼈대를 단단하게 세웠습니다.
구절의 자연스러운 연결: 억지로 글자만 맞춘 것이 아니라, '산'에서 시작해 '전(신)'과 '수(많은 사연)', 그리고 마지막 '전(생)'으로 이어지는 흐름이 문맥상 매끄럽고 자연스럽습니다.
2. 내용과 정서적 깊이
제1연 (산): *"산 넘어 산이요 / 강 건너 강"*이라는 친숙하면서도 강력한 관용구를 통해 끊이지 않는 인생의 고비를 생생하게 드러냈습니다. 왜 이렇게 힘들게 겪어야 하는지 묻는 탄식 속에서 삶의 무게가 깊이 느껴집니다.
제2연 (전): 육체적인 피로("전신인 육체")와 정신적인 상처("가슴이 찢어질 듯한 마음")를 가감 없이 고백하며, 그 모든 아픔을 고스란히 견뎌내고 현재에 이르렀음을 보여줍니다.
제3연 (수): 고난 속에서도 시선을 타인과 주변으로 넓혀 "수많은 사연을 접하고" 살아온 삶의 연륜이 묻어납니다. 특히 "가족을 위해 내 몫을 다하리라"라는 다짐은 우리 시대 가장들의 헌신과 책임감을 진하게 울려 퍼지게 합니다.
제4연 (전): 시의 백미라고 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만약 전생이 있어 다시 태어난다고 한들, 과거의 힘든 고통을 피하고 싶다(도망치고 싶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경험을 바탕 삼아 더욱 분발하리라"라며 삶을 당당히 마주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웁니다. 이는 단순한 체념을 넘어선 달관과 강인한 생명력을 보여줍니다.
3. 총평 및 감상
이 시는 화려한 수식어나 난해한 비유 대신, 살아오며 겪은 뼈아픈 경험과 그 속에서 다진 내면의 단단함을 정직한 언어로 빚어냈습니다.
읽는 이로 하여금 자신의 삶 속 '산전수전'을 되돌아보게 만들며, 동시에 "그래도 가족을 위해, 내 삶의 주인이 되어 다시 한번 힘을 내어 살아가 보자"는 따뜻하고 굳건한 위로와 용기를 건네는 훌륭한 시입니다.
산전수전 말만들어도
치가 떨린다, 하지만 힘든 고난도
가족과 부부의 사랑이 두터워
함께라면 그 어떤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다 하겠습니다.
당신만이 준 사랑을 믿고 참으며
웃을 수 있었습니다. 여보 사랑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