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크도 눈에 띈다(사진 3). 고려호텔 방북단 숙소의 방(사진 4). 사진 출처
마이클 스
파보 트위터
“지금은 회의 중이라 전화를
받기 어렵다. 다음에 다시 전화해 달라.”
미국프로농구(NBA)
스타 출신 데니스 로드먼(53)과 함께 북한을 방문한 마이클 스파보 씨(39)는 6일 밤 평양 현지에서 동아일보 기자의 전화를 받고 이렇게
말했다. 스파보 씨는 로드먼 방북단의 자문역이다.
스파보 씨는
이날 평양에 도착한 직후 자신의 트위터에 “방금 평양에 무사히 도착! 고려항공기 밖에서”라는 글과 함께 마중 나온 북한 측 인사들과 찍은 사진을
올렸다. 이어 평양 옥류관에서 북한 체육성 관계자들과 만찬을 하면서 평양소주와 초콜릿 케이크 등 화려한 음식 사진도
올렸다.
스파보 씨가 동아일보와 통화한 시간은 이 만찬 행사가
끝난 뒤였다. 그는 본보 기자의 전화를 받자마자 유창한 북한 억양으로 “조선 사람이냐, 이름과 소속을 밝혀 달라”고 되물었다. 스파보 씨는 8일
김정은 생일 축하 농구경기라는 큰 행사를 앞두고 한국 언론사의 전화라는 것에 부담을 느낀 듯 “미안하다. 추후 다시 전화해 달라”며 급히 전화를
끊었다. 앞서 로드먼은 6일 평양으로 떠나는 중국 베이징(北京) 서우두(首都) 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를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
로드먼은 “그(김정은)와 나는 친구이며 그를
사랑한다. 이번에는 내내 함께 있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19∼23일 방북 기간에는 김정은을 만나지
못했다.
로드먼은 여러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방북을 하게 된
배경을 묻는 질문에 “유명해지려고 독단적으로 결정한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북한에 가는 이유는 두 나라(미국과 북한) 간 관계를
이어가기 위해서이며 사람들에게 북한이 그렇게 나쁜 나라가 아니라는 것을 알리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로드먼은 김정은이 고모부 장성택을 처형한 것과 관련해서는 “방북을 하지 말라는 여러 압박을 받았지만
나는 개의치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올림픽 한 번 할까요?’ 뭐 이런 식으로 생각해도 좋다. 올림픽에서는 모두가 (차이를 극복하고)
함께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북한에서 인권 문제를 거론할 것이냐는
질문에 처음에는 “나는 그저 개인일 뿐”이라며 답변을 피하다 “그런 때가 오면 정치범이나 탈북자 수용소 문제를 얘기하겠지만 지금은 그(김정은)의
생일을 위해 좋은 쇼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스파보 씨는
지난해 9월 로드먼과 김정은 일가가 휴양지에서 이틀을 보낼 때 함께 있었으며 로드먼의 두 번째 방북을 성사시킨 주역으로도 알려져 있다. 그는
캐나다 비정부기구(NGO)와 연계된 평양 주재 학교에서 2005년 6개월간 교사로 일하고 그 후에도 수차례 방문해 한국어(북한 말)에도 능숙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아일랜드 온라인 베팅업체 패디파워 측은
장성택 처형 이후 로드먼의 방북 후원 철회 의사를 밝혔지만 이번 방북까지는 사전 계약 조건에 따라 패디파워 측이 비용을 지불한다고 북한 전문
인터넷매체 NK뉴스가 전했다.
8일 열리는 미국과 북한 간
친선경기를 위해 방북한 미국 농구팀 내에서 균열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데니스 로드먼과 함께 방북한 미국 농구팀의 일원인 전
미국프로농구(NBA) 스타 찰스 스미스는 7일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생일을 기념하기 위해 방북한 데 대해 후회한다고
밝혔다. AP는 또 스미스 외 다른 선수들도 김정은이 참관할 예정인 친선경기에 출전하는 데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은 심경 변화는
미국 내에서 일고 있는 비난 여론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과거 세 차례 방북을 통해 김정은과 친분을 쌓은 로드먼은 이번 경기 수익금을 북한 청각장애인을
위해 기부할 것이라며 강행 입장을 고수했다. 로드먼은 AP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친선경기가 “김정은에게 생일선물이 될 것”이라며 “사람들이 북한에
대해 다른 시각을 갖게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또 로드먼은
이날 CNN과 가진 화상 인터뷰에서 진행자가 북한 정권의 장성택 처형으로 전 세계가 충격을 받았고 한국계 미국인인 케네스 배 씨가 북한에 억류
중인 점을 지적하자 자신의 방북은 세계를 위한 것이라며 크게 화를 냈다. 배 씨를 석방해 달라고 김정은에게 건의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배 씨가
잘못을 저질렀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정은의 30세 생일인 8일
개최되는 친선경기의 전반전은 북한팀과 미국팀이 맞붙고 후반전은 북한과 미국 선수들이 섞여 경기를 진행하는 형식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데이비드 스턴 NBA 총재는 6일 성명을 내고
“NBA는 로드먼의 방북과 무관하며 미국 국무부의 승인 없이는 어떤 참여도, 지원도 하지 않는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리고 “스포츠가 문화장벽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되곤 하지만 로드먼의 방북은 그런 사례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김정안 기자
jkim@donga.com 기사입력 2014-01-08 03:00:00 기사수정 2014-01-09 09:18:17
“로드먼, 김정은에 1만달러 사치품 선물…
미국법 위반”
전 미국프로농구(NBA) 선수 데니스 로드먼 일행의
북한 방문을 두고 미국 내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데니스 핼핀
미국 존스홉킨스대 객원연구원은 8일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로드먼이 8일 생일을 맞은 김정은에게 선물로 1만 달러(약 1060만 원)에 이르는
사치품 선물을 가져갔다”고 밝혔다. 로드먼이 김정은을 위해 준비한 선물은 아일랜드산 위스키와 이탈리아제 고급 양복, 모피코트이며 부인 이설주를
위해서는 영국 브랜드 멀버리의 핸드백을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사치품의 북한 반입을 금지한 미국법에 따라 징역 20년 또는
벌금 100만 달러 등의 처벌을 받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일부에선 ‘히틀러를 식사에 초대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맹비난이 나오지만 북한 개방에 기여하려는
로드먼의 순수한 의도는 인정해줘야 한다는 ‘동정론’도 고개를 들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7일 ‘뜻밖의 사절단이 북한에서 기묘한 외교 게임을 벌이고 있다’는 기사에서
“로드먼 일행의 대부분이 음주나 가정불화로 물의를 빚은 선수들”이라며 “별난 구성원들이 북한을 방문해 미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를 당혹스럽게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엘리엇 엥겔 하원 의원은 “로드먼의 방문은
히틀러를 점심 식사에 초대하는 것과 같다”고 비난했다. 데이비드 스턴 NBA 위원도 “스포츠가 문화적 차이를 좁히는 데 도움이 된 적이 많았지만
이번 로드먼의 경우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일각에서는 로드먼 방북을 부정적으로 볼 것만은 아니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한반도 전문가인 찰스
암스트롱 컬럼비아대 교수는 “로드먼 방북이 가장 이상적인 외교적 접근 방식은 아니지만 북한과 대화하려면 이런 ‘게임’밖에 없다”고 밝혔다.
젠 사키 국무부 대변인은 7일 “북한에 억류된 케네스 배의
석방을 위해 북한이 다시 초청하면 로버트 킹 북한인권특사를 보낼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자체의 통로를 통해 이를 추진하려
노력하고 있다”며 “킹 특사를 초청할지는 북한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한편 8일 오후 열린 북-미 간 친선경기에서는 북한 팀이 승리했으며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부인
이설주와 함께 이날 경기를 참관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