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물떡하다
“씨물떡하다”라는 이 말도 참 재미있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예전 모시던 주문진 출신 김 모 국장님께서도 쓰시는 것을 보았지요.
그래서 이 말은 강릉이남 영동지방에서 아주 널리 통용되는 말이 아닌가
생각되어 집니다.
사례를 한 번 들어보겠습니다.
어느 마을에 약장사가 나타나 며칠 동안 약장사를 하려 합니다.
만담, 노래도 하고 차력도 곁들여가면서 약을 파는 장사 말입니다.
이 약으 먹으모 오래된 위장병도 다 곤칠 수 있고, 고뱅이 아픈
것도 금방 낫고, 앉은뱅이도 일콰 세워 걸을 수 있고, 하면서
과대광고를 하는 약장새 말입니다.
그래서 이장을 찾아가 공터를 빌려주면 마을기금 50만원을 선불로
주겠다고 제의를 합니다.
이장님, 마침 공터도 있고, 또 돈을 준다고 하니 허락을 합니다.
돈을 받고 나선 그 돈을 마을기금으로 내어놓지도 않고, 또 주민들에게
알리지 않고 가만히 있습니다.
물론 이것은 제가 설정한 가상 상황에 불과하기에 이장님들께서는 오해
가 없으시길 바랍니다.
이런 경우에 “씨물떡했다”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 남의 물건 또는 돈을 빌린 후에 영 돌려줄 생각도 하지 않고
있을 때도 씁니다. 그런 사람 주변에 분명히 있습니다.
저느마는 남으 구렝이 알 같은 돈으 최가고도 씨물떡하고 있사.
얼매 되지는 않은 돈이라 달라하기도 그렇고 그마 속이 상해 죽겠네야.
옛 말에 돈으 잘못 최주면 안재서 주고 서서 받는다 하더이 내가 꼭
그 짝이 났잖나. 아이! 더러워.
그 외에 또 다른 사례도 있습니다.
앞서 달기서리 얘기가 마이 나왔습니다만 예전 곶감서리도 있고
감재서리, 옥식기서리, 참외서리 등 서리의 종류가 참 많았습니다.
남으 달기를 훔쳐 처먹고도 씨물떡하고 있는 저여나들을 좀 봐라.
어제는 곶감이 어터 먹고 싶던지 야, 우리 집 처마에 걸린 감 한
고지를 부모 몰래 빼먹었지. 그리고 씨물떡하고 있었지 뭐.
일 나가셌던 아부지가 저역에 돌아 와 달부 난리를 지기시데야.
누가 그랬는지 자수하라고 하데. 그래도 씨물떡하고 가마 있었지 뭐.
자수를 해 봐야 몽뎅이 찜질 밲에 더 있겠나.
이와 같이 어떤 행동을 하고도 안 그런 척 하거나, 시치미를 떼는
경우에 이 어휘를 씁니다. 좋은 상황에 쓰는 어휘가 아니라 위와
같이 좀 좋지 않은 상황에 쓰는 말이지요.
제가 위에서 표현한 내용이 정확한 표현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이 “씨물떡하다” 또는 “씨물떡한다”에 대한 정확한 정의를
어터 내려야 하는지를 한 번 의논해 봅시다.
첫댓글 잘 읽었습니다. 한꺼번에 4편이나 올려주셨습니다.
저도 그렇게 알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