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격글’: 어떤 개인,집단의 단점 따위를 노린 간접/직접공격적인 (주로 인터넷에 게재된)글. (출처: 네이버 지식in 오픈국어)
내가 고등학교1학년 때, 처음 본 친구들과 어느 정도 친해질 무렵 한창 스마트폰이 상용화 되고 이에 따라 “카카오톡”, “페이스북” 등의 SNS들이 활발해지던 시기였다. 고등학교에서 친구들과 지내다 보면 늘 나와 잘 맞는 친구들만 있을 수는 없는 법이다. 이것이 ‘정보화 시대’와 맞물려 아이들은 종종 자신들의 SNS에 자신과 안 맞는 친구에 대한 불만들을 표출하기 시작하였다. 이른바 ‘저격글’이라고 부르는 것.
친구들은 자신들의 카카오톡 프로필 상태메세지에 ‘짜증나’의 초성인 ‘ㅉㅈㄴ’라고 적으며 표출하기도 하고, 대담하게 페이스북 자신의 타임라인에 누구인지는 밝히지 않은 채 욕을 섞어가며 짜증을 드러내는 글을 쓰기도 하였다. 물론 당사자들도 다 안다. 하지만 글을 쓴 친구에게 먼저 따져 물을 수는 없다. 물어봤다가 “네 얘기 아닌데?”라는 답이 돌아온다면 물어본 자는 스스로 찔려서 화낸 꼴이 된 것이니까. 하지만 상대방을 구체적으로 지목을 하지 않더라도 충분히 제 3자가 보았을 때 ‘이 글은 이 친구에게 하는 말이구나.’라고 쉽게 짐작이 되는 글이 종종 올라왔던 기억이 있다. 여기서 문제가 커지게 된다. 이처럼 아무 관련 없는 사람도 괜히 그 친구가 복도에 지나갈 때마다 그 글 내용이 생각나면서 안좋은 인상을 심어준다. 이는 한 사람의 생각이 많은 사람들이 보게 되는 SNS상의 사람들에게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주는 격이 된다는 뜻이다. 문제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이쯤 되면 반대로 ‘저격당한’ 친구는 ‘저격한’ 친구에 대한 ‘저격글’을 올리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친구와의 갈등이 생기면 당사자와 ‘대화’로 푸는 것이 인지상정이지만 막 고등학생이 된 아이들은 이런 ‘쉽고’, ‘간편하고’, ‘간접적인’ 방식을 이용해 자신들의 생각을 표출하였고, 이로 인해 은따, 왕따 등의 다양한 문제까지 따라서 발생하였다. 한 발자국 떨어져서 보는 지금, SNS라는 전달 속도와 파급력이 어마무시하게 큰 특수공간이니만큼 특히 청소년들에게 이에 대한 윤리의식이 참 필요하다는 것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