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과관계와 상관관계는 전혀 다른 것이지만 보통은 이 둘을 혼동해서 쓸 때가 많다고 합니다. 인과관계는 원인과 결과가 명백히 밝혀졌을 때 쓰는 말입니다. 주먹으로 상대의 코를 쳤을 때 상대가 코뼈가 부러진 것은 인과관계입니다.
상관관계는 원인과 결과의 순서가 명확하지 않은 연관성을 말합니다. 흡연이 폐암에 큰 영향을 준다고 의학계에서 말을 하지만 흡연을 한다고 다 폐암에 걸리는 것이 아니고 폐암환자가 다 흡연자인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흡연과 폐암 사이에 연관성이 있는 것은 부인하지 못할 겁니다. 이런 것이 상관관계라고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저 또한 마찬가지로 상관관계를 인과관계로 혼동할 때가 많습니다. 사실 어떤 것들은 분명히 인과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도 그걸 인정받지 못하는 때가 많다고 믿습니다.
요즘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유증이 바로 그런 문제로 보입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속도를 내면서 이상반응 신고도 함께 늘어나고 있다. 백신 1차 접종을 한 아버지가 갑자기 사망했다며 인과관계를 밝혀달라는 국민청원이 제기되는 등 “억울하다”는 민원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1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따르면 ‘화이자 백신 접종 2주 만에 저희 아버지의 심장이 차갑게 멈춰버렸습니다’라는 제목의 청원 글이 올라왔으며, 이날 오후 4시 현재 1만 2692명이 동의했다.
글쓴이는 “아버지가 지난달 26일 인천 한 병원에서 화이자 1차 접종을 했고 나흘 뒤 가슴 통증 등을 호소했다”며 “다음 날 인근 병원에서 검진을 받은 뒤 이상 없다는 의사 소견을 받았지만 이달 8일 병원 응급실에 도착한 뒤 쓰러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심장외과 의사가 콜을 받고 오느라 30분을 대기했고 도착한 의사는 혈관을 넓히는 시술을 할 순 있지만 사망률이 99.9%라며 강조했다”며 “가족들이 잠시 고민하다가 시술하기로 한 후 사인(서명)하는 과정에서 사망 판정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아버지는 심근경색 판정을 받아 지병으로 (인한 사망으로) 결론이 내려졌지만, 화이자 백신을 접종하기 전까지 관련 증상이 전혀 없었다”고 주장했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에 따르면 지난 8∼10일 사흘간 백신 접종 후 이상반응이 의심된다며 당국에 신고한 신규 사례는 총 1만 2531건이었고 이 중 20건은 사망신고였다. 백신 종류별로는 화이자 7111건, 모더나 3111건, 아스트라제네카(AZ) 2223건, 얀센 86건이었다.
신규 사망 신고 중 9명은 화이자 백신, 8명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3명은 모더나 백신을 각각 맞았으며 아직 접종과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는 확인되지 않았다. 접종 후 사망에 이르기까지 기간은 3일에서 39일까지 다양했다. 사망자의 연령대는 60대 8명, 50대 5명, 80대 4명, 20대·40대·70대 각 1명이다.
60대 사망자 8명은 남성 4명·여성 4명으로, 이 가운데 남성 1명만 기저질환이 확인됐으며 나머지는 모두 기저질환 유무를 조사 중이다. 50대 사망자 5명은 남성 4명·여성 1명이다. 이 가운데 남성·여성 각 1명은 기저질환이 있었으며 다른 남성 2명은 기저질환이 없었다. 나머지 1명은 확인 중이다.
80대 사망자 4명은 남성 1명·여성 3명으로, 이들 중 2명(남자 1명·여성 1명)은 기저질환이 있었고 다른 1명은 조사 중이며 나머지 1명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그 외 연령대 중에서는 70대 여성 1명만 기저질환이 있었고 40대 남성과 20대 남성은 기저질환 유무를 파악 중이다.
백신 접종이 시작된 지난 2월 26일 이후 신고된 이상반응 의심 누적 사례는 21만 3255건으로, 전체 백신 접종건수의 0.4% 수준이다. 이날 0시 기준 누적 사망 신고 사례는 596명이었고, 다른 증상으로 먼저 신고됐다가 상태가 중증으로 악화해 사망한 경우(259명)까지 포함하면 사망자는 855명이다.>서울신문, 강국진 기자
지금 방역당국에서는 코로나19 백신 접종 뒤에 나타나는 이상반응을 인과관계로 인정하지 않았고 인정하길 꺼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냥 다 상관관계로 보려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이상반응을 인과관계로 인정을 하면 엄청 많은 문제가 제기될 것이 확실하기 때문입니다.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 것은 사실 상관관계도 아니지만 일부 사람들은 이런 현상을 가지고 자신의 상황을 인과관계라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인과관계가 될 수가 없겠지만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일 때는 당사자가 속임수를 쓰는 것이 아니라 그렇게 된 것으로 믿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세상 일이 인과관계로 설명이 되어야 다 맞는 것은 아닙니다. 과학으로 증명하라는 말들을 많이 하지만 과학이라는 것이 알려진 것보다 아직 밝혀지지 않은 것이 훨씬 많을 겁니다. 백신을 접종한 뒤에 바로 사망을 했는데도 이를 인과관계가 아니라고 얘기하면 유족의 입장에서는 억장이 무너지는 얘기일 겁니다.
코로나 백신 접중 후에 후유증으로 세상을 뜨거나 병을 얻은 사람들은 무척 억울한 입장인데 이를 들어난 인과관계로만 설명해서는 곤란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저는 다행히 2차 접종까지 무탈하게 마무리가 되었는데 주변에는 상당한 이상 증상으로 고생했다는 사람들이 여럿 있습니다.
이상 증상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에게 그게 백신접종과의 인과관계가 아니라고 얘기한다면 그게 아닌 이유를 인과관계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하는데 정작 의사들도 그렇게 설명할 수가 없는 상황이 많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상황을 본인의 운이나 재수라고 얘기할 수가 없는데도 '인과관계로 설명하라'고 하는 것은 너무 가혹한 일로 보입니다.
時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