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터와 순천시가 2년여 지속가능한 생태도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우여곡절을 거치며 시 조례가 만들어지고 시 전담부서가 꾸려졌다. 가칭) 생태, 순천컬리지 설립을 위해 시 생태문화팀-김동호, 오태훈 동무와 배움터 벗-뜸북, 향원, 언연과 함께 지혜를 찾아 2박 3일 첫 길을 나섰다.
한국에서도 '생태'라는 생각을 1907년(오산학교 설립당시)에 했다는 말씀을 들었다. 풀무학교는 1958년 학교를 개교하면서 이미 '생태'를 중요한 교육 이념과 삶의 실천으로 여겨왔다고 한다. 동무들과 함께하며 얻은 지혜의 길을 나름대로 정리해 본다.
1. 계보-뿌리: 오래된 미래
이번 순례길에도 계보 즉 뿌리가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다. 학문에도 학파가 있고 불교에도 문중이 있어 그 뜻을 이어간다. 오늘날 한국사회에서는 좀처럼 찾기 힘든 '오래된 미래'를 사는 이들을 만났다. 날개-PaTi의 뿌리는 세종, 이상, 유영모, 구텐베르크에게 있고, 풀무학교-홍순명, 정승관 선생은 도산 안창호와 남강 이승훈, 밝맑 이찬갑 선생께 두고 있다. 녹색평론 김정현은 김종철에게 뿌리를 내리고 있다. 나는 누구의 계보, 어느 문중에 속해있으며 어디에 뿌리를 두며 살고 있나? 이 분들은 왜 저마다의 뿌리를 거기에 두고 있을까? 계보의 빛깔을 보면 그가 걸어온 길과 지금의 삶 그리고 내일을 알 수 있다.
2. 변화-시대정신
우주의 모든 것이 변한다.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 건강한 계보는 그 계보를 지키려는데 목적을 두지 않는다. 스승을 결코 신으로 모시지 않는다. 변화하는 시대정신을 스승의 얼에 담아 쉼없는 담금질을 한다. 힘들고 넘어져도 쉬었다가 일어나 새로운 길, 스승님께서 걸어가신 참 길, 좁은 길을 다시 걸어간다. 그 길은 물처럼 흐른다. 흐르며 만물에 유익을 준다. 예수도 모세와 아브라함에게 그 연원을 두었지만 "나는 아브라함보다 먼저 난 자다"라고 말하며 그에게 주어진 새로운 시대정신을 온 몸으로 살았다. 붓다 또한 그러하지 않았는가! 생명의 길 살림의 길 진실의 길을 갈 뿐. 그뿐이다.
3. 교육-협동조합: 인드라망
건강한 계보에 속한 사람은 경계가 없다. 서로 협력하고 연대한다. 한 형제자매다. 우주가 우리집이다. 만사가 집안 일이다. 우리가 한 뿌리에서 나왔고 한몸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교육과 협동(조합)은 따로 떼어서 생각할 수 없다.
4. 火天大有-順天休命
'생태' 덕분에 깊고 깊은 것을 배우며 멋진 선물을 받았다. 날개가 말씀하신 주역의 화천대유火天大有-순천휴명順天休命'의 괘卦!
그리고 이어지는 말씀들-천지인이 조화를 이루는 삶.. 여유있는 대학.. 아래서부터, 마을 자치, 자립연대, 남강 이승훈의 共生自立 務實力行, 진실과 사랑, 만권의 책과 만리 행, 몸-동의학, 필요하면 하는 것이다..
녹색평론 김정현, 착착 김대균, 밑미의 비, 날개, 재옥, 한돌, 홍순명, 정승관.. 참으로 깊은 우정과 환대를 받고 왔다. 많은 것에 눈을 감고 주어진 새길을 가자. 지금을 살자.
몽골 순례를 마칠 즈음 우연치 않게 김창완의 삶을 흘끗 보며 옷깃을 여미었는데, 이번 순례를 매듭지으며 송창식의 삶을 엿보게 되었다. 신발끈을 질끈 맨다. '기본'을 깊이 생각한다.
지혜를 찾아 가는 길은 이어진다. 이 여정은 걸어서 별까지 ^^
우리는
우리는 빛이 없는 어둠 속에서도 찾을 수 있는
우리는 아주 작은 숨결 하나로도 느낄수 있는 우리는
우리는 소리없는 침묵으로도 말할 수 있는
우리는 마주치는 눈빛 하나로도 모두 알수 있는
우리는 우리는 연인
기나긴 하 세월을 기다리어 우리는 만났다
천둥치는 운명처럼 우리는 만났다
오 오 바로 이 순간 우리는 하나다
이렇게 이렇게 이렇게 우리는 연인
우리는 바람부는 벌판에서도 외롭지 않은
우리는 마주잡은 손끝하나로도 너무 충분한 우리는
우리는 기나긴 겨울밤에도 춥지 않는
우리는 타오르는 가슴 하나로 포근할 수 있는
우리는 우리는 연인
수없이 많은 날들을 우리는 함께 지냈다
생명처럼 소중한 그빛을 함께 지녔다
오 오 바로 이 순간 우리는 하나다
이렇게 이렇게 이렇게 우리는 연인
이렇게 이렇게 이렇게~
[송창식]
https://youtu.be/2aoYqNxpVkU?si=JeYRe6tjEeMF3FWy
* 새 창에서 링크 열기나, 시크릿 창에서 링크 열기를 하면 들을 수 있다. 여유가 있으면 안예은의 '피리부는 사나이'를 들어봐도 좋겠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