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토아이코의 "뭐가 우습나" 01
何がおかしい(2020 佐藤愛子)
01 꿈 이야기
어린 시절은 자주 꿈을 꾸었지만, 요즘은 거의 꾸지 못했다. 아니, 꾸지 않게 된 것이 아니라 잠에서 깨자마자 동시에 잊어버리게 되었을 것이다. 왠지 꿈을 꾼 것 같은 생각이 들지만, 분명히 뇌리에 떠오르지 않는다는 생각이 자주 들었다.
프로이트 학설에 의하면 꿈은 모두 성욕에서 나오고 있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꿈을 꾸지 않게 되었다는 것은 늙어서 성욕도 사라졌다는 것이 되는 것일까. 서글픈 일이다.
그래도 가끔은 기억에 남는 꿈이 있다. 그 대부분은 소변이 마렵지만 어느 변소도 문을 열면 더럽거나, 사람이 들어있거나, 문이 없거나 해서 멈칫거리고 있는, 요의를 가지고 잠들었기 때문의 꿈이었다. 이런 꿈만 꾸게 된 것도 서글픈 이야기다.
옛날엔 좋았다. 다양한 꿈을 즐겼다. 무서운 꿈, 낭만적 인 꿈, 사랑의 꿈, 죽은 가족이나 친지와 만나는 꿈, 쫓기다 철완 아톰처럼 하늘로 날아 오르는 꿈도 자주 꾸었다. 이것도 성욕이 보여주는 꿈인 것 같다. 얼마 전에 오랜만에 하늘로 날아 오르려고 뛰어 올랐지만 실패하고
하늘로 도망가는 추적자를 놓지는 꿈을 꿨다.
어렸을 때부터 20대에 걸쳐서는 자주 무서운 꿈을 꾸며 울곤 하였다. 정체를 알 수 없는 괴물이나 유령이나 악마가 나타난다. 자신의 외침에 눈을 뜨지만 요동치는 가슴은 오래 동안 진정되지 않는다.
6세 무렵에 본 무서운 꿈은 아직도 선명하게 떠오른다. 그것은 내가 태어나서 처음 꾼 무서운 꿈이었다. 내가 자란 집에는 목욕탕과 연결된 높은 창이 하나 있을 뿐인 어두운 작은 방이 있었고, 그 창아래에 쓸모 없게 된 책상이 놓여 있었다.
꿈속에서 나는 그 책상 위에 올라가서 밖을 보려고 하는데 그 큰 책상 아래의 어둠에서 하얀 기모노를 입고 머리카락을 길게 늘어뜨린 여자의 유령이 숨어 있다가 아래에서 나의 한쪽 다리를 잡아당기는...그런 꿈이다.
그와 유사한 꿈은 그 후에도 수 없이 꾸었는데, 생각해 보면 최근 수 년 간은 자신이 우는 소리에 놀라 잠을 깬 적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귀신, 악한 따위가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다. 나타나기는 하지만 언제나 그것과 싸워 이기고 있다는 것이 최근의 꿈의 특징이다.
언젠가 꾼 꿈은, 장소는 어딘지 모르지만, 산발한 유령이 앞을 가로막는 것을 붙잡아, 집어던지기를 시도하고, 도망치려고 하는 유령의 길게 늘어뜨린 기모노의 옷자락을 힘껏 밟아 도망치지 못하게 한 후,"소금 가져와!" 라고 외치고 있다. 나는 소금으로 유령의 마법기운을 없애려고 "소금 가져와!"라고 외치지만, 아무도 소금을 가져오지 않는다.
딸이나 가사도우미가 있는데 아무 반응이 없다. 나는 흥분하여 화를 내면서, "소금 가져와!!" 하면서 외치는 자신의 고함소리에 놀라 잠을 깼다. 잠을 깬 것은 같아도 옛날에는 공포의 외침으로 잠을 깼지만 지금은 자신의 고함소리에 잠을 깨는 것이다.
자초지종을 들은 가사도우미는 "대단하십니다" 라고 감탄했다. 세파와 싸워온 지 수십 년, 이제는 악마에 겁먹을 일도 없어진 것 같다. 19세기에 들어서 알려진 바로는, 뇌라는 것은 절반은 완전하고 나머지 반은 불완전하다고 하며, 잠들 때는 불완전한 뇌가 일하고 있기 때문에 불합리한 꿈이 일어난다는 견해가 있다고 한다.
하지만 앞서 말한 꿈 등은 나에게는 조금도 불합리하게 생각되지 않는 것이다. 여학교 시절의 클래스 메이트의 모임이 있었는데, 그 때, 친구 중 한 명이 이런 꿈을 꾸었다고 말했다. 그녀는 꿈속에서 한 남자와 농후한 사랑의 장면을 펼쳐가고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그녀에게는 그 남자의 얼굴이 보이지 않는다. 얼굴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열렬히 포옹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런 다음 차츰 포옹이 풀리고 그녀가 남자를 보니까 그 남자는 괴팍한 성질의 코미디언 쵸스케였다.
그 무렵, NHK의 "외눈의 류마사무네"라는 드라마에 쵸스케가 출연하고 있었는데 이 드라마를 매주 열심히 보고 있었다고 그녀는 말했다. "쵸스케를 좋아하니 꿈 속에서도 보이나 보다"라고 하니 그녀는 "얼굴은 보이지 않았어" 라고 혼잣말을 되풀이 했다.
"가능하다면 지금 한번, 그런 꿈을 꾸고 싶다. 유령의 옷자락을 밟고, '소금 가져와!' 라고 외치는 꿈, 평생에 한번이라도 좋으니까 그런 꿈을 나도 꾸고 싶단다" 라고 민망해 하는 그 친구는 말했지만, -그리운 사람을 보고싶어 하는 마음이 간절하면 선잠 속의 꿈에서라도 현몽한다-는 말을 해 주고 싶다.
선잠이라면 나도 요즘 TV를 보고 있는 동안 자주 선잠을 자게 되었다(이것도 나이가 들었다는 표징). 그런데 내가 선잠에서 꾼 꿈은 다음과 같은 꿈이다. 나는 잡지관련 좌담회에 나와 있다.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맞은 편에 두 남자가 있고, 나는 긴 의자에 누워 있다. 어쨌든 졸립고 졸려서 참을 수 없는 것이다. 좌담회는 시작된 것 같지만 일어날 수가 없다.
맞은편의 두 남자는 예의상, 자고 있는 나를 눈치채지 못하는 척을 하고 있는지, 아니면 전혀 묵살하고 있는지, 관대하게 잠이 깨기를 기다리고 있는지, 잘 모르지만, 어쨌든 나를 일으키려고 하지 않고, 둘이서 무언가 논의하고 있는 목소리가 어렴풋이 들리고 있다.
그 소리가 기분 좋은 자장가인 것 같고, 나는 점점 졸음 속에 빠져 간다. 그러자 젊은 여성 편집자가 내 곁에 와서 자고 있는 내 귓전에 입을 대고 작은 소리로 말했다. "선생님, 저~, 코고는 소리 좀..."
자는 것은 상관없지만, 적어도 코고는 소리만 내지 말아 주었으면 좋겠다는 부탁 같았다. 그러나 나는 졸립고 졸려 일어날 생각을 하지 않는다. 편집자는 곤란해 하며 같은 말을 반복한다. "선생님, 그 코고는 소리 좀..."
그러고 보니 어디선가 묵직한 코고는 소리가 들려온다. 아니, 이게 내 코고는 소리 아닌가. 그렇게 생각하면서 아직 자고 있다. 여성 편집자는 어딘가로 사라져 버렸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두 남자가 다가 왔다. 한 사람은 자고 있는 나의 겨드랑이를, 다른 한 사람은 양 다리를 안고 어디론가로 옮기려고 한다.
그 장면에서 눈을 떴다. TV는 조금 전의 서부극을 아직 하고 있다. 선잠에서 일어나 멍해 있는 있는 나에게, "코고는 소리가 굉장했어요"라고 딸이 말했다. 알고 있다. 좌담회의 방해라고 해도, 두 사람의 남자가 나를 들어내려고 했을 정도였으니까. 그렇다고 해도 이런 꿈을 프로이트는 어떻게 해석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