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남해군이 400여 년 전 조성된 바닷가 인근 숲에 캠핑장과 부대시설이 들어가는 공사를 진행해 환경훼손 논란에 휩싸였다.
주민들은 "앵강다숲에 캠핑장이 들어설 경우 몰려드는 사람들로 인해 400년 된 숲은 사라지고 말 것"이라며 "자연을 지키고 보존하는데 앞장서야 할 남해군이 오히려 자연을 훼손하고 있다는 게 믿어지지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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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뉴시스] 차용현 기자 = 경남 남해군이 400여 년 전 조성된 바닷가 인근 숲에 캠핑장과 부대시설이 들어가는 공사를 진행해 환경훼손 논란에 휩싸였다.
특히 이곳에는 수령이 50~100년이 넘는 상수리나무 수백 그루가 심겨져 있어 보존가치가 매우 높은 지역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캠핑장이 들어설 경우 자연환경이 심각하게 위협받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4일 남해군에 따르면 군은 최근 이동면 신전리 앵강다숲 일원에 총 사업비 20억원(국비10억, 도비 3억, 군비 7억)을 들여 '남해 힐링국민여가 캠핑장'(이하 캠핑장)을 조성하고 있다.
오는 12월 완공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 중인 캠핑장에는 야영데크 25면, 샤워실·화장실 1동, 관리사무실 1동, 개수대 3개, 파고라 2개 등의 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남해군은 공사가 완료되면 캠핑장 운영에 참여할 사업자를 공모를 통해 선정할 계획이다.
하지만 일부 주민들은 자연환경훼손을 우려하는 목소리를 내놓고 있다.
주민들은 "앵강다숲에 캠핑장이 들어설 경우 몰려드는 사람들로 인해 400년 된 숲은 사라지고 말 것"이라며 "자연을 지키고 보존하는데 앞장서야 할 남해군이 오히려 자연을 훼손하고 있다는 게 믿어지지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캠핑장을 앵강다숲이 아니라 인근에 위치한 운동장이나 별도의 사업 부지를 확보해 옮겨야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곳이 국비가 투입돼 조성된 야생화 관광단지라는 것이 알려지면서 같은 장소에 중복투자에 따른 야생화 사업의 본 취지가 퇴색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남해군은 지난 2015년 야생화 관광자원화 공모사업에 선정되자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지원받은 국비 1억원과 군비 1억원 등 총 사업비 2억원을 투입해 앵강다숲과 인근 다랭이논에 야생화 관광단지를 조성했다. 군은 앵강다숲에 구절초, 꽃무릇, 맥문동, 상사화 등 야생화 10여종을 식재하고 최근까지 관리해 왔다.
이 때문에 주민들과 일부 공무원들마저도 "혈세가 들어간 야생화 관광단지가 캠핑장으로 인해 피해를 입는 것이 아니냐"며 적절치 못한 사업추진이란 비판의 목소리를 내놓고 있다.
이에 대해 남해군 관계자는 "꽃무릇 등이 식재된 야생화 단지를 피해 야영데크를 설치했고 또 일부는 옮겨 심었다"며 "야생화 관광단지는 지속적으로 관리해 나갈 것이기 때문에 예산낭비라는 지적은 이해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미 사업이 많이 진행돼 사업 부지를 옮기는 것은 사실상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주민 A(58)씨는 "만약 민간인이 이곳에 캠핑장을 추진했다면 과연 군으로부터 허가를 받을 수 있었을까 하는 의문이 생긴다"며 "숲을 보존하면서도 충분히 사업을 진행할 수 있었지만 그렇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