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에 회사 물려준 창업자를 못 알아본 직원들^^;
2002년에 로라 앤더슨 창업자는
미국 오리건 주에서
로컬 오션(Local Ocean Seafoods)이라는
해산물 레스토랑을 차렸습니다.
항구도시의 어업을 하는 집안에서
자란 터라 수산물과 관계가 깊었죠.
당일에 들여온 싱싱한 재료를 썼고
수산물 판매도 함께 했습니다.
처음에는 8개의 테이블이 전부였지만
점차 규모가 커졌습니다.
손님들은 구운 마늘과 특산물 대게 수프,
완벽하게 구운 참치 요리와
생선 스튜를 먹으러 줄을 섰어요.
한여름에 세 시간씩 기다리는
손님도 있었습니다.
앤더슨 사장은 레스토랑과
판매점을 두 배로 확장했지만
지금도 여전히 휴가철에는
손님이 득실거린답니다.
2022년 6월 로라 앤더슨 창업자는
EOT라는 종업원 소유권 신탁을 통해
로컬 오션을 70여 명의 직원들에게 넘겼어요.
무료는 아니었지만 사모펀드에 팔았으면
더 비싼 값을 받았겠죠.
우리나라의 우리사주제와 달리 EOT는
회사가 모든 자금을 부담하기 때문에
노동자는 한 푼도 낼 필요가 없었어요.
앤더슨 창업자가 말합니다.
“이상하게도 저는 사업을 시작할 때부터
직원들이 회사를 소유한다면
뭔가 의미 있는 일이 생기리라고 생각했어요.
와, 내가 직원인데
비즈니스의 주인이라고 한다면
뭔가 다르게 행동할 수 있겠구나 싶었죠.”
미국에서 중요한 종업원 소유제는
보통 퇴직제로 많이 활용됩니다.
노동자 협동조합은 좀 낫지만,
소액이라도 직원들의 출자금이 필요하죠.
그런데 EOT는 무료이고,
수시로 이익 배당을 할 수 있다는 점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우리 직원은 대부분 젊고
이민자가 많습니다.
휴가철인 여름에만 레스토랑에서 일하고
떠날 생각을 많이 하죠.
이런 청년들에게 퇴직제로
인센티브를 주긴 어렵잖아요.
사실 여름철에 취직하는 우리 직원 중에
많은 수가 계속해서 머물겠다고 하지만
(그만큼 로컬 오션의 근무 여건이 좋습니다)
시작할 때는 잘 모르거든요.”
종업원 소유기업 로컬 오션은
지역사회와 직원들을 위해
특별한 협약도 맺었습니다.
핵심은 직원들에 대한 혜택,
우수한 고객 서비스, 공정한 구매 관행,
지역 어선단으로부터의 재료 구입 등입니다.
가령 지역 어선단으로부터 구입한
자연산 연어만 취급해야 합니다.
로컬 오션의 연 매출은 650만 달러 내외,
약 90억 원입니다.
직원 수는 성수기에 80명,
비수기에도 70명이라고 합니다.
EOT로 바뀌고 2023년,
로컬 오션은 새 종업원 소유주들에게
11만 달러의 배당을 실시했습니다.
EOT 관련 채무 상환, 유보금이나
적립금을 빼고도 이익이 남은 거죠.
다음은 로라 앤더슨 창업자의 말.
“근무 시간은 주당 최대 40시간입니다.
모든 정규직과 비정규 직원이
EOT 배당을 받죠.
몇 달만 일하고 퇴사할 파트타임 직원에게도
가중치로 배당을 지급합니다.
근속연수나 직급은 급여로 대우하니까
배당과는 크게 상관없어요.
주 40시간을 일한 정규직의 경우
배당금은 3000달러,
약 400만 원쯤 되었습니다.
의미 있는 금액이라고 생각해요.”
EOT 전환 2년 뒤인 2024년 7월,
CEO에서 물러나 이사로만 남은
앤더슨 창업자는 재밌는 경험담을 꺼냅니다.
“현역이 아니라서
저는 현장에 잘 나가지 않아요.
레스토랑에 가면 어떤 직원은 저를
그냥 손님으로 착각하는 경우도 있더군요.
약간 소외감이 들죠^^;
참, 예전에도 성실한 직원은
회사를 자신의 소유물처럼 여기고
회사의 성공을 진심으로 바랐습니다.
EOT를 계기로
그런 직원들의 의식은 더 높아졌겠죠.”
(더 정당한 보상도 받게 되었네요^^)
신참 직원일 수도 있지만,
회사까지 물려준 기업주를 몰라본다니···^^
‘약간 소외되었다’는 앤더슨 창업자의
진짜 심정이 궁금합니다.
“감사하게도 그동안 저는
어떤 직원도 누릴 수 없는 혜택을
회사에서 받았어요.
저는 그런 혜택을 팀원들과 바로 나누고,
무엇보다 급여 수준을 높이고 싶었습니다.
레스토랑 업계에서는 정말 쉽지 않거든요.
이제 모든 직원이 생활임금,
유급 휴가, 우수한 복리후생 등
진정한 변화를 만들 수 있습니다.
정말 흥미롭지 않나요.”
로컬 오션과 종업원 소유주들,
로라 앤더슨 창업자의 흥미진진한 미래가
계속해서 들려오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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