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과 더 놀고싶다고 전화했었는데”…‘만취차량 참변’ 승아양 가족의 눈물
김가연 기자
입력 2023.04.10. 10:19
유족 측이 공개한 배승아(9)양의 생전 모습이 담긴 사진./CBS 유튜브
대전에서 인도를 걷다 중앙선을 넘어 돌진해온 음주운전 차량에 치인 배승아(9)양이 끝내 목숨을 잃었다. 승아양의 가족들은 슬픔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승아양의 이름과 살아생전 모습 등을 공개하며 가해운전자를 엄벌에 처해달라고 호소했다.
승아양의 오빠 배모(26)씨는 10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사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배씨는 “승아가 친구들과 상점 구경을 하고 돌아오는 길에 사고를 당했다”고 말했다. 이어 “사고 약 15분 전쯤 ‘친구들과 더 놀고 싶다. 더 놀면 안되냐’며 어머니께 전화를 걸었었다”며 “그게 마지막 통화가 됐다”고 했다.
배씨는 늦둥이인 승아양이 가족들에게 사랑을 많이 받으며 컸다고 전했다. 그는 “저와는 15살 차이가 난다”며 “저를 항상 따르고 엄마에게도 껌딱지처럼 붙어 다녔다”고 했다. 그러면서 “최근에 알았는데 승아 휴대폰 비밀번호가 제 생일로 되어 있더라”라며 울먹였다.
배씨는 “승아가 5월21일에 생일을 맞이한다”며 “이제 만 나이로 처음 10대가 되는 나이인데…. 항상 같이 생일을 보내곤 했는데 이렇게 떠나게(떠나보내게) 돼서 정말 슬프다”고 했다. 그는 “승아는 끼가 많고 꿈이 많은 아이였다”며 “연예인, 가수, 배우, 뷰티 쪽 일도 하고 싶다고 말했었다”고 동생과의 추억을 떠올렸다.
대전에서 음주운전 사고로 숨진 배승아양을 추모하는 꽃송이들이 사고 현장에 놓여있다./뉴스1
배씨는 “지금 부모님이 정신적으로 힘드신 상태다. 저라도 좀 추슬러서 이런 내용을 알리고자 노력하고 있다”며 “가해자에게 엄중한 처벌을 내려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는 “사고 차량 운전자가 만취해 거의 하루이틀 동안 몸을 가눌 수 없을 정도로, 조사도 힘들 정도였던 걸로 알고 있다”며 “다음 날 오전까지도 조사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들었다”고 했다. 이어 “(가해 차량 운전자로부터) 아직 아무런 연락조차도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몇몇 시민들은 승아양을 기리며 사고 현장에 추모의 국화꽃을 놓고가기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배씨는 “승아 좋은 데 갈 수 있도록 추모해 주시고 도와주셔서 시민분들께 감사하다는 인사를 드리고 싶다”고 했다.
사고는 지난 8일 오후 2시21분쯤 대전시 서구 둔산동 한 교차로에서 발생했다. 60대 A씨가 운전하던 SM5 차량이 도로 경계석을 넘어 인도로 돌진했고, 인도를 걷던 승아양 등 어린이 4명을 쳤다. 승아양은 의식을 잃은 상태로 병원에 이송됐으나 하루 만에 끝내 숨을 거뒀다. 피해 어린이 3명은 생명에 지장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현장에서 검거됐고,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 수준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A씨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 혐의로 입건하고 자세한 사고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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