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브라함의 시험(창 22:12)
하나님이 아브라함을 부르신 후에 십여 년이 흘렀지만 아브라함에게는 여전히 자손이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하나님은 아브라함에게 네 자손이 하늘의 별과 같이, 바닷가에 모래같이 번성할 것을 재차 약속(15장)하셨습니다. 신실하신 하나님은 마침내 아브라함이 백 세 때에 아들 이삭을 주셨습니다. 이스마엘이 아브라함의 집에서 나가는 사건은 있었지만 아브라함의 삶은 순탄했습니다.
그 일(1절)이란 아비멜렉과의 언약으로 아브라함의 기업이 안전해지는 순간, 하나님은 아브라함을 부르시고 ‘네 아들 네 사랑하는 독자 이삭을 번제로 드리라(2절)’는 뜻밖의 말씀을 하셨습니다. 아브람을 부르신 하나님(창 12장)이 고향과 아버지의 집을 떠나라는 말씀은 그의 과거에서 떠나라는 명령이라면 22장의 이삭을 번제로 드리라는 말씀은 아브라함의 미래를 포기하라는 명령으로 이해될 수 있다.
하나님의 명령을 듣고(2절) 아브라함이 그의 말씀을 순종하기 위해 집을 나서는 과정(3절)의 아브라함의 마음은 전혀 기록되지 않은채 건조하게 성경은 기록되어 있지만 청천벽력같은 하나님의 말씀은 아브라함의 마음을 갈기갈기 찢었을 것입니다. 게다가 집을 떠나서 삼일(4절)을 걷는 동안 아브라함의 마음은 더욱 혼란스러웠을 것입니다.
죄로 타락한 인간을 구원하기 위해 하나님은 그의 독생자 예수를 세상에 보내셨습니다. 그리고 예수가 십자가 위에서 처절하게 죽어가는 고통을 직접 경험해야 했습니다. 아브라함의 마음을 찢을 것 같은 하나님의 명령은 독생자 예수의 죽음으로 하나님 스스로 감당했던 명령이라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아브라함이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기 위해 아침에 일찍이 일어나 나귀에 안장을 지우고 두 종과 아들 이삭과 번제에 쓸 나무를 가지고 떠났습니다(4절). 하나님 말씀에 순종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즉각적인 순종입니다. ‘나를 따르라’는 예수님의 명령에 제자들은 즉각적으로 순종했습니다. 순종을 미루는 동안 우리의 마음과 결단은 흐려지고 혼란스러워질 뿐입니다.
하나님이 명령하신 모리아 땅에 이르게 되자 아브라함은 두 종에게 머물라 하고 아들 이삭과 함께 저기 가서 예배하고 ‘우리가’ 너희에게로 돌아오리라(5절) 하고 떠났습니다. 아브라함과 이삭이 동시에 떠났지만 아들 이삭은 번제로 드려지는 제물이 되어야 했습니다. 다시 돌아올 수 없는 길을 떠나는 것이었지만 아브라함은 ‘우리’가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나님의 명령을 무시한 것일까? 하나님의 약속을 신뢰한 것일까? 자손의 번성을 약속하신 하나님을 끝까지 신뢰하는 아브라함의 믿음을 엿볼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아브라함은 비통함을 억누르면 아무 말 없이 아들과 걷고 있을 때 아들 이삭이 아브라함에게 ‘불과 나무는 있는데 번제할 어린 양은 어디 있습니까(7절)’라는 가슴을 후비는 질문을 했습니다. 아브라함은 이미 아들 이스마엘을 집에서 쫓아내야 하는 아픔을 경험했습니다. 이스마엘이 10대의 나이에 집을 나간 것처럼 아들 이삭도 비슷한 연배(나아르(아이 21:14)란 동일한 히브리 단어)에 아브라함을 떠날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내 아들아 번제할 어린 양을 하나님이 자기를 위하여 친히 준비하시리라(8절)’는 아브라함의 마음 졸이는 대답에 아들 이삭은 어쩔 수 없이 조용히 아버지 아브라함과 동행했습니다.
마침내 하나님이 일러 주신 곳에 이르고 제단을 쌓고 아들 이삭을 결박하여 제단 나무 위에 올려 놓습니다. 이삭은 백 세가 훨씬 넘은 아버지를 저항할 수 있었음에도 말도 안되는 아버지의 행동에 순순히 순종했습니다. 일평생 이삭의 삶은 양보와 순종의 삶을 살았습니다. 이 장면에서 아버지 아브라함 혹은 아들 야곱과 같이 역동적이지는 않지만 하나님의 말씀을 신뢰하며 순응적인 삶을 살았던 것의 기원이 되었을 것입니다.
하나님의 사자가 ‘아브라함아 아브라함아(11절)’ 부르시며 네 아들 네 독자까지도 내게 아끼지 아니한 아브라함의 믿음을 확인하였습니다. 하나님은 아브라함을 시험하여 그의 믿음을 확인했습니다. 시험을 좋아하는 학생은 없지만 시험의 순기능은 성적은 확인하는 것입니다. 아브라함은 하나님의 시험을 통해 아들 이삭까지도 하나님을 위해 드리며 하나님을 경외하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하나님을 경외하는 삶이 축복의 길이란 것을 깨달아야 합니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감당할만한 시험을 주시고, 시험 당할 때는 반드시 피할 길(고전 10:13)을 주시는 분이시라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우리의 삶이 때로는 시험에 고통스러울 수도 있지만 감당할만한 시험을, 그리고 피할 길을 주시는 하나님을 신뢰하는 믿음을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