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유기행시 ＜복숭아꽃＞정지상과 김부식이 떠나고 나서 복숭아꽃들에 다가가 귓속말로 누구 말이 맞느냐고 물어보니

[푸른솔]

복숭아꽃

-윤동재

충북 음성군 감곡면 복숭아밭을 지나다가

때마침 복숭아꽃이 활짝 피어 있어 차를 세우고 보았지요

그런데 나보다 먼저 와 복숭아꽃을 보고 있던

정지상과 김부식이 서로 우기고 있었지요

김부식이 감격에 찬 목소리로

복숭아꽃 만 점 피어 붉구나! 하니

정지상이 뭔 소리 택도 없어

복숭아꽃 점점 피어 붉구나! 했지요

그러면서 김부식한테 여기 복숭아꽃이 몽땅 만 점인지

하나하나 세어보았느냐고 했지요

김부식은 꼭 다 세어보고 만 점 피어 붉다고 한 게 아니고

많이 피었다는 뜻이라고 했지요

정지상은 이 말 저 말 할 것 없이

점점 피어 붉다고 하는 게 좋다고 했지요

정지상과 김부식이 떠나고 나서

복숭아꽃들에 다가가 귓속말로

누구 말이 맞느냐고 물어보니

오늘은 저녁달이 일찍 떠오를 테니

달빛 받은 저희 모습 만 점 점점 따지지 말고

그냥 실컷 눈이 짓무르도록 보라고 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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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음성군 감곡면 복숭아밭 활짝 핀 복숭아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