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중루의 운탄고도 1330 기행, 제3길 (모운동~석항삼거리) 걷기
영월과 정선을 거쳐 백두대간 만항재를 넘고, 태백을 거쳐 삼척에 이르는 운탄고도 1330의 제3길은 영월군의 마지막 구간이
다. 모운동(감삿갓면 주문리)을 시작으로 두위지맥을 넘어 산솔면 석항삼거리로 이어진다. 이 구간 중 모운동에서 망경대산
으로 이어지는 길은 전형적인 광부의 길이다. 옛 옥동광업소 앞을 지나가는 길엔 갱도의 버팀목으로 쓰던 '동발제작소'와 오
가던 광부들이 손발을 씻던 '광부의 샘'과 당시의 모습을 재현해 놓은 '광차와 광부상'이 있고, 한 때는 노천탄광이었다가 후
에 곱돌(납석)까지 캐내던 납석광업소 등이 있다. 솔 숲과 활엽 숲 그리고 낙엽송 숲길을 따라 점점 고도를 높이면 3길을 가
며 덤으로 만경사와 망경대산 정상까지도 오를 수 있다. 지난 주말 이 길을 걷고 왔다.
한 때, 만 명에 이르는 광부와 그 가족들이 살았다던 모운동은 언제 봐도 신기한 마을이다. 이름만 남은 일반 폐광촌과 달리
이곳은 오늘날 벽화마을로 탈바꿈하고, 많은 이들이 찾는 관광명소가 되었다. 2주(2길 종주 때) 만에 다시 찾은 모운동은 담
장 없는 집집마다 텃밭과 오랖뜰에 가꾼 여름과 가을꽃들이 활짝 피어나 벽화들과 어우러져 그림 같은 마을을 하고 있었다.
광부의 길 1구간을 건너뛰고 곧장 운탄삼거리를 찾았다. 대신 제3길 트랙에서 비껴 있는 만경사와 망경대산을 찾아보고 싶
었기 때문이다. 이곳부터 시작하는 광부의 길 제2길은 여러 사람들이 어깨를 맞대고 걸어도 좋을 만큼 넓고 좋았다. 납석광
업소를 지나가는 굽이굽이돌아 오르는 길은 그야말로 트레킹 내내 운탄고도의 의미와 가치를 오롯이 느낄 수 있었다. 싸리
재삼거리에서 시작되는 명상길을 찾았다. 지금까지의 길이 지난날 탄광산업의 주역이었던 광부들의 흔적들을 더듬어 걷는
길이었다면, 이제부터는 이름처럼 명상을 즐기며 오르는 길이다. 산모퉁이 돌고 돌아 오르는 길은 우거진 낙엽송 숲길, 혼자
걷기엔 과분하단 느낌이 드는 길이다. 그러나 숲멍에 젖어들며 사색하며 무아의 경지에 취해 볼 수 있어서 좋았다.
망경산사를 거쳐 만경사(萬頃寺)를 찾았다. 만경대산 정상 아래에 있는 이 절은 숲 속 암자 같다는 느낌이 드는 작은 절이지
만 아미타삼존불과 33 관음상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국내 유일의 절이라 전한다. 이 절의 또 다른 명소는 절 마당의 축
대를 지키는 두 소나무 사이로 바라보는 산수경(山水景)이다. 필자는 이곳을 일러 만경대(萬景臺)라 불렀다. 만경(萬頃)의
사전적 의미는 넓은 바다 또는 만 이랑의 넓은 밭을 이른다. 이곳의 솔바람을 맞으며 대(臺)에 서니 영월 김삿갓면이 한눈에
들어왔다. 발치엔 만이랑에 버금가는 고랭지 채소밭이 그림처럼 펼쳐지고, 옥동천을 따라 눈길을 멀리하면 태화산과 마대
산이 스카이라인을 그리고 있고, 더 멀리엔 소백산 준봉들이 아름거리며 하늘을 오르고 있었다. 금수강산의 의미를 되새기
게 하는 아름다운 풍경이었다.
망경대산을 올랐다. 해발 1088m에 이르는 두위지맥 준봉(峻峰)이다. 두위지맥은 백두대간 만항재에서 분기하여 정선 백운
산 두위봉을 거쳐 이곳에 이른 후, 응봉산과 계족산으로 이어진다. 산정은 후덕했다. 헬기장이 있고, 피크에 자연석 표지석
이 서 있었다. 오랜만에 준봉을 찾아 오른 감격이 가슴 뿌듯 느껴지게 하는 곳, 넓은 풀밭에는 흰꽃 마타리. 황금마타리. 오
이풀 등이 저마다 끝여름의 햇살을 받으며 실바람에 온몸을 흔들며 반겨주었다. 다시 3길 트랙으로 내려와 두위지맥을 넘
고, 수라삼거리를 찾았다. 이곳에서 3길은 석항삼거리까지 가파른 능선길인 기본노선과 산솔면 화원리로 돌아가는 임도 길
이 나누어졌다. 화원리 대체노선 임도를 따라 터벅터벅 걸었다. 걷기는 편했으나 구절 양장길은 1km여 덤길을 더 걷게 해
생각보다 지루했다.
촬영, 2023, 08, 19.
영월 김삿갓면 주문리, 모운동
▼ 3길 안내도
▼ 모운동 버스 정류장
▼ 모운동, 제3길 들머리
▼ 모운동에서 만경사 사거리까지, 3길과 겹치는 광부의 길 안내도
▼ 광부의 길 1구간 동발제작소 / '동발'은 갱도가 무너지지 않게 받치는 나무기둥을 일컬음
▼ 광부의 샘
▼ 황금폭포
▼ 광차와 광부 상
▼ 운탄 삼거리, 광부의 길 제2구간 들머리
▼광부의 길 제2길 - 1
▼ 광부의 길 제2길 - 2
▼ 광부의 길 제2길 에서 본 김삿갓계곡과 마대산(우)과 멀리 소백산
▼ 광부의 길 제2길 옥동납석광업소 안내표지판
▼ 옥동납석광업소
▼ 싸리재 삼거리
▼ 명상길 - 1
▼ 명상길 안내표지판과 필자
▼ 명상길 - 2
▼ 낙엽송 삼거리
▼ 명상길 - 3
▼ 망경산사 입구
▼ 영월 김삿갓면 예밀리 산 1번지, 망경산사(望景山寺)
▼ 망경산사 대웅전
▼ 망경산사 범종각
▼ 망경산사 인증
▼ 망경산사 대웅전 뒤 '만경사(萬頃寺) 길'의 낙엽송림
▼ 만경사길에 만난 까실쑥부쟁이
▼ 만경사 사거리
▼ 만경사 가는 길
▼ 만경사 아미타삼존불
▼ 33 관음상
▼ 만경사의 만경대 - 1
▼ 만경사의 만경대 - 2
▼ 만경대에서 본 예밀리 고랭지 마을
▼ 망경대산 오르는 길
▼ 참취꽃
▼ 두위지맥 망경대산 삼거리
▼ 두위지맥 망경대산(望景臺山. 1088m) - 1
▼ 두위지맥 망경대산(望景臺山. 1088m) - 2
▼ 두위지맥 망경대산(望景臺山. 1088m) dlswmd
▼ 수라 삼거리 가는 길
▼ 황금마타리
▼ 수라삼거리 / 삼거리 좌측길이 기존노선, 우측 길이 대체노선임
▼수라삼거리 운탄고도 3길 대체노선 안내판
▼ 산솔면 화원리 마법의 언덕 집 - 1
▼ 산솔면 화원리 마법의 언덕 집 - 2
▼ 3길 대체노선 임도
▼ 영월 산솔면 화원리
▼ 31번 국도 변 화원삼거리
▼ 화원리 콩밭
▼ 화원 1리 정류장
▼ 제3길 기존노선과 대체노선 갈림길 / 우측이 기존노선
▼ 영월 산솔면 석항리, 석항삼거리
▼ 석항리
▼ 석항역
▼ 석항리 동원연탄공장
▼ 대한석탄공사 석항사무소 앞 석항육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