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쿠바다이빙을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은 한동안 호기심, 흥분, 성취감 등에 사로잡히게 된다. 그러나 일정한 기간이 지나면 처음 느꼈던 흥분은 점차 줄어들고 새로운 형태의 응용 분야를 찾게 된다. 그래서 대부분의 다이버들이 다이빙 기술 자체에 숙달되면 수중사진이나 각종 스페셜티 다이빙에 몰입하는 것이다. 스페셜티 다이빙 중에서도 테크니컬 다이빙 분야는 다양하고 전문적인 지식이 수반되어야 하기 때문에 테크니컬 다이빙 분야를 두루 섭렵하려면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바꾸어 말하면 그만큼 몰입하여 즐길 수 있는 범위가 넓고 성취감도 큰 분야이다. 이런 시각으로 본다면 테크니컬 다이빙이야 말로 스쿠바다이빙에 숙달된 다이빙 마니아들에게 더욱 깊은 성취감과 호기심을 만족시킬 만한 가장 적합한 분야라고 할 수 있다.
Significanc
테크니컬 다이빙을 해 오면서 여러 사람들로부터 왜 테크니컬 다이 빙을 하는가? 라는 질문을 자주 받아왔다. 물론 사람들마다 다이빙 을 즐기는 이유는 다를 수 있지만 필자가 테크니컬 다이빙의 매력에 빠지고 지속하게 된 것은 여러 가지 요인이 있다.
신선함
사람은 반복적인 일에 식상하게 된다. 그것이 일이든 레저든 비슷 한 활동이 무한 반복될 경우 싫증을 내는 것이 일반적일 것이다. 사 람들이 레저를 즐기는 이유도 이런 반복적인 일상을 탈피하고자 하 는 욕구에서 출발한다. 그러나 스쿠버다이빙도 오랜 기간 동안 하 다 보면 때로는 약간 회의에 빠지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필자는 바로 그 시점에 테크니컬 다이빙이란 새로운 분야를 접하게 된 것이 다. 처음 테크니컬 다이빙을 접했을 때는 나이트록스와 반폐쇄식 재 호흡기 정도가 전부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배우면 배울수록 더 깊 고 넓은 세계를 발견하게 된 것이다. 마치 우물 안에서 큰 소리치던 개구리가 넓은 바다를 만난 것처럼 하고픈 것, 배우고 싶은 것들이 산적해 있음을 발견했다. 물론 테크니컬 다이빙을 하면서 많은 지식 과 경험을 쌓을 수 있었고 수반되는 성취감은 훨씬 컸다. 테크니컬다이빙을 배우고 즐기면서 처음 100m 수심에 도달했던 순간, 처음 재호흡기를 착용하고 물속에서 버블 소리 없이 물고기들과 마주보던 순간, 어두운 동굴 속에서 라이트를 비추는 순간 나타나는 아름다운 동굴 경치에 감동하던 순간, 아직도 사람들의 인기척이 느껴지는 깊 은 침몰선 안쪽에서 오래된 흔적을 발견했던 순간 등은 평생 잊지 못 할 소중한 순간들이다. 물론 스쿠버다이빙을 처음 배우던 순간도 잊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테크니컬 다이빙에서는 보다 큰 감동과 성취감이 수반된다. 이런 감 동과 성취감이야말로 다이버로 하여금 끊임없이 테크니컬 다이빙에 전념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된다.
다양함
필자는 스쿠버다이빙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교통수단과 같다고 생각한다. 수중에서 사용하는 스쿠버 장비는 우리를 멋진 공간으로 안내하는 이동수단이다. 따라서 우리는 스쿠버다이빙을 통하여 수 중의 경치를 구경하고, 수중사진을 촬영하고, 수중생물들과 교감한 다. 결국 스쿠버다이빙을 한다는 것은 바다의 모든 측면을 즐기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스포츠 다이빙에는 몇 가지 단서 조항이 있다. 무감압한계 내에서, 공기를 사용하여, 수심 40m를 초과하지않는 범위 내에서 즐겨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테 크니컬 다이빙 장비를 활용하면 이보다 훨씬 더 폭 넓은 활동을 할 수 있다. 스포츠 다이빙에도 다양한 스페셜티 과정들이 있 다. 그러나 테크니컬 다이빙은 혼합기체, 대심도, 재호흡기, 동굴, 침몰선 등 분야 마다 배워야 할 내 용들과 준비하고 훈련해야 할 사항들이 훨씬 많다. 따라서 스포츠 다이빙의 스페셜티를 배우고 그 다 음 상급 과정으로 테크니컬 다이빙을 선택해도 좋 을 것이다. 하나의 예로 재호흡기 과정은 초급에 서 고급 과정까지 3~4 단계로 나누어진다. 즉, 첫 단계는 30m 무감압, 두 번째 단계는 45m 감압, 세 번째는 60m 혼합기체, 네 번째는 100m 혼합기 체 등의 과정으로 배울 수 있다. 그러나 마지막 재 호흡기 100m 과정에 참가하기 위해서는 재호흡기 만으로 100시간의 다이빙 로그가 필요하기 때문에 이 과정들을 모두 배우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이렇듯 테크니컬 다이빙은 분야마다 전문성이 강하 여 이를 습득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 다. 따라서 다이버의 입장에서는 쉽게 싫증나지 않 고 오랫동안 즐길 수 있는 대상인 것이다. 또 한 분 야를 습득하고 나면 그와 연관성이 있는 다른 분야 에 집중할 수 있다. 예를 들면 대심도 감압 다이빙 을 배우면 스포츠 다이버는 도달할 수 없는 수심에 잘 보관되어 있는 침몰선이나 동굴 다이빙을 즐길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사업적인 기회
테크니컬 다이빙의 사업적인 부분은 다이빙을 직 업으로 하는 강사 또는 다이브 센터 등에게 해당되 는 사항이다. 처음 테크니컬 다이빙이 국내에 도입 될 당시에는 테크니컬 다이빙이 대중화되고 다이 빙 산업의 커다란 부분을 점유할 것이라고 예측하 는 사람들이 많지 않았다. 오히려 일부 소수의 매 니아 층만이 즐기거나 유행이 지나면 사라질 것이 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러나 시간이 지 남에 따라 테크니컬 다이빙을 즐기는 인구는 꾸준 히 늘어났고 관련된 교육, 장비 등의 분야도 꾸준 히 증가하고 있다. 다이빙 계의 일부 사람들은 오 늘날 스포츠 다이빙 교육 시스템이 너무 쉽고 상업 화 되어 진정한 마니아층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말 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테크니컬 다이빙을 즐기는 사람들은 다이빙에 집중하는 경향이 강하고 보다 적극적으로 활 동하는 경향이 강하다.
따라서 강사의 입장에서는 테크니컬 다이빙을 가르치면 충성도 있는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것은 사업 자의 입장에서는 수익이 증가하는 면이 있으며, 다이버의 입장에서는 한 분야에 전문성을 높여서 더욱 큰 보람과 성취감을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모두에게 만족스러운 일이다. 그렇다면 다이빙을 직업으로 하 는 강사의 경우, 보다 수익성이 높고 충성도 높은 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테크니컬 다이빙이야말로 자신을 발전시키고 사업성을 높이는 가장 좋은 아이템인 것이다. 물론 아직도 테크니컬 다이빙 인구는 스포츠 다이빙에 비하여 소수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스포츠 다이빙을 오래 즐겨온 다이버들에게는 반복적인 투어나 다이빙 대신에 테크니컬 다이빙에 대한 호기심과 욕 구가 잠재해 있다. 따라서 강사나 다이빙 센터에서는 테크니컬 다이빙 을 소개하는 것이 고객을 만족시키고 단골 고객을 오래 유지하는 가 장 좋은 방법 중에 하나가 될 것이다. 또한 테크니컬 다이빙은 시대에 따라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적용되기 도 한다. 예를 들면 좁은 동굴을 빠져나가기 위해 개발된 사이드마운 트의 경우 오늘날에는 많은 스포츠 다이버들도 쉽게 즐기는 스페셜티 가 되어 있다. 테크니컬 다이빙 기술이 스포츠 다이빙에 접목된 좋은사례이다. 사이드마운트라는 과정 하나 만으로도 많은 강사와 다이빙 센터는 물론 장비 제조사의 입장에서 좋은 수익을 내는 부분이다.
안전성
레크리에이션 다이빙에서도 많은 안전 수칙과 장비들이 개발되어 있 다. 그러나 레크리에이션 다이빙은 대중성이라는 속성 때문에 대부분 “~하지 말아라”라고 표현되는 단편적이고 주입적인 규칙이 대부분이 다. 그러나 테크니컬 다이빙에서는 수많은 다이빙 이론과 훈련을 통하 여 왜 그런 규칙이 필요한지 근본적인 이유를 알려주고, 다이버가 자 신의 능력을 스스로 측정하여 능력 범위 안에서 다이빙할 수 있도록 가르친다. 예를 들면 스포츠 다이빙에서는 40m 미만에서 무감압으로 다이빙하라고 가르치는 대신 40m 이상의 수심으로 다이빙하려면 어 떤 장비를 어떻게 사용해야 하며, 필요한 혼합기체와 사용 방식을 가 르친다. 또한 모든 테크니컬 다이빙에서는 백업을 필수 안전요소로 채 택한다. 다이빙을 계획하는 단계에서부터 장비와 일정에 차질이 발생 할 경우를 대비하여 여분의 장비, 기체, 계획을 수립하고 준비해야만 테크니컬 다이빙을 실시할 수 있다. 따라서 교육받은 대로 규정을 준 수하여 테크니컬 다이빙을 수행한다면 오히려 스포츠 다이빙보다 더 안전한 다이빙을 즐길 수 있다.
테크니컬 다이빙이 주는 기회
다이빙 교육과 장비는 마치 살아 움직이는 생물과 같이 변하고 발전 한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수많은 교육 과정이 새로 생겨나고, 사라졌 으며 무수히 많은 신 장비들이 개발되고 사라져 갔다. 이를테면 많은 사람들이 앞으로 재호흡기가 더 개선되어 대중화 될 것이라고 말한다. 필자 역시도 이 의견에 동의한다. 왜냐하면 지난 수십 년보다 최근 몇 년 사이에 발전된 첨단 기술들이 기계식 스쿠버 장비보다는 전자식 재 호흡기 장비 쪽에서 괄목할 만한 개선이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보다 작고 가벼운 장비로, 더 오래 더욱 넓은 범위를 탐사하고자 하는 인간의 희망은 지금 이순간에도 이루어지고 있다.
필자는 우리 나라에서의 테크니컬 다이빙은 앞으로도 수십 년 동안 꾸 준히 발전할 것으로 예상한다. 테크니컬 다이빙은 유럽이나 미국과 같 은 선진국에서도 인구가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이며 아직도 선진 각국 과 비교하여 국내의 테크니컬 다이빙 인구는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즉 아직도 우리 나라에서는 테크니컬 다이빙의 붐이 시작되지 않았다 는 것이다. 바꿔 말하면 지금부터 꾸준히 준비하는 다이버나 강사에 게는 테크니컬 다이빙이 붐을 이룰 때 큰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다이빙을 직업으로 생각하거나 다이빙 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는 다이빙 산업에서 블루오션으로 다가오는 테크니컬 다이빙의 기회를 활용하기 바란다.
글/그림 정의욱 (SDI/TDI/ERDI Korea 본부장)
출처
http://www.sdm.kr/bbs/board.php?bo_table=magazine_view&page=3&page=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