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자가 경계하는 것과 공자가 잘한 것이라는 뜻으로, 노자는 말 많은 것을 경계하고 공자는 말을 삼가했다는 말이다.
老 : 노자 노(老/0)
戒 : 경계할 계(戈/3)
孔 : 공자 공(子/1)
臧 : 착할 장(臣/8)
출전 : 속좌우명(續座右銘)
多言者老氏所戒,
欲訥者仲尼所臧.
말이 많은 것은 노자가 경계하던 바이고, 어눌해지려 한 것은 공자가 잘하던 바였다.
북송 이지(李至)의 속좌우명(續座右銘)에 나오는 구절이다. 이지는 북송 초 태종 때 과거에 급제해 관료의 길에 나서는데, 학문과 인품을 인정받아 태자의 스승 역할도 했고 태자가 즉위한 뒤에는 공부상서(工部尙書)로 중용되기도 했다.
후한 최원의 ‘좌우명’이 나온 뒤에 많은 문인과 지사가 그를 본받아 속편을 남겼는데, 이 글도 그중 하나다.
다른 대부분의 좌우명과 마찬가지로 유가와 도가를 불문하고 마음 수양에 도움되는 문구를 두루 취하고 있는데, 이황의 고경중마방(古鏡重磨方)에도 실려 조선의 유생들 사이에서도 널리 읽혔다.
도덕경 5장에는 “말이 많으면 자주 궁하게 되니 마음속을 지키는 것만 못하다”는 구절이 있고, 논어 이인(里人) 편에는 “군자는 말은 어눌하게 하려 하고, 실행은 민첩하게 하려 한다”는 공자의 말이 있다. 訥(눌) 자는 말이 안에 머물러 있는 것을 가리킨다.
말이 시원스레 나오지 않기 때문에 말을 더듬는다는 뜻도 있지만, 긍정적인 의미로는 말을 함부로 하지 않는 것을 가리키기도 한다.
노자가 말을 삼간 것은 내실을 지키기 위함이고 공자가 말을 삼간 것은 실행에 더욱 힘을 쏟기 위함이지만, 말을 함부로 하지 않는다는 점은 동일하다.
근래 정치인들의 막말이 연일 언론을 장식하고 있는데, 얼마 전에는 비속어를 사용해 물의를 일으켰다. 선명성을 강조하기 위해 자극적인 언어를 쓰면서 생긴 일이라 생각한다.
언제부터인가 우리나라 정계에서는 실제적인 정책으로 겨루기보다는 말로써 대중의 환심을 사는 것이 더욱 중요한 일이 됐다. 말만 번지르르하기 보다는 내실이 있는 정치인, 실행이 앞서는 정치인이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