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유타전.
3쿼터까지 시소 게임으로 잘 끌어 오다가 한방에 와르르 무너지는, 전형적인 피스톤스식 원정 경기 필패 원칙을 충실히 따랐습니다.
새크라멘토전.
2쿼터 한때 16점차까지 뒤지면서 조기에 패배 확정되는가 했는데, 야금야금 따라잡아 전반을 한점차로 마무리했고
이 모멘텀을 그대로 이어가 후반전 내내 압도하며 10점차 내외의 손쉬운 경기를 펼친 끝에 경기를 마무리했습니다.
두 경기의 차이점은 뭘까요.
한번 움켜쥔 모멘텀을 내주지 않을때와 그렇지 못할때,
혹은 한번 내준 모멘텀을 침착하게 다시 찾아올 때와 그렇지 못할때. 인 것 같습니다.
물론 재즈가 킹스보다 조금 더 좋은 팀입니다.
재즈는 베테랑 선수들 위주로 주전 로테이션을 꾸렸고 알 제퍼슨이나 마일즈, 밀샙같은 선수들이 알토란같은 활약을 해주었습니다.
한마디로 피스톤스같은 젊은 팀을 요리할 수 있는 경험과 요령이 있는 거죠.
하지만 재즈의 현 로테이션이 '한방' 같은 파괴력은 거의 없다고 봤을 때, 충분히 한번 내준 흐름을 다시 찾아올 수 있는 기회는 있었습니다.
피스톤스는 그걸 가져오지 못했고요,
10번이 넘는 리드 체인지와 5번이 넘는 동점 상황을 반복한 끝에 한번 내준 두 포제션 이상 점수차를 극복하지 못하고 주욱 밀려 버렸습니다.
원래 재즈 원정에 정말 약한 피스톤스입니다. 9연패인가요, 10연패인가요. 하도 오래 되어서 가물가물하네요 -_-
우리가 되게 잘하던 시절에도 유타에 가면 항상 지고 돌아왔습니다.
이번에는 잡을까.. 하고 살짝 기대했었는데 역시나더군요.
킹스전은 저도 약간 놀랄 정도로 아주 침착하고 단단한 모습을 보여 주었습니다.
16점차로 벌어졌을때 여기서 끝인가보다 하고 생각했지만,
수비에서 킹스의 외곽포를 단단히 걸어 잠그고 커즌스를 파울 트러블로 내보내면서 모멘텀을 가져 오더니,
공격에서는 먼로 - 스터키 - 프린스 의 삼각 편대가 골밑 - 3점 - 미드레인지 게임을 장악하면서 갑자기 확 달아나 버렸습니다.
양팀 모두 야투 감각이 상당히 좋은 경기였고, 당연히 다득점/트랜지션 게임이 되는 경기였습니다.
이런 양상으로 경기가 흐를 때에는 늘 턴오버 싸움보다는 상대팀 야투를 더 많이 떨어뜨려 슈팅 감각을 무디게 만드는 쪽이 더 효율적인 수비 플랜이 됩니다.
피스톤스는 이걸 굉장히 잘했고,
초반에 잘 들어가던 아이지아 토마스나 타이릭 에반스의 슛이 후반 들어서 계속 빗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컨테스트를 확실하게 해준거죠.
골밑에서는 먼로가 커즌스를 상대로 복수를 확실하게 했습니다.
킹스와의 시즌 1차전에서 완전히 당한 뒤로 이를 갈고 있었나 봅니다.
스터키의 최근 활약은 정말 놀라울 정도인데요, 이러다가 이주의 선수 뭐 이런거에 뽑히는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오늘도 타이릭 에반스와 "포인트가드를 가장한 슈팅가드 대결" 을 펼쳤는데,
3쿼터에 원맨쇼를 펼치며 사실상 게임을 종료시켜 버렸습니다.
3점슛은 죄다 들어갔고 컨택 상태에서 던지는 미드레인지 점퍼도 죄다 골인. 바스켓 카운트를 네개는 얻어낸 것 같네요.
드디어 자신이 잘하는 것이 무엇인지 찾아낸 것 같아요.
패스를 포기하고, 게임 리딩을 포기하고 득점에만 집중한 결과는 아주 성공적입니다.
그 뒤에는 브랜든 나잇이 있죠.
오늘 열개 이상의 어시스트를 하며 '선 패스 마인드' 가 자신에게도 있음을 증명했습니다.
사실 먼로 - 스터키 - 프린스가 포제션의 거의 대부분 슛시도를 가지고 가는 현재 모션 오펜스 시스템에서 나잇이 할 수 있는 것은
가끔씩 던지는 중거리 슛과
드리블 드라이브 모션 오펜스에서 수비를 찢어 버리는 역할,
그리고 트렌지션 상황에서 빠르게 공격을 전개하는 역할 정도인데요.
100% 만족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요즘.
최근 피스톤스를 보며 드는 생각은..
재능은 좀 떨어지지만 스마트한 선수들이 모여 있을 때 나올 수 있는 농구의 형태가 이런 거겠구나.. 하는 겁니다.
먼로, 프린스, 나잇, 그리고 요즘의 스터키.. 모두 BQ 가 상당히 높은 선수들입니다.
BQ 가 높다는 건 순간적인 위치 파악 능력이 좋고 전체적인 게임 흐름을 읽는 능력이 탁월하며 이타적일 때와 이기적이어야 할 때를 구분한다는 뜻이겠죠.
프랭크 감독은 피스톤스 주전들의 평균적인 능력에 잘 어울리는 오펜스 스킴을 개발한 것 같습니다.
문제는 세컨 유닛인데요.
들쭉날쭉합니다.
고든은 완전히 컨디션이 죽어 버렸고, 자신감마저 상실했습니다. 11m 짜리 움직이는 돌덩어리같은 느낌이네요.
예렙코도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내에서 최대한 선전하고 있습니다만, 트위너의 한계를 아직 벗어나진 못하고 있습니다.
빅벤에게 아주 조금의 공격력이라도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과,
윌킨스에게 아주 약간의 외곽슛 능력이라도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결국 이놈의 오스틴 데이 자식!! 이라는 생각밖에는 안드는데요.
듀마스는 데이를 처분하고 싶어할 겁니다.
하지만 받고 싶은 팀은 적겠죠.
결국 데이 자신이 극복해야 하는 시점입니다.
본인이 부활해서 로테이션에 복귀하던가,
좋은 값에 팔려 가서 다른 팀에서 화려하게 부활하던가.
다 본인이 잘 해서 일단 경기에 뛰어야 가능한 것들이겠죠.
빌라누에바도 아마 시즌이 끝날 때까지 로테이션에 정상적으로 복귀하기는 힘들 것 같네요.
결국 시즌 말미까지 부상이 없다는 전제하에
나잇
스터키 - 고든
프린스 - 윌킨스
맥실 - 예렙코
먼로 - 빅벤
의 9인 로테이션으로 간다고 가정하고, 백업 포인트가드로 러셀 워커가 나온다고 생각한다면,
로테이션에서 밀려났지만 다른 팀에서 충분히 로테이션에 들 수 있는 선수로
데이
바이넘
빌라누에바
이 세명이 남습니다.
피스톤스는 백업 슈팅 가드 포지션이 가장 달리는 부분이고요.
듀마스가 이제 채 12시간도 남지 않은 트레이드 기한동안 딜을 이끌어낼 수 있을까요?
첫댓글 게시판들을 훑어보니 디트는 루머조차 없군요.. 하긴 가진 카드가 적다보니 그렇긴 하지만 예상보다 좋은 페이스를 보여주고 있으니 뭔가 움직임이 나와 줬으면 좋겠는데요...
사실 디트로이트가 쥐고 있는 카드 자체가 별로 없습니다 ^^; 듀마스가 인터뷰에서 자신에게 전화를 거는 모든 팀들은 일단 먼로와 나잇의 이름부터 깔고 간다고 농담처럼 이야기했죠. 이 두명 말고는 트레이드 가치가 높은 선수가 없는 것이 사실인 것 같아요.
플옵 가면 좋겠지만, 절실하지는 않은 것 같아서 트레이드에 목을 맬 것 같지는 않네요. 그래도, 고든과 빌라누에바 중 하나라도 처리할 수 있는 딜이 있다면, 했으면 좋겠네요.
지금 상태에서 고든 혹은 빌라누에바의 계약을 넘기려면 우리쪽에서 드래프트픽이 필수적으로 따라 가야 할텐데 드래프트픽을 상당히 아끼는 듀마스의 성향상 딜이 이루어질 가능성은 적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그쵸. 픽 내지는 코어 선수가 포함되어야 딜이 될 텐데, 그렇게까지 해서 괜찮은 딜이 나오긴 현실적으로 힘들죠.
상대팀에게 매력적인 카드라고 해봐야 먼로와 나이트밖에 없는데 팀 리빌딩의 주축을 담당할 이 두선수를 팔 수는 없는거죠. 스터키가 최근 잘해주고는 있다고 하지만 기복이 심한 선수인데다가 상당한 고연봉이기 때문에 역시 구미를 당기는 카드도 아닙니다. 솔직히 그냥 조낸 이걸로 뛰는 수밖에 없죠 ㅋ
지금까지 보여준 모습만 봤을때 스터키는 오히려 싸게 잡은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드네요 ㅎ 최근 열경기중 20점 이하의 득점을 기록한 경기가 딱 두경기뿐입니다.
이번 데드라인까지 듀마스가 할 수 있는 딜은 없어보입니다. 데이로는 얻을 수 있는게 거의 없다고 보구요. 그나마 고든이 꾸준한 모습을 보여줬다면 찰리V보단 나은 카드가 되었겠지만 지금 모습으론 안고 가는 수 밖에 없죠. 도대체 무슨 정신으로 이 둘을 영입했는지 시간이 갈수록 더 답답합니다. 케이먼만 얻을 수 있다면 플옵도 노려볼 수 있을 것 같은데..카드가 아쉽네요.
케이먼이라는 만기 계약을 얻어 가며 플레이오프 막차 티켓을 노리느니 그냥 지금 코어 멤버로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시험해 보는 편이 조금은 더 건설적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그리고 이번 드래프트에서 마지막 조각 한두개를 채우는거죠.
뻘짓을 하지 않는 한 트레이드는 없다고 보는 게 맞구요, 말씀들 하신대로 그냥 이 멤버로 주욱 가야죠. 할 수 있는 한 많은 경기를 이겨서 지는 데 익숙한 팀이 아닌 승리를 갈망하는 팀이 되길 바랍니다. 그리고 드랩에서 준수한 5번을 뽑길 기대하는 수 없지요.
아마 디트로이트는 이번 서부 원정 5연전과 동부 원정 4연전에서 팀의 가능성을 타진해 본 뒤 플레이오프가 힘들다고 판단될 경우 젊은 선수들에게 더 많은 시간을 부여하며 드래프트를 준비할 겁니다. 무릎이 좋지 않은 프린스와 어깨가 좋지 않은 고든을 아예 빼버릴 수도 있겠죠. 그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현재 조직력 강화와 미래를 위한 드래프트픽 올리기를 모두 달성할 수도 있을 것 같군요.
항상 종혁님의 리뷰글 잘보고있습니다 .
근데 이글과는 상관이없지만 먼로가 4번으로 내려가면 수비가 되나요??
먼로는 5번 포지션에서 가장 빠른 선수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맥기나 조던처럼 막무가내로 달리는 선수는 아니지만, 순간적인 퀵니스나 위치 선정에서 상당히 민첩하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4번으로 옮긴다면 사이즈에서의 이점과 빠른 손놀림으로 인한 스틸 능력등으로 인해 수비에서의 경쟁력은 충분히 가질 수 있다고 봅니다.
그랬군요. 저 스스로도 먼로가 4번으로 내려가고 먼로가 상대적으로 운동능력이나 블락능력이 떨어지는거같아서 그걸 보안해줄 5번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과연 먼로가 스트레치형4번들을 막을수잇을까 싶었거든요
약간 트위너 성향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조쉬 스미스와 매치업된다면 고생 꽤나 하겠죠. 하지만 조쉬 스미스도 먼로를 막을 수 없을 겁니다. 높이가 있고 빠른 타입의 빅맨과 콤비네이션을 이루면 금상첨화일텐데.. 앤써니 데이비스가 피스톤스에게는 정말 베스트핏이죠. 뽑을 확률은 얼마 안됩니다만..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