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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소개
우리에게는 정신 질환 치료 시스템이 없다
정신 질환에 낙인 찍는 사회만이 있을 뿐이다
정신 질환자라고 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는가? 왜 정신 질환자가 가진 이미지는 일반 시민의 그것과 다를까? 충격적인 사건 소식을 접하면 사람들은 가해자의 정신 건강 상태부터 의심한다. 대부분은 정신 질환자를 폭력적이고 비이성적인 존재라고 여기며 그들을 잠재적 범죄자 혹은 주의 대상으로만 본다. 우리가 정신 질환자를 공동체 일원이 아닌, 공동체 외부에서 우리의 공동체를 파괴할 존재로만 여기고, 그들에게 낙인을 찍고 사회 바깥으로 밀어낸다. 우리는 정신 질환을 용납하지 않는 사회를 살고 있다는 증거다. 나를 비롯해 가족, 친구, 그 누구라도 정신 질환자가 될 수 있음을 인지하지 못한다.
오늘날 정신 보건의 현주소를 분석한 이 책은 ‘회복’을 ‘의미 있고 소중한 것들을 누릴 수 있는 삶으로의 복귀’로 새롭게 정의한다. 이 책이 제시하는 질문은 분명 우리 사회에도 유효하다. 정신 질환 치료는 왜 과학과 의학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좋은 결과를 거두지 못할까? 왜 우리는 질병일 뿐인 정신 질환을 정체성과 동일시할까? 정답은 바로 우리의 편견과 차별에 있다. 현재의 치료법으로도 정신 질환을 충분히 치료할 수 있다. 그러나 환자를 질환과 동일시하고 그들을 사회 구성원으로 존중하지 않는 이상, 우리는 영원히 정신 질환을 치료할 수 없다. 이 책은 정신 질환에 존재하는 차별을 조명하며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정신 질환은 사형 선고가 아니며 사람은 회복할 수 있다. 회복은 증상 감소를 넘어서 완전하고 의미 있는 삶으로의 복귀다.”
👨🏫 저자 소개
토머스 인셀
토머스 인셀 의학박사는 정신과 의사이자 신경 과학자로, 2002년부터 2015년까지 미국 국립정신건강연구소 소장으로 재직했다.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캘리포니아주 사우스샌프란시스코의 베리(구 구글 생명과학)에서 정신건강팀을 이끌었고 2017년 중증 정신 질환자들을 위한 스타트업 마인드스트롱 헬스를 공동 설립했다. 2019년 게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의 특별 고문으로 행동 건강 문제 해결을 도왔다.
2020년에는 회복을 위한 치료 온라인 커뮤니티인 휴머네스트 케어를 공동 설립했다. 현재 스타인버그 연구소의 이사회 의장이며 하우스, NIH 재단, 셰퍼 건강 정책 센터의 이사회, 여러 정신 건강 스타트업의 고문으로 일한다. 최근 기자들과 함께 정신 건강 문제에 초점을 맞춘 비영리 디지털 출판물인 마인드사이트 뉴스를 창간했다. 인셀 박사는 미국 국립의학원 회원으로, 미국과 유럽에서 명예 학위를 비롯해 수많은 국내외 상을 받았다.
📜 목차
추천사
용어에 대해
머리말
1부 치료의 위기
1장 우리의 문제
2장 우리 정서에 이질적인 존재
3장 치료는 효과가 있다
2부 변화를 위해 장벽 넘어서기
4장 위기관리 바꾸기
5장 질적 차이 건너기
6장 정밀 의학
7장 낙인을 넘어서
8장 회복: 사람, 장소, 목적
3부 앞으로 나아갈 길
9장 간단한 해결책
10장 혁신
11장 예방
12장 치유
감사의 말
부록
주
찾아보기
📖 책 속으로
치유의 이야기, 지금의 치료법이 효과를 발휘한 이야기였다.
정신 질환은 사형 선고가 아니며 사람은 회복할 수 있다.
목표는 질환에서 회복해 치유하는 것. …… 회복은 증상 감소를 넘어서
완전하고 의미 있는 삶으로의 복귀다.
--- 「머리말」 중에서
“사람People, 장소Place, 그리고 목적Purpose.”
그의 지적은 완전하고 의미 있는 삶으로 복귀하기 위한 지침이었다.
환자가 회복하려면 단순히 진료소와 병원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사람과 장소와 목적을 추구해야 하고, 앞으로 살펴보겠지만 의료 이상의 정책이 필요하다.
--- 「머리말」 중에서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의학이 지난 100년 동안 이룬 진보 덕분에
미국인의 기대 수명은 55살에서 거의 80살까지 늘어났으나
정신 질환자는 이 혜택을 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르게 말하면 기대 수명 관점에서 정신 질환자 미국인은
1920년대 초반을 살고 있다.
--- 「1장 우리의 문제」 중에서
우리 사회는 잘해야 위기에 대응하는 질병 중심 시스템을 갖추고 있을 뿐,
회복을 지향하는 건강 중심 시스템은 갖추고 있지 않다.
--- 「2장 우리 정서에 이질적인 존재」 중에서
누구나 정신 질환을 겪을 수 있다.
무거운 부담을 지게 된 개인과 가족을 장기적 지원과 참된 사회적 안전망으로 돕지 않는다면,
우리는 이 엄청난 난국에 처한 사람들을 구하지 못할 것이다.
--- 「2장 우리 정서에 이질적인 존재」 중에서
결과가 나쁜 것은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거나 제공할 것이 없어서가 아니다.
우리가 아는 것을 제공하지 못했고, 효과적인 치료를 사용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어떻게 보면 희망적이다. 우리는 치료의 위기를 해결할 수 있지만
그러려면 먼저 장애물을 알아야 한다.
--- 「3장 치료는 효과가 있다」 중에서
탈시설화 이후 수십 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이 모든 상황을 정상으로 받아들이게 됐다.
그렇지만 다른 병이라도 그럴까? 이것이 디즈 의원이 던진 질문이었다.
당뇨병이나 심장병이 있는 미국인 수백만 명이 25세가 되기 전에 장애 상태가 된다면,
‘병실 없음’이 가능할까? 치료를 제공할 여력이 없다는 이유로
환자들이 노숙이나 수감 상태에 처하도록 둘 것인가?
--- 「4장 위기관리 바꾸기」 중에서
부족한 치료 자원이 접근성을 떨어뜨리는 것만큼이나,
질 낮은 치료 또한 회복하리라는 희망을 저 멀리 닿지 않는 곳으로 밀어낸다. ……
안 그래도 고통에 시달리는 정신 질환자는 부적합한 훈련을 받은 종사자,
파편화되고 지연되는 의료 서비스, 질 낮은 치료, 책무성 문제를 피하려고 효과를 측정하지 않는 상황과 마주해야 하니 더 괴로울 수밖에 없다.
--- 「5장 질적 차이 건너기」 중에서
불안과 우울증과 정신증을 다루는 약물 요법은 가슴 통증에
진통제를 처방하는 치료와 비슷할지도 모른다.
단기적으로는 도움이 되겠지만 핵심 문제를 다루는 일은 아니다.
--- 「6장 정밀 의학」 중에서
나는 낙인이라는 희생자의 언어 대신 차별이라는 행동의 언어가 쓰이기를 바란다.
치료를 향한 부정적 태도가 정신 질환자를 향한 공포와 무지만큼이나
치명적이라는 점을 다들 인식해야 한다.
문제와 해결책을 생각할 때, 의료 제공자와 가족 일원과 정신 질환자를 포함해서
우리 모두 편견을 품고 있다는 점도 잊지 않는다.
아마도 차별의 반대는 수용이나 공정이 아니라 겸손함일 것이다.
--- 「7장 낙인을 넘어서」 중에서
나는 ‘차별’이란 표현을 선호하는데
이 단어는 사회적 정의가 필요한 상황임을 알리는 효과가 있다.
‘낙인’ 그 자체로는 치료에서 구조적으로 배제되는 문제를 극복하는
사회적 운동을 시작할 수 없다.
범죄화와 노숙 문제에서 살펴봤듯 보건 관점에서 중증 정신 질환자들은
단순히 치료 결과가 나쁜 집단이 아니다.
그들은 나머지 사회 일원으로부터 통제당하는 대상이다.
이 현상은 공포와 무지에 힘입은 차별이라고 해야 한다.
--- 「7장 낙인을 넘어서」 중에서
회복은 증상 완화만이 아니라 타인과 다시 이어지고 안식처를 찾는 일이며,
환자가 정신 질환으로 정의되지도 않고 제한받지도 않는 상태를 말한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증상 완화가 우리 의료 시스템의 유일한 목적이다.
--- 「8장 회복: 사람, 장소, 목적」 중에서
성공을 위해서는 약물 치료법과 간호 방식, 관찰의 지속적 개선이 필요했다.
우리는 획기적 발견이 아니라 가용 치료법을 결합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단기적 관해 말고 장기적 회복을 목표로 삼아야 하고
치료 최적화에 도움이 되도록 모든 새로운 사례를 모으는 학습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 「9장 간단한 해결책」 중에서
이런 위험은 현실이다. 그렇지만 잠재적 이득 또한 현실이다.
정신 질환자도 당뇨나 심장병에 쓰는 생체 지표 같은 지표를 마땅히 가져야 한다.
디지털 표현형 분석이 회복 혹은 재발을 측정하는 객관적이고 연속적인 방법을 제공한다면,
환자와 가족과 임상의들은 정신 질환 관리에서 엄청난 도구를 얻게 된다.
--- 「10장 혁신」 중에서
정신 건강에 필요한 효과적 프로그램과 중요한 조건을 알려주는 증거는 많으나
실천이 부족했다. 우리는 무엇이 효과적인지 알고 있다.
위기를 막기 위해 먼저 대처하는 방법을 알고 있다.
그렇지만 절박한 상황 앞에 우리가 보이는 반응이 예방을 막고 있다.
--- 「11장 예방」 중에서
해결책은 우리 대부분이 아는 것보다 훨씬 간단하다.
해결책을 법으로 규정할 의지가 필요하다.
우리 사회는 개인과 가족을 너무 오랫동안 방치했다.
그들은 치료의 위기를 홀로 견뎠다.
--- 「12장 치유」 중에서
🖋 출판사 서평
정신 질환의 위기는 의학적 문제가 아닌
사회 정의의 문제
사람들은 정신 질환을 알지 못한다. 그들은 우리의 시선 밖에 존재하는, 무지의 대상이다. 알 수 없는 것에 대한 공포는 곧 차별로 이어진다. 정신 질환자는 회복할 수 있으며 그들의 회복은 우리에게 달려 있다는 것이다. 왜 정신 질환자의 회복이 그들과 아무런 관계도 없는 우리에게 달려 있다고 말할까? 누구나 살면서 한 번쯤은 병에 걸리듯, 정신 질환 역시 그러한 질병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아직’ 정신 질환과 마주하지 않았을 뿐이다.
새로운 약물과 치료법은 더 많은, 더 나은 치료 결과로 이어진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이미 있는 치료법과 약물만으로도 우리는 더 나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정신 질환자 개개인에게 맞는 치료법을 적절히 조합해 적용하는 것. 그들의 회복을 지지하고 우리 사회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것. 그것이 현재 우리가 쓸 수 있는 가장 좋은 치료법이다.
이 책은 정신 질환의 회복에서 ‘회복’을 새롭게 정의한다. 단순히 증상의 완화를 넘어서 정신 질환자가 의미 있고 소중한 것들을 누릴 수 있는 삶으로의 복귀를 ‘회복’이라고 말한다. 우리가 누리는 모든 사회적 연결망과 지지를 그들도 누릴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정신 질환의 치료와 회복에 관한 문제는 사회 정의의 문제가 된다.
위기에만 대응하는 시스템으로는
그 누구도 구하지 못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우리에게는 정신 건강 관리 시스템이 없다”고 말한다. 그때그때 닥친 위기에 대응하는 “질병 중심 시스템”만이 있다는 것이다. 증상 완화만을 목표로 삼는 시스템에서 환자들은 아무도 회복하지 못한다. 병상은 없고, 약물만이 유일한 치료법이 되어 버린 세상이다. 회복하지 못한 정신 질환자들의 끝은 폭력과 처벌이다. 그들은 가해자인 동시에 피해자가 된다. 정신 질환자들은 “심근경색이 올 때마다 아스피린을 처방받는” 듯한 치료법 안에서 회복하지 못하고 끝없는 굴레 속에 갇힌다.
정신 질환에 찍히는 낙인과 차별은 우리 모두에게 찍히는 낙인이다. 우리는 정신 질환자들과 스스로를 분리하려 든다. 사실 우리 모두 한 번씩은 질병을 앓는다. 특정 질병에 낙인 찍는 사회는 언제든 내가 앓을 질병에도 낙인을 찍을 수 있다. 이 책은 그 점을 지적한다. 한때는 암에 그러한 낙인과 차별이 있었고 한때는 에이즈에 낙인과 차별이 존재했다. 정신 질환에 존재하는 낙인과 차별은 아직 지워지지 않았을 뿐이다. 사회가 바뀌면 정신 질환자도 충분히 풍요로운 삶을 누릴 수 있다. 정신 질환자의 ‘회복’을 위한 여정으로 “질병 중심 시스템”은 부족하다. 우리에게는 질병 중심 시스템도 필요하지만 그 너머를 책임질 수 있는, 회복을 지향하는 또 다른 시스템도 필요하다.
정신 건강은 달성할 수 있는 목표다
현재 정신 건강을 향한 여정은 기술을 활용하여 한발 더 나아가고 있다. 과학 발전이 의학계뿐만 아니라 기술 발전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우리는 발전한 기술을 사용하여 환자들의 증상을 정량적으로 수치화하고 데이터를 만들어, 과학적인 방법으로 환자를 치료할 수 있게 됐다. 이 말은 다른 의료 분야와의 협업을 통해 환자의 건강을 통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됐다는 뜻이다. 다른 질병을 앓는 사람이 치료받을 때 과학 기술 발전의 혜택을 보는 만큼, 정신 질환자들도 그러한 혜택을 누릴 수 있어야 한다.
이 책은 정신 건강 문제를 우리가 충분히 해결해낼 수 있다고, 해결할 의지를 끌어오기만 하면 된다고 말한다. 이것은 미국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정신 질환에 낙인을 찍고 차별을 부여하는 곳이라면 어디든 이 이야기의 무대가 된다. 한국 사회에서 정신 질환은 아직 터부이고 정신 질환자들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그들을 산산이 부수는 악마와 투쟁한다.
이 책은 우리가 사회적으로 정신 질환과 질환자들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않았음을 사회적, 과학적, 역사적 맥락을 통해 정확히 짚어낸다. 그리고 바로 그 점이 사회를 더 분열시키고 있음을 함께 드러낸다. 정신 질환자도 우리와 똑같은 사람이고 그들이 사회에 포용될 때 그들과 함께 우리 사회도 회복될 수 있다.
“이 책만큼 미국의 정책과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책이 출판되는 경우는 드물다.
이 중요한 책을 읽는 독자들은 미국의 정신 건강 문제에 대해
더 많이, 더 완벽하게 이해할 수 있다.
정신 건강 관리의 근본적인 변화를 이끌 수 있을 것이다.”
― 《라이브러리 저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