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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프란치스코 교황과 단독 면담
이탈리아 현지 시각으로 10월 29일 오전 문재인 대통령이 프란치스코 교황과 만났다. (사진 출처 = 청와대)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유럽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첫 일정으로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났다.
청와대는 이탈리아 현지 시각으로 10월 29일 오전, 문 대통령이 교황청을 찾아 교황과 약 1시간 동안 단독으로 면담했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교황에게 북한 방문에 대한 의사를 물었고, 교황은 “북한과의 대화 노력이 계속되길 바란다”며 “초청장을 보내주면 여러분들을 도와주기 위해, 평화를 위해 나는 기꺼이 가겠다”고 답했다.
2018년 10월 문재인 대통령이 교황청을 방문한 당시, 프란치스코 교황은 교황 방북 초청에 대해 제안하자 "공식 초청장이 오면 갈 수 있다"고 답한 바 있다. 그보다 앞선 2018년 9월 평양 남북 정상회담에서는 문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교황 방북 초청을 제안하고, 김 위원장이 "교황이 오시면 열렬히 환영하겠다"고 답했다.
또 프란치스코 교황은 “유흥식 라자로 대주교님이라는 큰 선물을 한국에서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고, 이어 “신임 서울대교구장에 임명된 정순택 베드로 대주교님께서 맡은 직무를 잘 수행하실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날 유흥식 대주교는 코로나19 확진으로 격리 중으로 함께하지 못했다.
이 밖에도 문 대통령과 프란치스코 교황은 코로나19, 기후변화 등 인류가 당면한 국제 사회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청와대에 따르면 교황과 만남에 이어 문 대통령은 교황청 국무원 총리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과 만났으며, 추기경은 “교황청은 북한 주민의 어려움에 대해 언제든 인도적 지원을 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이날 문 대통령은 교황에게 비무장지대 철조망을 녹여 만든 십자가를 선물했다. 이에 교황은 문 대통령에게 교황청 공방에서 제작한 수 세기 전 성 베드로 광장의 모습을 담은 기념패와 코로나로 텅 빈 성 베드로 광장에서 기도한 사진, 기도문이 담긴 책자로 답례했다.
로마 산티냐시오 성당에 있는 DMZ의 녹슨 철조망으로 만든 136개 십자가를 활용해 한반도를 형상화한 설치 작품. 같은 날 문재인 대통령은 로마에 있는 '철조망, 평화가 되다' 전시회 개관 행사에 참석했다. (사진 출처 = 청와대)
한편, 같은 날 오후 문 대통령은 로마 산티냐시오 성당에서 열리는 ‘철조망, 평화가 되다’ 전시회에 참석했다. 이 행사는 대한민국 통일부가 주최하는 행사로, 비무장지대 녹슨 철조망으로 만든 136개 십자가를 활용해 한반도를 형상화한 설치 작품이 전시돼 있다.
문 대통령은 “성경에는 전쟁을 평화로 바꾼다는 상징으로 창을 녹여서 보습을 만든다는 구절이 있다”며 “이 십자가는 그 의미에 더해서 수많은 남북한 이산가족들의 염원과 이제는 전쟁을 영원히 끝내고 남북 간에 서로 평화롭게 지내고 싶다는 우리 대한민국 국민의 간절한 염원과 기도가 담겨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과 피터 턱슨 추기경(교황청 온전한 인간 발전 촉진을 위한 부서 장관) 등이 한국과 이탈리아의 복사 어린이들로부터 촛불을 받아 한반도 설치 작품에 점등했다.
빈첸조 다다모 신부(산티냐시오 성당 주임)는 “성모 마리아를 위한 경당이었으나 이 행사 이후 ‘한반도 평화와 화해의 경당’으로 부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로마를 떠나며, "3년 만에 다시 뵙게 된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한결같이 한반도 평화를 축원하시고 북한방문 의사를 밝혀주셨다. 바이든 대통령, 마크롱 대통령, 메르켈 총리, 모리슨 총리, EU 폰 데어 라이엔 집행위원장도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향한 한결같은 지지를 보여주었다"며, "우리는 결코 혼자가 아니며, 한반도 평화의 시계가 다시 힘차게 돌아갈 것이라 믿는다"고 메시지를 남겼다.
문재인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를 마치고, 11월 1-2일간 COP26(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 참석을 위해 영국 글래스고에 머문다.
문재인 대통령과 수행원들이 프란치스코 교황과 찍은 기념사진. 문 대통령이 프란치스코 교황을 위해 선물한 DMZ 철조망 십자가가 앞에 있다. (사진 출처 = 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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