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혼 31살, 작년12월에 갑상선암 3기판정
갑상선암 0.8cm, 22개 전이 중 7개 오른쪽 임파선 전이,나머지는 목 곧곧에 전이(턱 밑,쇄골 근처 등 ) ,뇌로가는 경동맥에도 전이.
평소 가장 많이 듣던 말은 "너는 영원히 안 죽고 살거야" "어쩜 건강을 이렇게 부지런히 챙기니"
취미는 건강 서적 보기. 유별나게도 20대 초반 부터 해외직구로 구입한 영양제를 꾸준히 참 열심히도 먹고, 외국 여행에서 첫번째 하는 일은 유기농 슈퍼푸드 가득 사기. 일주일에 세번은 헬스 피티를. 그밖에 틈틈히 늘 여러가지 운동 습득
커피를 못 마시니 늘 허브차,술을 못해 친구들은 항상 아쉬워하며 등등
참 아이러니 하게도 이런 저에게 암이.. 제 지인들은 모두 쇼크를.. 하하
작년 11월 말 베이징(베이징거주10년)
갑자기 삼일내내 고열에 뒷통수에 종기가 나더니 진물에 머리가 다 젖고, 배개를 적신지 일주일. 소염제에 해열제로는 좋아지지 않아 급히 입국 하여 세브란스 응급실 직행. 당시 병명은 대상포진. 하하 오진 이였죠. 아무래도 이상하여 동네 병원에서 전신초음파를 하고 목에 결절이 아주 기분 나쁘다는 의사는 신촌세브란스로 소견서를 써주셨어요.
두경부암 센터 이비인후과 김세헌 교수님 특진을 받고 초음파,세침검사를 마치고 일주일 뒤 다시 병원방문. 교수님은 저를 앉혀두고 한 십분 간 말이 없으시고 컴퓨터 키보드만 열심히. 그러더니 건내신 한마디 "결혼 하셧어요?" 그리고는 쓴웃음.
교수님 눈에서 안타까움이 고스란히 느껴지며 결과를 직감 했죠. 어렵게 꺼내신 결과는 이미 진행이 많이 된 갑상선 암, 수술 날짜를 당장 잡아주시겠다는 말씀. 그 자리에서 저는 드라마의 한장면 처럼 "제가 왜요?" 눈물을 펑펑 쏟았죠. 그 방을 나와 엄마와 저는 부둥켜 안고 참 서럽게도 울었습니다. 집안 전체는 폭풍 눈물바람에 이미 초상집 분위기. 기가 잔뜩 죽은 듯한 모습에 아빠엄마의 뒷모습 마저 슬퍼보여 참 많이 울었어요.
그 날 부터 항암 식단으로 암환자 라이프가 시작 되었어요. 캄보디아에서 그라비올라를 공수해오고, 비타민와 셀레늄 복용, 강황가루에 후추가를 타서 한잔 씩 마시고, 해독주스와 파인애플을 매일 먹으며 참 씩씩하게 수술 날짜를 기다렸어요.
감사하게도 빨리 잡아주신 수술 날짜 덕에 괴로운 시간이 짧았어요.
입원시작 -
친구들의 방문, 수술전 날 병원 파티 하하
드디어 수술당일. 마음을 다잡고 가족들의 응원을 받으며 침대에 누운체 실려 내려갔어요. 드라마처럼 하하. 마취실엔 많은 환자들이 저처럼 누워 수술을 준비하고 있었고 천장에 써 있는 성경 말씀을 보며 마음을 가다듬는데, 기도해주시는 분이 오셔서 수술전 기도를 해주시는데 또 참았던 눈물이 폭발했지 모예요 ㅋㅋ 그리고는 마취 후 스르륵 잠이 들었어요. 깨어나보니 입원실. 눈앞엔 가족들이.
여섯시간이나 수술을 했는데 얼굴은 너무나 멀쩡, 붓기도 별로 없고 많이 괴롭지도 않았어요.
그 날 밤에 하두 잠이 안와 벌떡 일어나 병동을 돌아다닐 정도로 상태는 매우 좋았어요.
하지만 갑상선 전절제로 칼슘수치가 떨어져서 내생에 처음 느껴보는 온몸에 전기가 오는 듯한 극한 저림을 느껴 한동안 칼슘 링거를 맞았어요.
병원라이프-
새벽 4시면 어김없이 피를 뽑아가는 바람에 돌아버릴 뻔. 나중엔 체념
이인실에서 십일. 나머지 십일은 다인실. 보호자들의 코골이 때매 돌아버릴 뻔,이 마저도 나중엔 체념 ㅋㅋ.
아빠는 집에서 해독주스 재료를 만들어오고 엄마는 병원에서 아침마다 믹서기로 열정의 해독쥬스를 ㅋㅋ 간식으로는 익힌 토마토와 블루베리크렌베리 아로니아가루를 넣어 갈은 쥬스를! 이모들이 삼계탕에 반찬들을 가져다 주고. 참 열심히 먹었습니다.
큰 범위의 수술 때문에 목에 단 피주머니의 분비물의 줄지 않아 2주나 입원 했어요. 책도 보고 그림도 그리고 무엇보다 엄마와의 시간들이 너무나 소중하고 감사하더라구요.
20일이나 링거를 달고 있었으니 손은 멍투성이에 퉁퉁 부웟고, 이 바늘만 빼면 좀 살겠다 싶더라구여 . 수술후 5일뒤 부터는 머리 감는게 소원이였죠 ㅋㅋ 엄마는 그 소원을 들어줫어요 ㅋㅋㅋ 목에 물이 안들어가게 비닐과 테입으로 목을 동여매고 이틀에 한번씩 머리를 감고 하반신 샤워를 했어요 ㅋㅋ 삼일에 한번 교수님의 회진, 큰 수술이었고 수술은 다 잘되었다는 말씀. 동위원소는 반드시 해야하고, 갑상선 암의 크기가 작은거에 비하여 전이가 너무 많이 된걸로 보아서는 아주 성질이 안좋은 암이라는 말씀 ㅠ마치 딸처럼 안타까워 하시며 신경써주시는게 느껴져 감사하고 또 감사.
현재-
수술한지 한달이 안되었는데 이미 많이 회복하여 엊그제 북경에도 다녀왔어요.
수술 부위가 커서 현재 흉터 레이저 치료를 받고 있어요. 수술하고 한달 안에 시작해야 효과가 있다더군요. 동위원소을 기다리며 오늘도 열심히 잘 먹으며 캔디처럼 지내고 있습니다. 목이 땡긴것도 이젠 익숙해져서 불편 하지 않네요.
느꼈던 문제들-
갑상선 암 센터가 따로 있는데 , 두경부암센터 이비인후과에서 수술을 받아도 되는가?
명의를 찾아가도 모자랄 판에 병원에서 배정해준 교수를 믿고 맡겨야 하는가?
병원을 최소한 두군데는 더 가봐야 하는가 아닐까?
이 같은 문제로 가족들과 싸우기도 하고 히스테리를 부렸었어요. 당시 워낙 신경이 예민하여..
: 저희 가족과 제가 내린 의견은 두경부 이비인후과는 영역이 더 광범위하여 목 전체 전이를 한 나같은 환자에게는 적합하다고 판단 하였고, 폭풍 검색과 지인들의 도움으로 교수님의 정보를 받아보고 신뢰 하게 되었어요. 무엇보다 긴 수술대기시간을 앞당겨서 바로 잡아주시고,수술 상처에 혹여나 속상해 할까봐 무척이나 신경 써주신 점 너무나 감사. 병원을 옮길시에는 처음부터 다시 검사를 해야한다는 번거로움과 마음의 여유가 없어 신촌 세브란스에서 하게 되었어요.
이렇게 두서없는 긴 글을 다 읽어주실 분들이 있으려나 모르겟지만, 수술을 앞두고 심난해 하고 있을 환우분들에게 조금이나만 화이팅을 주고 싶어요^^. 동위원소 끝나고 또 후기 올릴게요. 조만간 사진도 업뎃 할게용. 모두 화이팅이예용
첫댓글 잘 지나갈 겁니다. 아니 재미있게 지나갈 겁니다. 인생은 늘 나에게 견딜만 큼의 시련을 주니. 즐겨야죠!
맞는 말씀이십니다. 피할수 없으니 즐겨야 하겠죠^^
좋은 정보 올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쾌유 빕니다..
힘내셔요~~~
감사합니다^^ 힘!힘!
읽는내내 제가 더 맘이 아팠네요.
그래도 씩씩하게 잘 이겨내셨네요.고생많으셨어요.앞으론 좋은일만 있을거에요~^^
마음이 따뜻해 지내요. 감사해요. 엔비리스 님도 늘 행복하셔요
고생 많으셨어요.. 특히 이럴땐 가족 밖에 없어요. 저두 이빈후과 두경부암 전문의에게 받았어요.. 회복 잘되시길~~
맞아요. 가족이 더 단단해 진 것 같아요. 님도 관리 잘하셔서 완쾌 하셔요. ^^
고생많으셨네요 ㅠㅠ 앞으로도 몸관리잘하시고 항상 좋은일만 있기를 바래요
감사 감사 합니당. 행복을 기원합니다 ^^
고생하셨습니다 긴글인지 모르고 긴장하면서 읽어내려갔어요 저도 두경부이빈후과가 더전문일수도 있겠다고 생각한이있어요 명의라고 tv도 나온 유명한의사라고 한분에게 수술받은지8개월 후유증때문에 힘듭니다... 저도 좋다는건 직접해서 먹고 영양제 필요하다는거 먹고 매일 산에도 가고 건강에 대해서 엄청 신경쓰고 살았는데 우리친정합해서 암환자1호입니다 건강을 위해서 좋은정보라고 이야기를 많이도 해주었는데 참 면목이 없게 돼버린느낌 입니다 내운명이라고 생각합니다.......젊은분이고 다행히 갑상선암이니 후유증없이 회복100프로 되어서 결혼도하고 앞으로는 행복할일만 있을것입니다 빠른쾌유 바랍니다
어머나. 저랑 똑같아요. 면목이 없다는 그마음이 제마음과 같네요 ㅋㅋ 그렇게 유별을 떨고,항상 건강 전도사 였는데 ,왠 암이 ㅋㅋㅋ 시련을 일찍 겪은 것 뿐이라 생각합니다. 더 오래오래 잘 살게 될거 예요. 그나저나 후유증에 있으시다니 걱정이네요 ㅠㅠ 하루빨리 완쾌 하시길 진심으로 빌어요
저도 이비인후과 교수님으로부터 수술 받았답니다. 고생많으셨는데 앞으로 더욱 건강하세요^^
엄청 예민하게 굴며 불신 했던 제가 부끄러워 져요 ㅠ 늘 건강하셔요
고생하셨어요. 어려운일 겪으셨으니 이제 좋은일만 남았어요.
저는 수술날자 2월4일인데 카페에 와서 선배님?들 얘기 들으면서 힘 내고 있어요.
몸조리 잘하셔서 건강 찾으시구 멋진 미래 열어가세요
곧 수술 이시구나. 마음 편히 드세요. 한숨 자고나면 나쁜 암덩이와 영영 안녕 될거 예용. 화이팅 또 화이팅 입니다 ^^
힘든 얘기를 해주셔 고맙습니다. 흉터레이져 시술 일반 피부과에서도 가능할지, 저는 수술한지 12일째입니다.
이젠 아프시지 않게, 귀한 몸 귀히 여겨야 겠습니다.
흉터 전문 피부과가 따로 있다고 하더군요. 제가 신촌 세브란스에서 받고 있는 레이저명은 모자이크와 에코투 라는 기계입니다. 저는 워낙 상처가 커서 꼭 레이저를 받아야 하는 상태 ㅠ 사진 방에 사진 올려놨어요.
다 잘되시는거 같으셔요~~~^^
얼른 더회복하시고,힘내셔요~~!!
상처를 볼때마다 깜놀 ㅋㅋ 감사합니다
고생 했어요 다 잘 될겁니다
후기 시원시원하게 올려 주셨네요
감사합니당. ^^
애쓰셨어요. 지금이시간 님을위해 기도합니다.
감동.. 감사합니다 ^^
애쓰셨네요. 긍정적인 생각, 좋은 음식으로 관리하시니 금방 회복되실거에요
사실 하루에도 열두번씩 짜증이 밀려와요ㅋㅋ 다시 맘을 잡고 오늘도 화이팅 입니다 ㅋㅋ
정말 고생 많으셨어요. 글을 읽으면서 긍정의 에너지가 많이 느껴지네요^^ 건강식 많이 드시고 운동도 쉬엄쉬엄 시작하세요.
동위원소 끝나면 정말 운동을 시작 하여야 겠어용
항상 건강하세요 ^^
얼굴도 이뿌시고 마음 또한 이쁘시네요
천사와 같은 마음으로 지내시니 금방 회복되시리라 봅니다
이또한 지나가리 ~
저도 1년 하고 1개월 차인데 수술전보다 더 건강하게 잘 지냅니다
그냥 제가 암환자라는 걸 잊어버리고 살아요
쾌유를 빕니다
벌써 일년이 지나셨군요. 회복이 좋으시다니 너무 너무 다행이예요. 나름 힘든 점도 많으셨을텐데 씩씩하게 지내셔서 보기 좋아요 ^^
많이 힘드셨을텐데 너무나 잘 이겨내신것 같아 박수 보내드리고 싶네요~^^아프면 정말 가족이 얼마나 소중한지 새삼 느끼게 되는것 같더라구요...
모쪼록 쾌유하시고 힘내시고!! 화이팅~~ 하시기 바래요~~
감사감사 합니다. 모두 같이 화이팅 입니당^^
전 3번 수술할거라고 말씀했는데 믿지 않았어요 ,, 저 3번은 수술하고 아마 한번은 더 하지 싶네요 몸관리 잘하세요 전 애들이 어리고 상황이 이리저리 ㅜㅜ 참 ㅜㅜ 관리도 지대로 못하네용
아 정말요?? 얼마나 심하길래. 어찌 수술을 세번이나 해야 한다는 거예요? ㅠㅠㅠ
@아이니 워아이니 넘 심해스 그래여 지금도 진행형이에여 ㅠ0ㅠ
글읽으며 울컥했어요.. 저는 항진증으로 1년째약복용중이구요. 아주 정상인처럼 활동하고 있고. 정말 그래요.^^;
님의 글에서 긍정의 기운이 물씬 풍겨 납니다.. 쾌유하시고 잘 낫길 기도합니다~~힘내셔요~
항진증약 열심히 드시고 식단 신경 쓰시면 좋아 진다고들 하네요 님도 힘내시고 쾌유 하시길 바래요 ^^
@아이니 워아이니 넵^^감사해요